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차 오뉘등산은 6월 19일 경주 토함산으로 갔다. 처음에는 동해남부선을 타고 달음산으로 간다고 했더니, 기차를 좀 더 오래 타자는 의견이 있어 경주 토함산으로 바꾸었다. 문자만 보내고 동래기차역에 갔더니 모두 일찍 나와있다. 강무웅, 김동순, 김유일, 김은숙, 김해수, 민홍기, 박상욱, 서성덕, 최영순 9명과 해운대에서 권일, 김규태 2명, 모두 11명이다. 재미있는 여행이 시작된다.
차표 살때부터 경로표를 사려면 나이가 들어보여야 한다면서 박상욱교수가 모자를 벗고 번쩍이는 머리를 보이고 기차표를 산다. 만 65세가 덜 되는 오뉘도 몇 있긴 한데. 해운대 탑승팀에게 전화한다. 4호차의 좌석을 사라고. 좌석을 회전시키니 4인석이 된다. 조용할 수는 없지, 몇년만에 열차타고 소풍가는 기분을 내는데. 열차소풍은 삶은 계란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영숙이, 홍기, 은숙이가 삶아온 계란을 다 합치니 48개다. 오늘은 1인당 4개씩 먹어도 남을 판이다. 왁자찌껄한게 영락없이 초등 1,2년생이다. 9시 48분 동래 출발 열차가 불국사역에 도착하니 11시 27분, 무궁화호인데 1분도 틀리지 않고 제시각에 도착한다.
임주가 불국사역에 가까운 식당을 소개했다. 시장안에 있는 원조 암뽕집이다. 물어물어 찾아 갔다. 점심으로는 약간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주문을 하려는데, 암뽕은 여기서 주문하고 식사는 다른 데서 가져와야 한다며, 쥔 아줌마가 상당히 고답적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준비한 음식이 다 팔리면 오후 2,3시경 문을 닫는 집이란다. 불친절로 기분이 상한 이가 있어 불국사 근방에 가서 산채비빔밥이나 먹자고 하고 불국사로 간다.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안내판을 보니 한참 공부해야 알겠다. 10번 노선은 불국사로 가서 시내로 돌아오는 것이고, 11번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노선이다. 불국사까지 6개 정거장이다. 택시로 가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버스 기다리던 아줌마 말이 일반버스는 천원, 좌석은 천오백원이란다. 요금 계산해서 비교하랴, 택시에 전화하랴 바쁜 참에 마침 버스가 도착하여 탔는데 좌석버스란다.
버스에 내리니, 한 아지매가 자기식당으로 오라고 호객한다. 6천원짜리 산채비빔밥을 오천원에 주고 막걸리와 묵도 공짜로 준단다. 그 식당으로 갔더니 오라던 호객꾼으로 알았던 아지매가 주인 겸 요리사로 혼자 다 준비한다. 마침 박교수가 서빙을 자처하며 반찬이니 술이니 접시니 컵등을 내는데 정말 죽이 잘 맞는다. 집에서 반에 반만 해도 ?할텐데. 아직 불국사 소풍온 기분이 팽팽히 살아 있는지라 모두 함박웃음에 입이 찢어진다. 주인 아지매가 너무 잘 도와주었다고 막걸 한통을 더 낸다. 점심은 어떻게 입에 들어갔는지도 모를만큼 재미있게 맛있게 먹고 나서 계산하니 5만5천원이란다. 잘 먹었다고 이번에는 등산팀이 에누리 대신 밥값을 붙여서 준다. 육만원.
무웅이는 마침 서울 사는 친구가 경주에 왔다가 만나 같이 가고, 불국사 옆으로 해서 토함산을 오른다. 유일이는 학교행사가 허심청에서 오후 5시에 있어 석굴암으로 오르는 산책로를 한 20분 동행하다가 먼저 부산행으로 빠진다. 9명이 간다. 해수와 홍기는 산행속도가 늦어 누이들은 토함산 샘물터까지 갔다가 내려오고, 오빠들과 은숙이는 석굴암을 통해 토함산까지 갔다온다. 불국사로 내려와 유이리가 알려준 택시요금을 보고 두대의 택시로 역에오니 예정보다 빨라 계획했던 기차보다 한편 빠른 기차를 타게 되었다. 해운대에 도착하여 저녁과 악간의 음주에 노래까지 안봐도 알 전형적인 행사를 끝내니 귀가하기 딱 맞는 시간이다. 이리하여 제 89차 오뉘야 오를래 내릴래 모임이 막을 내린다.
오뉘야 오를래 내릴래에 오면 즐겁고 안오면 안오는 오뉘만 손해다. 간단히 말하면, 안오면 지만 손해다. 존말할때 온나. 알겠제.
오뉘야 오를래 내릴래 등산모임의 건배 구호 = 선창 : "건강합시다.", 오빠 : "즐겁습니다." , 누이 : "행복합니다."
첫댓글 산행대장님, 대단하심다. 바쁜몸이 오뉘야 중늙은이들 이끌고 간다고.... 산행기 까지 ..... 눈에 훤히 보이는듯 자세히.....재밋게...
대장님~~ 북치고 장구치고 진짜 수고 많이 했다. 삶은 달걀이 48개나 되어도
우리 대장님은 한개도 못 묵었제? 우리는 수학여행 가는 초등학생이되어 한껏
지껄이고 웃고 너무너무 즐거웠다. 고마워. 대장님~~~~
허 허 즐건 하루였죠. 이렇게 좋은 모임에 왜들 안 올까?? 봐서 즐겁고 웃어서 즐겁고~~묵어서 즐겁고, 진짜 진짜 안오모 지만 손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