가족사진 / 류정환
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삼대가 함께 모여 처음 찍은 가족사진.
어른 두 분 앞에 앉고 아이들 앞세우고
삼 형제 내외 둘러선 가족사진.
따로따로 살면서
가끔 와글와글 하나가 되는 가족사진.
출근할 때마다 물끄러미 내다보는 가족사진.
하루 종일 빈집을 지키는 가족사진.
외출해서는 한 번도 생각 안 나는 가족사진.
저녁에 돌아와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눈인사를 하는 가족사진.
불을 끄고 모두 자는 밤에도
잠들지 않고 집을 지키는 가족사진.
가슴에 담아둔 말은 많아도
다 못 하고 입을 꼭 다문 가족사진.
그런 마음 서로 알고 있다는 듯
희미하게 미소 짓는 가족사진.
시집갔다 돌아와
혼자 사는 누이는 없는 가족사진.
바라보고 있으면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는 가족사진.
힘이 되기도 하고
슬픔이 되기도 하는 가족사진.
옆집에도 한 장쯤은 있을 것 같은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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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 류정환
공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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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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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색(思索) 한 모금
가족사진 한 장에서
성에꽃처럼 피어나는 감정의 싹
한두 포기가 아니구나!
뭔가 물컹물컹 밟히는 느낌
우지직 딱딱한 돌멩이를 씹는 기분
고향 집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같은 마음
어둠이 내리는 폐교 운동장
줄지어 늘어선 플라타너스 가지마다
올망졸망 모여든 참새 떼
와글와글 분주했던 하루 되감으며
마음 일기를 쓰는 저녁 답
물끄러미 가족사진 바라보며
지난 추억 되새기는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