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기도(An Altar in the World) : 12. Benediction 축복을 드리는 연습(2), 옮긴이의 말 (마지막회) - 성공회 송경용 신부

[無 門]

                   세상의 모든 기도

(An Altar in the World)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지음 | 송경용・진영종 옮김

Content

들어가는 말

1  Vision  하느님께로 깨어나는 연습  _ 014
2  Reverence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  _ 032
3  Incarnation  살을 입히는 연습  _ 051
4  Groundedness  땅 위를 걷는 연습  _ 070

5  Wilderness  길을 잃는 연습  _ 089

6  Community  낯선 이들과 만나는 연습  _ 111
7  Vocation  목적을 가지고 사는 연습  _ 132
8  Sabbath  ‘아니오’ 라고 말하는 연습  _ 149
9  Physical Labor  물을 나르는 연습  _ 172
10  Breakthrough  고통을 느끼는 연습  _ 188
11  prayer  하느님께 바치는 연습  _ 212
12  Benediction  축복을 드리는 연습  _ 234

주  _ 255
옮긴이의 말  _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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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e n e d i c t i o n

축복을 드리는 연습

수세기 동안 축복 기도를 실천한 사람들은 어떤 공통의 지혜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뒤에 따라온 우리에게 그 지혜를 남겨 주었다.

첫 번째 지혜는 축복이 성스러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스러움은 사물의 주어짐 그 자체에 이미 구현되어 있다.

모기는 성스러워지는 데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공항에서 본 뚱뚱한 소년은 하느님에게 가는 데 당신의 도움이 필요 없다.

그 소년은 공항에 있는 동안 몸무게가 조금 줄지도 모른다.

하느님이 이런 존재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당신과 관계없이 그들은 하느님의 성스러움을 공유한다.

이러한 생각은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성형 수술을 하고, 집을 고치고, 육체를 가꾸는 것, 프로테스탄트 노동 윤리가 지배적인 문화에서는 특히 그렇다.

무언가가 최선이 되기 전까지 축복을 유보하는 것이 더 사리에 맞지 않는가?

어떤 것들은 역겹고, 가치 없거나 파괴적이다.

그러니 반대를 축복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것을 알아내려면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당신 주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축복하는지, 그 축복에 당신의 마음이 무슨 작용을 하는지 알아보아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당신 내부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보라.

저 쓰레기 더미를 축복 받은 것이라고 말할 권리를 누가 주었는가?

당신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많은 자비 뒤에 얼마나 많은 겸손함이 요구되는가를 찾아보라.

저 쓰레기에서 성스러움을 볼수 있는 눈은 어디에서 얻었나?

누가 그것을 가르쳐 주었는가?

축복받을 가치가 없고 심지어 축복을 거부하는 무언가에 대해 당신이 축복할 때 당신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라.

당신이 냄새나는 쓰레기를 축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히 누군가를 축복할 수 있을 것이다.

유대교 전통에서 모든 축복 기도는 하느님을 축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주의 왕이신 하느님 당신께 축복 있으시길, 당신의 말씀으로 만물이 존재하게 되었나니.”

“우주의 왕이신 하느님 당신께 축복 있으시길, 당신께서 창조의 작품을 만드셨나니.”

“우주의 왕이신 하느님 당신께 축복 있으시길, 살아있는 만물을 먹이시니.”

이러한 기도는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의 비는 정의로운 사람, 정의롭지 못한 사람 모두에게 내리고, 하느님의 해는 선과 악 모두에게 떠오른다.

이 복잡한 세상에서, 새끼 방울뱀은 어린 아이들처럼 아침을 먹는다.

어린 히틀러도 어린 본 회퍼와 어린 쉰들러와 같이 자라난다.

축복 기도는 그러한 복잡성을 간과하지 않고, 그것이 수반할 고통과 괴로움도 무시하지 않는다.

단지 그것에 대한 판결을 거부할 뿐이다.

옳건 그르건, 축복과 저주 사이에 선택을 한다면, 축복
이 공기를 더 맑게 할 것이다.

변화가 필요 없더라도 축복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 더 많은 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생각 뒤에 감동적인 논리는 없다.

유일한 논리는 모든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오고,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다른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며 그것을 축복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축복을 드리는 것에 관한 두 번째 지혜는 첫 번째 지혜와 직접 연관된다.

즉 축복의 실천은 당신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경계선을 완화시키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된다.

창세기를 보라.

당신은 선악과를 포기한다.

당신의 뼈가 부러져도 복권이 당첨되었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축복한다.

이 둘은 당신이 아는 것보다 더 비슷하다.

이 둘 중 하나와 오랫동안 살아보면, 그중 어느 것도 처음에 생각한 것만큼 나쁘거나,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축복은 당신의 무지를 덮어 주고, 동시에 당신의 호기심을 일깨워 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 당신에게 가져다 준 것이다!

이것이 사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당신은 이것으로부터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

내 친구 하나는 악몽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매일 밤 악몽을 꾸지는 않지만, 잠들기 전에 늘 악몽을 꿀까 봐 두려워한다.

그것은 악마가 무언가를 요구하면서 그녀의 집 앞에 나타나는 악몽이다.

그 악마가 문을 세게 때려 판자가 푹 들어갔고 친구는 악마를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찾아 악마를 죽였지만 악마는 점점 더 커진다.

그가 악마를 세게 때리면 악마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 그에게 붙는다고 했다.

그에게 붙은 악마의 일부가 멈출 수 없는 사나운 전염병처럼 그를 차지한다.

악마를 죽이면 악마는 그의 일부가 되고, 아침에 깨어나면 침대 시트는 젖어 있으며, 그 시트는 마치 붕대처럼 그를 둘둘 말고 있다.

어느 날 친구는 꿈속에서 악마가 바라는 것이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악마의 고뇌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래서 그는 용기를 내어 문을 열고 악마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당신을 축복하노라.

그리고 하느님은 그대가 가기를 원하는 곳으로 가길 원하노라.” 이 말은 한 번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가능한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해야 했다.

왜냐하면 꿈에서 있었던 일이 고작 한 시간 동안 있었던 일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악마에게는 그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이전에 그 누구에게도 축복을 받아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예수의 이름으로 그대를 축복하노라.

자 이제 평화롭게 가시오.”

친구가 백번째 말하자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내면서 돌아선 악마는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축복이 주는 마지막 지혜는 축복 기도를 드리는 데 능숙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 대다수는 축복하는 일이 당신을 최대한 하느님 가까이 가게 한다고 말한다.

그 방법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열정으로 바라보고, 외부의 끔찍한 악마를 지나 내부의 큰소리로 외치는 마음을 보고, 가까이 가는 데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타인에게 다가가는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고, 기다리고 있는 것에 팔을 벌려 주고, 당신 자신의 이유에 대한 정당성을 포기하고, 사랑을 위해 당신 자신의 안전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품에 안기는 방법이다.

무언가를 축복하는 것은 하느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축복의 말씀을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축복을 드리는 것은 하느님 자신의 대담함을 나누는 것이다.

이것이 축복 기도가 어떤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유일 수도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떤 여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렇게 중요하게 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그녀는 사제인 내게 의존해서 내가 축복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는 축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에게는 음식이나 물처럼 하느님의 축복을 들려주는 인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굴복할지도 모른다.

그녀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포함한 이 세상 모두가 아무 의미 없다는 생각에 굴복할지 모른다.

그녀는 내가 손을 뻗어 정기적으로 자신을 축복해 주길 바란다.
그녀는 나 같은 사람을 기꺼이 먹여 살리는 전체 신도회에 속해 있다.

우리는 어린 아이나, 아픈 사람, 빵이나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신도를 축복한다.

축복의 의미를 말할 필요도 없다.

축복 기도를 하면 마치 따뜻한 기름을 그들 이마의 왕관에 부은 것처럼 평온을 느낀다.

나의 아버지는 크리스마스 2주 전에 갑자기 암이 진전되어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쓰러지자 엄마와 나는 아버지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갔고, 나머지 식구들도 구급차를 따라갔다.

응급실의 작은 침대는 딸과 사위, 손자들로 붐볐다.

우리는 복도에 있는 하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가 아버지의 동공을 체크하고, 피를 뽑고, 아버지에게 환자복을 입혔다.

그들은 서둘지 않았다.

간호사 한 명 말고는 아무도 아버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 간호사는 들것이 젖었다고 아버지를 나무랐다.

그들에게 우리 아버지는 응급 상황이 아니었다.

이들은 나이든 사람들이 죽는 것을 많이 보았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는 아버지도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원은 환자로 넘쳐났다.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모아 놓은 그 층은 특히 더 그랬다.

게스트 하우스에 방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 관계자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내버려 두었고 우리는 일어나 아버지에게 갔다.
우리 중 한 사람이 아버지의 이마에 키스했다.

다른 사람은 아버지의 입술을 축여 주었다.

아버지는 의식이 없었지만, 우리가 누군지는 알고 있었다.

어머니와 나는 구급차를 부른 것을 후회했다.

우리는 아버지를 집에 모셔야 했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버지가 쓰러진 것이 긴급 상황이었다.

아버지의 몸이 거실 소파에서 굳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아버지가 다시 회복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잊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우리는 배운 대로 행동하게 된다.

병원에서도 아버지의 죽음을 막을 수 없는데, 우리는 구급차를 불렀다.
우리 자매들도 모두 후회했고, 그들의 남편과 손자들도 우리를 안고 부드럽게 등을 두드렸다.

우리가 그러는 동안, 남편이 아버지에게로 가서 자세를 낮추고 무언가 속삭였다.

그들은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몇 년 전, 그들은 충동적인 아버지가 소심하게 계획하고, 준비하고, 주도하고, 결정한 카누 여행을 떠났다.

모든 것이 아버지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여행 내내 남편은 그답지 않게 불만이 많았다.

그러고 나서 안전하게 목적지로 돌아와 여행이 끝날 무렵, 남편은 카누를 뒤집어 아버지를 강물에 빠뜨렸다.

“이건 사고에요.”

흠뻑 젖은 아버지와 아버지의 장비가 물 위에 솟아오르자 남편이 한 말이다.

아버지가 이 일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리는 것은 내 남편을 사랑했다는 증거이다.

그 남편이 병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 옆에서 뼈만 앙상한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머리 밑으로 손을 넣어 아버지를 일으켰다.

그가 손을 꼭 잡고 있을 때 아버지는 입술을 움직였다.

그리고 남편은 또 아버지 귀에 대고 무슨 말을 했다.

“무슨 얘길 했어요?”

그가 내 옆으로 왔을 때 물었다.

“나에게 축복을 주시라고 부탁했어요.

나에게 아버지의 축복을 달라고.”

남편이 말했다.

이러한 기도를 축복 기도benediction라고 한다.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길로 떠날 때 마지막으로 하는 기도이다.

누가 축복을 할 권한을 부여했건 아니건, 누구든지 요청할 수 있고 누구든지 축복할 수 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말은 이 세상은 당신이 그것을 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기꺼이 무릎을 꿇는 사람, 때로는 억세지만 간혹 부드럽고, 생명을 주는 손의 성스러움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 정말로 부족하다.

우리가 서로 축복할 수 있다는 것이, 비록 언제 축복을 해야 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바로 우리가 축복 받았다는 증거이다.

우리가 서로를 축복할 수 있다는 것은 별들조차 놀라게 하는 기적이다.

나는 내가 시작한 영혼과 육신의 결혼에서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사람에 대한 존경을 실천하면서 끝을 맺는다.

나는 당신이 내가 이책에서 남겨 놓은 여러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길 바란다.

나는 당신이 적어도 당신의 사제직을 축하할 당신 자신의 인생의 제단에서 수행한 더 많은 방법들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랑의 시인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기억하게 한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텅 빈 채, 두려워하며 깨어난다.

서재로 가는 문을 열고 독서를 시작하지 말라.

악기를 잡아라.
우리가 사랑하는 아름다움이 우리가 하는 바가 되게 하라.
무릎을 꿇고 이 땅에 키스할 수 있는 수 백 가지 방법이 있다. 60

* 주

60. The Essential Rumi, tr. Coleman Barks with John Moyne(San Francisco: HarperOne, 199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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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 긴 이 의 말

미국 성공회 여성 사제이며 신학자이자 뛰어난 저술가인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의 글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서 무척이나 기쁘다.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는 미국에서는 수 백 만의 독자를 가지고 있는 영향력 있는 영성 신학자이자 저술가이지만 한국에서는 낮선 이름이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가 한국 교회와 신앙생활의 혁신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이 책에서 바바라는 우리가 무심코 따라하는 신앙생활, 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회의 전통과 관습에 대해 다시 생각할것을 주문한다.

머리가 아니라 온 몸으로. 생각이 아니라 아주 작은것부터 연습하고 실천하는 것으로.

그래서 이 책은 때로 위험하기도 하다.

전통과 관습, 머리로 하는 신앙, 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다는 신학,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세상의 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배제 시키며 끼리끼리 모이는 교회공동체에 대해 통렬하지만 부드럽고 친절하게, 풍부한 영적 성찰과 경험, 지식을 통해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바라는 온 몸으로 하느님을 만나기를 원하고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우리에게 제시한다.

그 방법은 굳이 어려운 신학과 많은 생각을 동원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한 훈련도 필요 없다.

다만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그 ‘연습’은 우리가 살기 위해 걷고 먹고 마시고 만나고 일하는 작은 일상적인 행위들로부터 시작할 수 있고 그 자체가 거룩한 성사이며 기도이고 예배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이 책은 영성에 관한 논문도 아니고 요즘 유행하는 영성 훈련에 관한 책은 더더욱 아니다.

하찮게 생각해 왔던 발밑의 세상이 실은 거룩함과 신성함의 보고이며 그것을 함께 찾는 연습을 해 보자고 제안할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리스도교 영성이란 무엇인지, 영성은 어디에서 어떻게 얻어지고 훈련될 수 있는지 절로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바바라는 훌륭한 영성 안내자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이웃을, 종교와 인종과 계급이 다른 ‘타자’를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그녀의 주장을 통해 우리는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영성, 배타적이고 때로는 패거리주의를 연상시키는 우리 교회, 그리고 신앙 행태를 되돌아보게 한다.

타자의 존재에서 하느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그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교의 사랑이라고 바바라는 말한다.

이 책과의 만남은 계시와 같았다. 7년 가까운 영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교회가 가진 배타성과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물신주의에 빠진 교회 문화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무엇보다 당신 스스로가 약자의 모습으로 약한 사람들을 향해 일생을 걸으셨던 예수님처럼 걷고 싶어서 걷는교회를 해야겠다고 기도하고 결심한 순간 이 책을 만났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목회를 하시고 은퇴하신 선배 사제, 이근홍 신부님의 책상 위에 있던 이 책을 펼쳐보는 순간 바로 ‘어쩌면 이렇게 나와 생각이 같을까, 이 책을 걷는교회에 동참해 줄 분들과 나누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신부님께서 걷는교회에 대한 나의 계획을 들으시고 부러 이 책을 내가 볼 수 있도록 책상에 놓아 두셨던 것으로 믿고 있다.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신 이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책을 통해 걷는교회의 개념을 정립하고 옳은 방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으니 어찌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있으랴.

바쁜 가운데서도 번역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영화학도이자 신실한 신앙의 벗 장윤주 감독과 성실한 신앙으로 언제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아들 송재걸 군에게도 마음으로부터 깊은 감사를 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쁘다는 핑계로 번역 작업과 수정 작업을 끝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에 나머지 부분을 번역한 존경하는 친구, 진영종 교수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이렇듯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지만 잘못된 부분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본인의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가 말하듯이 내 발밑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부터 존중하고 감사하는 삶이 되기를, 깨달음은 교리나 생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세상 모든 것과 세상 모든 곳이 우리를 깨달음의 길로 안내하는 거룩하고 신성한 제단임을, 그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온전한 영성과 온전한 인간에 대한 열망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에서 드러나고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에서 권하는 것처럼 제도나 관습에 기대는 신앙보다는 우리 모두가 사제직을 부여받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사제직을 잘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온몸으로 ‘연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주고 훌륭하게 마무리 해 준 ‘함께 읽는 책’의 양소연 대표, 진숙현 선생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걷는교회 송경용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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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기도

초판 1쇄 발행 2011년 10월 10일

지은이 |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옮긴이 | 송경용, 진영종
펴낸이 | 양소연

기획편집 | 함소연, 진숙현
마케팅 | 이광택
관리 | 유승호, 김성은
디자인 | 이지선, 김윤희
웹서비스 | 이지은, 이동민
웹마케팅 | 양채연

펴낸곳 | 함께읽는책
등록번호 | 제25100-2001-000043호
등록일자 | 2001년 11월 14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60-3 대륭포스트타워 5차 1104호
대표전화 | 02-2103-2480 팩스 | 02-2624-4240
홈페이지 | www.cobook.co.kr

ISBN : 978-89-90369-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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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편집 구성의 저작권은 함께읽는책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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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는책은 도서출판 나눔의집의 임프린트입니다.

주)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지음 / 송경용, 진영종 옮김 "세상의 모든 기도(An Altar in the World)"는 송신부님께서 쾌히 허락하시고 원고를 보내 주시어 24회에 걸쳐 연재 하였습니다.

저자인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 신부님과  번역하신 송신부님, 성공회대 진교수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귀한 글을 본 카페에 싣게 됨을 또한 감사드립니다.

본 서적은 시중서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책으로도 많으신 분들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