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86]퇴계선생-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이황(李滉)-
도산에서 달밤에 매화를 읊다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창가에 기대니 밤 기운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이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부르지 않아도 구태여 산들바람 불어오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맑은 향기 저절로 집안에 가득 하다.
註.
梢(초): 나뭇가지의 끝.
正團團(정단단) : 보름달의 온전히 둥근 모습.
不須(불수) : 꼭 ~할 필요는 없다.
更(갱) : 다시. (경으로 읽으면 고치다, 바꾸다)
喚(환) : 부르다, 외치다.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의 나머지 5首
2首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
산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텅 빈 듯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
흰 매화 차가운 달이 신선과 짝 이뤘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
오직 들리는 건 앞 여울 물 흐르는 소리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억사궁)
높을 때는 商음이고 낮을 때는 宮음일세
3首
步躡中庭月趁人(보섭중정월진인)
뜰을 거니니 달이 사람 따라오고
梅邊行趫幾回巡(매변행교기회순)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배회했네
夜深坐久渾忘起(야심좌구혼망기)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남을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향만의건영만신)
매화향 옷에 가득 달그림자는 몸에 가득
4首
晩發梅兄更識眞(만발매형갱식진)
늦게 핀 매화의 참뜻을 새삼 알겠네
故應知我怯寒辰(고응지아겁한진)
내가 추위를 겁내는 줄 알아서이지
可憐此夜宜蘇病(가련차야의소병)
가련하다 이 밤 병이 낫는다면
能作終宵對月人(능작종소애월인)
밤새도록 능히 달을 대하련만
5首
往歲行歸喜裛香(왕세행귀희읍향)
몇 해 전엔 돌아와 즐거이 향기에 푹 빠졌고
去年病起又尋芳(거년병기우심방)
지난해엔 병에서 일어나 또 꽃을 찾았지
如今忽把西湖勝(여금홀파서호승)
지금 와서 문득 서호의 절경을 가지고
博取東華軟土忙(박취동화연토망)
우리네 부드러운 땅의 바쁜 일과 바꿀 손가
6首
老艮歸來感晦翁(노간귀래감회옹)
노간(老艮)이 쓴 매화시에 주자가 감동하여
託梅三復歎羞同(탁모삼부탄수동)
수동(羞同)이란 글귀로 세 번이나 감탄했는데
一杯勸汝今何得(일배권여금하득)
너에게 한 잔 술을 주고 싶지만 할 수 없어
千載相思淚點胸(천재상사루점흉)
천 년 그리움에 눈물만 가슴을 적시네
원문=退溪先生文集卷之五續內集 / 詩
陶山月夜。詠梅。六首。
獨倚山窓夜色寒。梅梢月上正團團。不須更喚 微風至。自有淸香滿院間。
山夜寥寥萬境空。白梅涼月伴仙翁。箇中唯有前灘響。揚似爲商抑似宮。
步屧中庭月趁人。梅邊行遶幾回巡。夜深坐久渾忘起。香滿衣巾影滿身。
晩發梅兄更識眞。故應知我怯寒辰。可憐此夜宜蘇病。能作終宵對月人。
往歲行歸喜裛香。去年病起又尋芳。如今忍把西湖勝。博取東華軟土忙。
老艮歸來感晦翁。託梅三復嘆羞同。一杯勸汝今何得。千載相思淚點胸。
퇴계선생문집 제5권 / 시(詩)
도산의 달밤에 매화를 읊다
산창에 홀로 기대 밤빛은 차가운데 / 獨倚山窓夜色寒
매화 가지 끝에서 둥근달이 떠오르네 / 梅梢月上正團團
이제 새삼 실바람을 불러올 것 없나니 / 不須更喚微風至
맑은 향기 저절로 온 동산에 가득하네 / 自有淸香滿院間
뜨락을 거닐으니 달이 사람 따라오네 / 步屧中庭月趁人
매화 곁을 돌고 돌아 몇 바퀴나 돌았던고 / 梅邊行遶幾回巡
밤이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 夜深坐久渾忘起
향기는 옷에 차고 그림자는 몸에 찼네 / 香滿衣巾影滿身
늦게 피는 매화꽃의 참뜻을 알겠으니 / 晩發梅兄更識眞
아마 내가 추운 때를 겁내는 줄 알았구나 / 故應知我怯寒辰
어여뻐라 이날 밤이 내 병을 낫게 한다면 / 可憐此夜宜蘇病
이 밤이 다하도록 달 대할 수 있으리라 / 能作終宵對月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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