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青蘿(북청라)=李商隱(이상은)
殘陽西入崦(잔양서입엄),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落葉人何在(낙엽인하재), 寒雲路幾層(한운로기층).
獨敲初夜磬(독고초야경), 閑倚一枝藤(한의일지등).
世界微塵裡(세계미진리), 吾寧愛與憎(오녕애여증).
<원문출처> 北青蘿 / 作者:李商隱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남은 해는 서쪽 엄자산(崦嵫山)으로 들어갈 때
모옥으로 외로운 스님을 방문하네
낙엽은 지고 있는데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
가을 구름 길가에 몇 겹이나 쌓였나
스님 홀로 황혼 무렵 종경(鐘磬)을 치다가
한가롭게 등나무 지팡이에 몸을 기대네
대천세계(大天世界)는 티끌 속에 있는 법이니
내 어찌 사랑하고 또 미워하겠는가
[通釋] 남아 있는 석양이 서쪽 엄자산(崦嵫山)으로 들어갈 때, 나는 외로운 스님 한 분을 뵈러 띳집을 방문한다.
낙엽은 지고 있는데 사람은 어디에 가고 없는가. 길에는 가을 구름이 몇 겹이나 쌓여 있다.
그는 홀로 황혼 무렵 종경(鐘磬)을 치다, 한가한 틈에 등나무로 만든 지팡이에 기대 선다.
대천세계는 결국 티끌 속에 있는 것이니, 내 어찌 사랑하고 또 미워하면서 이 마음을 괴롭힐 필요가 있겠는가.
[解題] 이 시는 작자가 북청라의 띳집에 살고 있는 외로운 스님을 방문하고 깨달음을 얻은 내용을 읊은 것이다.
앞의 네 구는 작자가 외로운 스님을 방문한 황혼 무렵의 시점과 주변의 경색을 잘 묘사하였다.
뒤의 네 구는 종경(鐘磬)을 치다 한적하게 쉬고 있는 외로운 스님의 모습을 통해
인간세상의 공허함을 깨닫는 작자의 심회를 담아내었다.
역주
역주1> 北靑蘿(북청라) : 의미가 불분명하다. 시에서는 외로운 스님이 거처하던 곳으로 해석된다.
역주2> 崦(엄) : 해가 저무는 곳이다. ≪廣韻(광운)≫에 “崦(엄)은 崦嵫(엄자)이다.
산 아래에 우천이 있는데 해가 그곳으로 진다.[崦崦嵫 山下有虞泉 日所入]” 하였다.
역주3>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 모옥(茅屋)에 살고 있는 외로운 스님을 방문한다는 뜻이다.
역주4> 寒雲(한운) : 가을 구름이다.
역주5> 初夜(초야) : 황혼(黃昏) 무렵이다.
역주6> 一枝藤(일지등) : 여기서는 등나무로 만든 지팡이를 뜻한다.
역주7> 世界微塵裏(세계미진리) : 여기서의 ‘世界’는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이다.
이는 대천세계(大千世界)가 모두 미진(微塵) 속에 있다는 말이다. ≪法華經(법화경)≫에 ‘비유하자면 온갖 책,
온 세상의 모든 일이 먼지 속에 있다.[譬如有經卷 四書三千大千世界事 全在微塵中]’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인용한 구절이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이상은(李商隱, 원화 7년(812년) 또는 원화 8년(813년)~대중 12년(858년))은,
중국 당나라의 관료 정치가로 두목(杜牧)과 함께 만당(晩唐)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자는 의산(義山), 호는 옥계생(玉谿生) 또는 달제어(獺祭魚)이다.
이상은의 시는 화려하고 때로는 관능적이며, 때로는 상징적이다.
특히 연애시에서 이상은 시의 특색이 발휘된다.
그는 애정시 방면에서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고
사랑에 빠진 남녀의 심리를 섬세하게 읽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무제(無題)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작품을 포함해 이상은은 아예 제목을 짓지 않거나
혹은 간단히 시구에서 빌리는 정도로 제목을 붙였는데, 만당시의 경향인 유미주의를
보다 더 추구하여 암시적이고 상징적인 수법을 구사하고,
몽롱하며 환상적이고 관능적인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였다.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