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을 다녀와서............... 1년여 만에 보홀여행을 계획하고 난 나름대로 한달여 동안 정보를 얻고 준비물을 체크하고 예산을 짲다. 신비스럽다고도 하고 숨어있는 보물이라고도 하고 귀로 들은 정보를 가지고 어린아이처럼 들떴던 마음이 여행을 다녀온후 기대이상의 효과에 마냥 감사할 뿐이다. 10월 23일 한국에서 떠나오는 분들은 6분.남편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7-8개월 먹을 식량을 준비해서 오시는 길. 이른아침부터 서둘러 백준이와 범모는 세부로 마중을 나갔다. sm몰에서 쇼핑도 하고 너무 피곤하여 아이들을 호텔에 묵게 했다. 비행기는 50여분 연착하고 새벽2시에 도착할 부모님들을 모시기 위해 택시를 수소문하던중 한국분의 도움으로 14인승 벤을 예약했단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몸으로 일처리 하던 아들의 전화소리.. 벌써 이렇게 자라서 빈틈없이 준비하는 아들의 모습에 하루종일 통화를 하면서 안도의 숨을 쉰다. 아빠와 손님들을 편히 모시기 위해 하루종일 수고스럽지만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오실분들의 불안을 떨쳐드리고 마음편히 오실준비를 하였기에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물론 백준이와 함께... 봉고차를 대기 했기 때문에 모든 일정에 차질이 없게 됐다.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며 모든 일정이 달라졌을텐데 2시간을 벌고 시작했다. 아침8시에 출발한 기쁨이가 먼저 도착했다. 듬직하고 순한 눈빛이 한눈에 착한청년으로 내 눈에 들어왔다. 시온이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고추가루 1.5리터짜리 들기름과 된장에 묻은 두 종류의 깻잎..예쁘게 포장한 귀여운 핸드폰케이스까지.. 갑자기 기쁜마음과 친정엄마를 만난듯한 즐거움에 깻잎으로 저녁식사까지 뚝딱.... 시온이 아버님의 크신 믿음과 시온이와 하이스쿨 애들을 위해 보내주신 좋은 책들.. 직접 읽으시고 중요구문에는 형광펜으로 색칠까지 해놓으시고 칼라포스트로 일일이 구별해서 보내주신 책을 보며 아들을 향하신 사랑과 날마다 기도하시는 그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다. 범모나 백준이도 이 책들을 읽으면서 아마 진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 두마게띠에서도 아침부터 바빴다. 여행가서 먹을 음식들 준비와 이플라자에 가서 쿠커도 하나 사고 그래도 여행인데 초딩들 옷을 사 입혔다. 다들 입이 벌어진다.꼭 설빔하는것 처럼 내마음은 넉넉하게 준비하는 소녀같은 어머니다. 녹두 25키로를 샀다.가시는 길에 보내드릴려고 사다 놓았다.여기엔 녹두가 아주 풍부하다. 땅콩도 사고 계란을 3판사고 빈틈없이 준비했는데 저녁에 일하는 아떼한테 계란을 삶으라고 하고 식탁에서 기쁨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던중 삶은계란3판을 껍질을 다 벗긴채 아떼가 들어온다. 오 마이 갓?가끔씩 다른 문화때문에 겪는 헤프닝이다.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를 4판을 준비하고 페트병에 물 10병을 냉동실에 보관.. 짐이 바리바리다. 10월 24일 새벽 새벽에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고 씻고 화장을 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거울을 보니 몇개월만에 뵐 남편앞에 예쁜 모습으로 비칠것 같다. 일부는 항구에 내려다 주고 다시 시불란 항구로 혜영이와 은서를 데리고 나갔다. 은서는 8개월만에 아빠를 만난다. 겨우 8살. 얼마나 반갑고 기쁠까? 아빠를 만나더니 와락 껴안고 빙빙돌며 뽀뽀를 연신 하신다. 물론 나도 남편을 보고 포옹을 했다. 함께 오신 백준아빠 백준엄마 삼돌맘까지...그리고 또 한명 소리없이 잘생긴 진 익종.. 명조의 막 군제대한 형이었다. 뱃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속도를 내서 달렸다. 항상 그렇듯이 만남은 기쁘다. 혜영이는 아빠 품에 메달려 있고 한달음에 집으로 날라와 짐을 대충 정리를 한다. 무게가 초과되어 공항에서 20만원이나 벌금을 물었다는데 역시 짐이 무척이나 많다. 바이올린에 기타까지 고추장 된장 떡복이 라면 오징어 채 각종 소스에 각종 프라워에 은서맘이 보내준 깻잎과 고춧잎 무우말랭이 초고추장 볶은 고추장 멸치까지 챙겨오신 삼돌맘. 삼돌맘은 부엌에서 필요한 모든것들과 비상약 하물려 모기약받침대며 개미약까지 백준맘이 챙겨오신 쵸코파이로 건영이 생일파티를 할만큼 우린모두 퐁족에 빠졌다. 아떼는 놀란표정으로 이것저것 살핀다. 우린 다시 일어나 항구로 이동하고 로셀린 선생과 합류 총 18명이서 여행을 가게 된다. 다행히 내 차는 바로 옆 유료주차장에 맞기고 배에 올라 샌드위치와 계란 물로 요기를 한다. 7시 30분 배였다. 배 속에서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배가 지나온 길은 고속도록처럼 갈라지며 하얀 물길을 열었다. 멀리 보이는 섬들과 그 속에 그림처럼 서 있는 멋진 집들. 한껏 하늘을 바라고 서있는 코코넛 나무들과 태양은 더위를 상징한다. 다시 2시간여 항해를 한다음 우린 보홀항구에 도착했다. 수없이 기다리며 서있는 드라이버들과 안내원들. 이미 예약 된대로 벤 한대와 택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 이동을 하는데 보홀역시 도로들이 전부 파헤쳐져 있다. 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처럼 이나라도 온통 새마을 운동을 하는 듯한 모습이다. 길을 닦고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길로 모두 바꾸는 작업인데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사가 너무 더디다. 필리핀에서 살기 위해선 첫째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버려야만 견뎌낼수 있다. 덕택에 여유는 찾은듯 하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필리핀의 풍경은 어딜보나 바나나 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코코넛 나무와 카라바우소, 더워서 그런지 개들이 힘이 없고 살이 없고 어슬렁 거린다. 가끔씩은 차가 피해갈정도로 느리다고나 할까? 한 30여분 이동을 하고 나니 예약해 둔 모로아미라는 리조트가 나왔다. 너무 예쁜 바다다. 지금껏 살면서 한번도 본적 없는 모래다. 표현하자면 인절미에 노란 콩가루를 묻힌듯한 느낌이 거의 딱 맞는 표현이리라. 아 이쁘다. 이 자연앞에 연신 감탄만 나올 뿐이다. 방 6개를 배정해서 백준이 가족,우리가족,삼돌맘과 건영이,은서네 가족, 좀더 큰방에는 기쁨이와 시온,익종이와 명조,그리고 튜터샘과 아떼가 방을 정하고 짐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삼돌맘이 너무 너무 맛있는 한국떡을 한말이나 해 가지고 오셨다. 1회용으로 하나씩 포장된 약밥들과 찹쌀떡들..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큰선물을 받고 보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그리고 또 어찌나 맛있던지 난 아주 많이 먹은것 같다. 대충 짐정리를 하고 우린 휴식에 들어갔다. 너무 너무나 긴시간 여행을 했기 때문에 잠도 부족하고 너무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리조트 밖이 바로 바다이고 바다위에선 대나무로 만든 뗏목과 카테지 위엔 한팀들이 노래를 하고 기타를 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물속에서 수영하고 놀던 까만 어린아이들. 필리핀은 10월부터 크리스마스파티를 한다. 벌써 큰 쇼핑몰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멋지게 늘어서 있고 모두들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리조트 마당에 있던 작지만 멋진 트리를 보면서 감사의 느낌이 드는건 아마도 하나님의 만드신 천지창조를 보면서 감탄해 하던 마음이 넘친건지도 모르겠다. 어른남자분들만 휴식하시고 난 다시 아이들과 대형쇼핑몰로 나갔다. 물을 14통쯤 사고 바나나 사과 수박 망고 음료수 과자 고기를 산후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서 점심준비를 했다. 맛있는 돼지고기 김치찌게를 끊이는데 어디서 그리 많은 파리가 날라오는지 정말 더럽고 지치게 만든다. 그런데도 맛있는 점심앞에 우린 파리를 용서할수 밖에 없었다. 점심식사후 우린 전부 바다로 나가서 놀았다. 은서아빠는 은서와 혜영이랑 달리기 시합도 하고 물속에서 딩굴기도 하고 꽃게를 잡고 모래가지고 놀고 어디서 그런 열정이 솟으실까? 가시고기와 같은 아빠들의 마음.아이들과 실컷 놀아주어야지 하는 그 마음에 아이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고 해가는줄 모르게 뛰어 노신다. 어쩌면 배가 살짝 들어갔을지도 모르지만 다시 마신 술때문에 도롱?되지 않았을까? (물론 술은 분위기상 적당히 마심) 백준이 아빠도 역시 저 바다에 누워계신다. 현지인인지 한국인인지 조금 헷갈릴만큼 테니스로 다져진 몸이시다. 살짝 비밀을 말하자면 아주 휼륭한 갑바에 타잔처럼 가슴에 심벌이 있다는 것. 휴가를 왔으니 당연히 휴식을 즐기어야지. 나룻배 한쪽에 앉으시니 다른 한쪽이 들린다. 그 말은 한몸 하신다는 뜻. 명조 익종 끝없이 노는 건영이 시온 범모 백준 혜원. 어른들은 그늘에서 한잔의 여유와 대화. 본래 일정은 점심은 밖에서 먹는 거였는데 리조트에서 해먹게 되고 저녁도 다시 해서 먹었다. 저녁메뉴는 검정콩과 찹쌀과 쌀을 섞은 밥과 어디든 따라 다닌 시온어머님보내주심 깻잎 , 멸치와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라면맛에 그만 다들 배부르다는 함성. 바나나와 망고 수박을 곁들이고 웃음이 떠날 수 없던 첫째날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우리를 축하해주기 위한 모임인지 호주인과 필리핀인이 밤새내내 부른 통키타노래. 우리아이들은 모두 가수들앞에 가서 의자에 앉고 감상을 한다. 노래감상을 하던 건영이의 포즈가 변함이 없다. 이상하다고 느끼고 보니 의자에 그대로 잠들어 있다. 우린 얼마나 웃었는지 함께 앉아있던 필리핀인들이 행여 떨어질까 양옆에 의자를 갖다 놓아 준다. 그들의 배려에 감사하고 바다여서 그런지 모기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는 초승달이 보인다. 맑고 밝은 별도 보이고 예쁘게 불이 들어온 크리스마크 트리와 색깔별로 데코레이션 된 큰별들이 내 마음을 스산하게 만든다. 며칠후면 헤어져야 할 두려움일 것이다. 보홀의 둘째날.. 새벽 여명이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분주한 내 발걸음 소리... 바닷가를 거닐고 픈 마음 간절한데 새벽에 있을 워칭 돌핀을 위해 준비 할게 너무 많다. 두배에 나누어 타고 우린 바다를 향했다. 비취빛 바다와 하늘의 구별은 되지 않을 만큼 파랑색의 연함과 짙음의 교차이다. 바다깊이 들어갈수록 파랑빛이 더해지고 뜨거운 아침 햇살에 얼굴을 가릴 수가 없다. 이제 전형적으로 변해버린 나의 필리핀 모습 때론 그래 더운나라에선 덥게 사는거야 위로를 하다가도 까맣게 그을린 내 피부를 보면 다시 후회하게 된다. 그렇다고 언제 썬크림 한번 제대로 발라본적 있는가? 배를 타고 깊은 바다로 나가면서 우린 연신 즐겁다. 남편의 무릎에 누워도 보고 사진도 찍어보고 여유를 애써 보이지만 웬일인지 돌고래는 보이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수백마리도 볼수 있다는 말에 나도 설레임으로 가득했는데 돌고래만 보이지 않는게 아니라 우리 배는 시동이 자꾸만 꺼진다. 한사람은 연신 물을 퍼내고... 우리가 고래를 보러 온건지? 아니면 고래를 쫓고 있는지? 수없이 많이 떠 있는 다른 배들도 목표물없이 떠돌고 있었다. 내가 돌고래여도 여기서는 못살겠다 싶다. 너무 많은 배들이 소음을 내고 있었다. 이제 고래는 포기해야 하나보다 싶었는데 갑자기 돌고래다는 소리에 쳐다보니 살결고운 돌고래가족이 지나가고 있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돌고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돌고래를 먼발치서 보았다. 그런데 바로 뱃머리가 다른방향으로 돌리워진다. 뭐야? 이게? 워칭돌핀이 끝났단다. 화도 나고 속도 상하지만 다시 다른 일정을 소화할밖에.. 우린 발리카삭으로 이동을 했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한 떼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스노우쿨링을 하자면서 바다로 나가자고 했다. 장비를 대여하고 인당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비용과 배를 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옆에서 신발도 대여하면서 완전 한국사람들을 봉으로 보아서 속이 상한다. 한 배에 3-4사람이 타고서 스노우쿨링 포인트로 이동을 했다. 난 수영을 못한다. 다들 내려서 물속을 들여다 보며 감탄을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바라본 바다속은 황홀 바로 황홀그 광경이었다. 63빌딩 수족관에서 보았던 모습보다 수 백배 더 아름다운 모습에 눈을 뗄수가 없다. 모두들 즐겁다. 은서가 두려움에 조금 울었지만 혜영이는 가이드 등위에 거북이 처럼 타고 바다 여기저기 수영을 하고 다녔다. 이건영의 물놀이는 대단하다.오늘 완전 건영이의 날이다. 자유자재로 노는 모습이 언제 외로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뻐 들떠있다. 난 배난간을 부여잡고 더 깊이 들여다 보았다. 바다속에도 절벽이 있었고 그 속에 온갖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유희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산호, 크기가 다른 예쁜 물고기들을 잡고 싶어서 손을 저어보았지만 헛수고다. 다큐멘터리나 바다의 신비에서 보았던 그 맑고 유리같은 물속에서의 황홀함을 어디에 표현할수 있을까? 인간의 언어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1시간 30분을 예약했는데 어느덧 사람과 자연의 어우름은 하나가 되어 버렸다. 니모를 찿아서에서 보았던 세계와 인어공주에서 보았던 바닷속세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을 해주고 싶을만큼 감동이다. 그러나 바다속이 온통 산호군락지여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온몸을 긁히고 만다. 난 네군데어서 피가 나고 또 다른 멤버들도 사방군데에서 피가 났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기회에도 꼭 다시 도전을 해 보아야겠다. 스노우쿨링을 마치고 섬으로 돌아왔으나 샤워시설이 전혀 없단다. 어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씻을 수도 없이 서 있다가 주문한 리촌이 도착했다. 아기돼지를 바베큐 한 것인데 통째로 날라온 거라 어찌 잘라야 할지 전혀 모르겠는데 은서 아버님이 칼을 잡으신다. 그리고 한달음에 한움큼씩 먹을 만큼 조리해주신다. 그런데 바다에서 산호에 다친 손가락에서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쉽게 지혈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계속 칼을 쥐고 고기를 잘라대니 피가 흐르는 모습에 은서는 안절부절 못한다. 18명 대 인원이 모이니 돼지 한마리도 금방 동이 난다. 머리부분만 조금 남고 리촌의 모습은 흔적을 감추었다. 모든 구경도 식후경이라는데 음료수와 과일과 고기는 배합을 잘 이루었고 모두들 너무 맛있게 식사를 했다. 식사후 우린 다시 다른 섬으로 이동을 했다.여전히 두배로 나뉘어서 말이다. 우리배는 어른들이 탓고 다른 배는 청년과 어린이들이 배를 탓다. 다른 배는 전혀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우리배는 왜 자꾸만 시동이 꺼지는지.... 다른섬에 다다랐는데 갑자기 배가 멈추었다. 물이 너무 빠져서 바닷길이 수위가 낮아졌다. 수초들이 엔진을 휘감았고 백준아빠 남편과 은서아빠는 바다로 내려 배를 밀고 간다. 바다속은 온통 불가사리와 멍게로 가득하고 수초가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세상에 태어나 이토록 맑고 아름답고 예쁜 물은 처음보는것 같다. 수정처럼 에머럴드처럼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었다. 햇살이라도 비쳐지면 또 다른 신비스러움으로 마음에 새기어 진다. 사람도 이리 맑게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투명하게 숨김없이 진신하게 살아간다면 세상살면서 오해나 미움은 없을텐데... 한없이 바라보았다. 어른남자들의 수고로 배는 섬에 도착하였는데 태양을 피할길이 전혀 없다. 그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놀아야 할지 난감했다. 본래 바다인데 물이 빠지면 모세가 건넜던 홍해의 기적이 나타나 바다한복판에서 사라진 길이 나온다. 길을 건너고 있는데 낮은 배한척이 다가오고 멍게를 사라고 외쳤다. 그렇잖아도 배타고 오면서 멍게이야기를 하고 왔다. 일식집에서 아주 비싸다는 말을 하고 왔는데 갑자기 멍게아저씨가 오신거다. 우린 흥정을 하고 한국의 이슬을 꺼내 즉석 술안주에 정을 나누고 기울인다. 필리피노에게 담배도 한가치 건네주고 그동안 친구로 지낸듯이 금방 친구가 되어 담배도 술잔도 주고 받는다. 사람은 어디서든 진실은 통하는법.. 멍게알에 이슬맛은 난 먹어보진 않았지만 일품이었으니라. 바다 한가운데 수초위에 앉아 바다를 마시고 태양을 마시고 젊음과 열정을 마시는 내 남편과 은서아빠.. 주고 받는 대화속을 듣는것만으로도 행복한데 다시 한쪽에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이스쿨과 초딩생들이 모래를 파고 있었다. 명조와 건영이는 목까지 모래에 묻혀서 즐거워 하고 혜원이도 모래찜질을 하고 술을 다 마신 내 남편은 모래에 누워버린다. 갑자기 벌떼처럼 사람들이 몰려 들어 온 몸을 모래도 덮기 시작했다. 은서아빠는 크고 멋진 가슴과 배꼽과 성기를 만들어 주고 그걸 보는 우리들은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그늘이 없으면 어떠랴? 어디서든 자연과 하나되어 어우르면 사람도 자연의 하나인것을... 다시 배에 올라타고 리조트로 향했다. 앞선 배는 뒤돌아 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달린다. 우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월을 낚고 있는데 우리배가 다시 멈춘다. 아이구...이젠 우리들도 지쳤는데. 모두들 돕는걸 포기한다. 시간도 넉넉하고 그냥 여유있게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도 생긴다. 바람을 가르고 바다를 가르고 우린 다시 리조트에 도착했다. 하룻밤을 자서 그런지 벌써 리조트가 고향같다 모두들 샤워를 하고 여유를 가지고 휴식을 취했다. 바다로 나간 한팀들이 바다에 멍게가 널려있다고 했다. 다시 비닐과 집게를 들고 나가서 멍게사냥을 했다. 다들 얼마나 즐거웠을까? 비닐가득담아온 멍게를 리조트에서 아줌마들이 손질을 해주었다. 저녁엔 다시 남았던 리촌과 김치찌게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밤새내내 달빛아래 테이블에서 군고구마 구워먹던 어린시절처럼 마냥기뻐 들뜬 우리 가족들의 두번째 날이 이렇게 저물고 있었다. 밤이 늦은 시간 남편이 보이지 않았다. 조심조심 바다로 향했더니 신발도 벗은채로 모래사장을 걷고 있었다. 난 부축을 하고 함께 모래에 앉았다. 까만 밤 하늘엔 별빛과 간간히 보이는 불빛. 일정한 간격으로 부딪치는 파도소리와 어둠속 가르는 꽃게들의 바쁜 발걸음 소리 난 온몸과 옴 마음을 어두운 바다에 묻었다, 남편의 목소리 남편과의 대화. 떨어진지 13개월째. 때로는 그리워 애가 타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가 너무 바빠 잊혀지기도 하고 대로는 눈물로 가슴시리기도 했는데 이렇게 옆에 앉아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대로 잠들고 싶다. 이대로 남편의 품에 묻히고 싶지만 난 미동도 하지 못한채 남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만 한다. 남편을 말을 하지 않아도 혼자 살아온 13개월의 외로움과 고통을 난 이미 알고 있다. 20년을 살아온 부부인데 말을 해야 느끼는것 아니다. 그냥 모든것을 본것처럼 그의 외로움과 고독과 슬픔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난 어떤 확실한 대답도 하지 못한채 일어나 어둠속을 걷고 또 걷는다. 아직 술자리를 갖고 있던 멤버들과 합류를 하고 난 조그만 돛단배에 올라탔다. 두려움은 사라진지 오래다. 상상해 보라.온통 칠흑같은 어둠이다. 그 고요함속에서 난 소리를 듣는다. 산과 바다 소리쳐 주의 이름을 높이는 소리를 말이다.. 나도 조용히 찬양을 시작했다. 내 구주 예수님. 주 같은 분은 없네. 내평생에 찬양하리 놀라운 주의 사랑을.. 위로자 되시며 피난처 되신 주님. 나의 영혼 옴맘다해 주를 경배합니다. 온땅이여 소리쳐 외쳐라. 능력과 위엄의 왕 되신주 산과 바다소리쳐 주의 이름을... 바다를 가르며 울려퍼지는 찬양소리.. 이대로 밤새도록 찬양을 하고 싶다. 찬양을 하고 싶다. 한쪽에선 시온이와 튜터 아떼 건영이 혜영이 모두 손으로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건영이는 모래성을 만들었고 시온이와 혜영이는 모래속에서 자고 싶다며 밤새내내 추억을 만들고 헐고 또 다시 만들기를 몇시간째.. 이제 이슬이 내려지는 시간이 된다. 승수맘과 벤취에 앉았다. 모래사장에 수십마리의 게들이 바삐 움직인다. 깊은 보금자리에서 나온듯 하다/. 승수맘과 얘기를 하다가 승수맘은 내 무릎에서 잠이들고 난 꽃게들의 놀이속에 빠져가고 있었다. 갑자기 한무더기의 모기들이 달려든다. 승수맘을 깨워 방으로 가고 나도 남편의 품에서 따뜻한 숨결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여전히 한켠에선 이별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서글픔을 어찌 말로 할까? 여행 3일째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준비를 하고 다른 멤버들은 짐정리와 바닷가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언제 보아도 평안하고 여유로운 바다모습이 아침햇살에 빛나고 있다. 식사를 마친후 아떼를 도와 설겆이를 하기 시작했다. 조그만 방 화장실에서 18개의 식판과 사용했던 주방용 도구들을 씻을려니 여간 불편했다. 바지를 벗었다. 팬티만 입고서 그릇을 씻으니 한결 쉽다. 잠깐 이지만 열심히 일을 하니 몸에 땀이 벤다. 설겆이를 다 하고 화장실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내 마음은 마냥 뿌듯하다. 그래서 어머니가 되나 보다. 카운터에서 체크아웃을 하는데 비용을 계산한후 팁을 넉넉히 주고 나니 기분이 훨씬 좋다. 이틀 밤이지만 6룸에서 모두들 에어컨 빵빵히 틀고 편안한 휴식을 했기 때문에 난 감사의 표현을 조금 했을 뿐이다. 언제 다시 올수 있으랴? 모든짐들을 정리하고 단체사진을 여유있게 찍고 우린 다시 두 차에 나뉘어 탔다. 차속에서 삼돌맘은 혜영이랑 쎄쎄쎄하면서 놀아주었다. 고맙다.혜영이가 어찌나 즐거워 하는지 난 차를 타면 자꾸 경치를 구경하랴 머리속에는 시를 쓰랴 입으로는 노래를 할랴 바쁘다. 나도 함께 놀면 좋으련만 난 또 나대로 여행을 즐기고 있으니 어쩌면 약간 이기적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첫번째로 간곳은 케이브였다. 튜터가 케이브를 간다고 하길래 난 케이블을 타고 어디로 이동하는줄 알았다. 어라..이렇게 열악한데 케이블이 있다?신기해 하면서 매표를 하고난후 튜터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갑자기 지하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어 이상하다..케이블이 지하에 있나? 이런 무식한 나의 생각. 지하는 다름아닌 동굴이었다. 케이브가 영어로 동굴이란다. 헉!!! 동굴은 작았다.그런데 동굴로 들어가니 습기가 너무 많아 갑자기 너무 덥고 끈적끈적했다. 현지안내원의 안내대로 여기 저기 사진을 찍고 약간의 팁을 주었다. 사진은 아주 휼륭했다. 동굴을 나오다가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내원에게 물었더니 아주 멋지게 사진을 찍어준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다음에 사진이 올라온후 동굴벽화를 꼭 확인하길 바란다. 아주 큰 아나콘다가 먹이를 감싸고 있는듯한 형상의 벽화와 여인상을 찍을 수 있었다. 아주 큰 수확이었다.보이지 않는 것을 얻은 셈이다. 다시 안경원숭이를 만나러 갔다. 사진도 보았고 이야기도 들었다. 보홀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숭이가 있는데 사람 주먹만하다는 그리고 아주 예민하여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살하고 보홀을 떠나면 죽게 된다는...그런데 정말 생각보다 너무나 작았다. 흡사 가만히 있는 작은 인형같다.모두들 너무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는데 셔터를 누를때 후레시를 터트리지 말아달라는 주문이다. 아마도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다.우린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관찰을 하는데 원숭이 꼬리가 몸의 거의 두배정도 긴것을 발견했다.신기하다.꼭 가느다란 노끈같은데 아마도 모두들 잊지 못할 멋진 원숭이일듯 싶다.아마도 꼬마들은 원숭이 인형을 하나씩 사고싶었으리라 아나콘다를 보러 갔다. 아나콘다 시리즈는 이미 영화로 다 보았다. 영화에선 그레픽을 이용했겠지만 크고 잔인한 아나콘다가 사람을 잡아먹는 내용이 많다. 과연 실제 아나콘다는 얼마나 클지 궁금했다. 가는곳마다 약간의 입장료가 있다. 안으로 들어서는데 갑자기 무슨 쇼를 한다고 했다. 어라..우리가 오는걸 어찌 알고 쇼를 한다고 할까? 우린 궁금해서 기다렸다. 무대는 작은 원두막정도의 크기에 한 여인이 머리를 늘어뜨리고 한국의 수십전년 나이트클럽의 여인처럼 꾸미고 음악을 틀어놓고 립싱크를 하기 시작했다. 오 마이 갓! 이걸 공연이라고 해야 되나.쇼라고 해야 되나.. 아이들은 웃기다고 연신 키득거리는데 어른들은 꿈자리 사납다고 실망하신다. 그 여인은 남자가 여장을 한 게이였다. 이 나라는 게이들이 아주 많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중 하나다. 걷으로는 여자처럼 하고 다니지만 모두들 남자이고 그들은 하나같이 걸음이 이상하고 어떤사람들은 눈썹을 올린다든지 예쁘고 가느다란 손을 가지고 있고 메니큐어를 한다든지 심지어는 가슴이 전혀 없는데 큰 브래지어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문화와는 맞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이 나라에선 게이가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게이일 경우 자기가 게이라고 말을 하고 취업이나 돈을 버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학원을 다녔는데 원장도 게이고 교사들도 게이가 몇명씩 있다. 하이스쿨에도 각반에 한두명씩 게이들이 있다는게 우리로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지만 여긴 한국이 아니고 필리핀이다. 그 문화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 여인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쇼를 보여 주었다. 맨발로 야생에서 살고 있는 한마리 원숭이 처럼 기둥을 오르거나 천정에 매달리기도 하고 실제 여자였다면 힘들었을 여러동작을 보여 주었다. 노래한곡 하고 쇼는 끝이 나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아나콘다는 자고 있었다. 생각했던것 보다는 작아 보인다.다른 울타리 안에는 몇종류의 새들이 있었다. 열대 지방의 새들은 빛깔이 원색이다. 아주 예쁘고 꽃들도 아주 원색이다. 빨강도 아주 빨강 분홍도 아주 진분홍, 새들을 몇마리 보고 나니 여기도 구경끝이다. 한국은 선진국이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여행을 하는가? 가는 곳마다 실망스럽다. 정말 이런걸...이라는 말이 자꾸 나올려고 한다. 우린 초콜렛힐로 이동했다. 조금 먼듯 싶다. 차속에선 여전히 노는 소리와 게임을 즐기는 남편과 삼돌맘 혜영이의 웃음소리 뒷좌석에선 명조를 품에 안고 있는 익종이 건영이 음악을 듣는 범모 말없는 백준이 시온이와 기쁨이,,기쁨이 이름만 불러도 기뻐지는 이유는 무얼까? 예를 들면 사랑이라고 말하면 사랑이 느껴지고 미움이라 생각하면 미움이라 느껴지듯이 기쁨이를 부르면 기뻐진다. 그래서 이름이 참 중요한가 보다. 한참 동안 산위로 올라갔다. 보홀의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쵸콜렛 힐이다. 입장을 하고 안내를 받는데 계단이 나타난다. 214개의 계단을 올라 정상까지 가서 바라본 것은 온통 솟아 있는 작은 언덕. 쵸콜렛을 업어놓은 듯한 언덕 이름하여 쵸콜렛 힐.. 그리고 다른 부분은 다 그린색이지만 힐만은 쵸콜렛처럼 브라운색이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1268개의 힐이 어떻게 생긴것일까? 바다가 융기하여 바다에 있던 산호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더 정확한건 인터넷검색이 필요할 듯. 우리들은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아주 멋있다. 작년에 중국에 있는 장가게를 다녀왔었다. 그곳의 스케일은 모든게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한국의 산은 산이 아니고 한국의 바위는 바위가 아닐정도로 그 크기에 놀라면서 옛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보노라면 산꼭대기가 사각형인 것을 볼때 왜 산꼭대기가 사각형일까 생각했었는데 중국 장각에서 본 산들은 꼭대기가 뽀족한게 아니라 사각형처럼 되어있는 것을 보고 이유를 알았었다. 한국의 산들은 아무리 높다 한들 중국에 있는 산에 비하면 낮다. 나의 이런 이야기는 한국을 폄하하는건 절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예전에 명성황후를 본적이 있었다. 그 후 바로 보았던 영화 중국의 황후화를 보면서 느꼈던 스케일에 난 말을 잃었었다. 중국사람들이 자기들은 대국이요 우리나라는 소국이라 했던 이유들이 이해가 되었으니까. 필리핀여행에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쵸콜렛힐을 보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 언덕넘어 누가 있을까? 혹시 저 힐안에 누군가 살고 있진 않을까? 과연 한국이라면 이름을 어떻게 지었을까? 흡사 왕릉을 보는 듯한 느낌의 힐들은 억겁의 시간을 말해 주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 속에서 우리도 스치는 인연으로 이곳에 머물렀다가 가겠지만 역시 여행이란 참 좋은 것이다. 산에서 내려와 우린 시원한 부코주스를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원숭이 인형을 산 은서와 혜영이는 기뻐서 날뛴다. 이번엔 로보강으로 이동을 했다. 선상점심부페이다. 시원한 강을 가르며 라이브음악을 즐기면서 우린 맛있는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부페이다. 가족들끼리 혹은 형과 동생 사진을 찍고 멋있고 시원한 강바람을 가르며 가다가 간간히 중간 강기슭에서 또 다른 원주민들의 환영쇼가 기다린다. 노란옷을 입고 기쁨에 들떠 방문객을 맞아주는 기쁨의 얼굴들 작은 팁을 주고 또 다시 멋있는 장관을 바라보며 라이브가수의 기타소리에 우리도 함께 노래를 부른다. 70-80까페에 온 듯한 음악스타일이다. 라이브가수를 위해 작은 팁을 주었더니 물이 공짜라며 가져다 준다. 돈을 주고 물을 사먹은 셈이 되지만 그래도 기쁘지 않은가? 다음은 대나무로 만든 다리로 갔다. 뭐 특별한 것은 없다. 한국의 구름다리라고 생각하면 될것같다. 다리아래에는 강이 흐르고 대나무로 만든 다리여서 난 무서웠다. 다리가 떨리고 다리를 건넌 남편은 등이 온통 젖어있다. 백준아빠는 아예 건너는 것을 포기하시고 다리 건너 갔더니 원주민들이 과자며 구운 바나나를 팔고 있었다. 난 구운 바나나를 몇개 사서 먹고 주고 .. 하루가 길다. 아직 뱃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여행할 곳은 거의 끝나가고 난 다시 더 다른 장소를 주문했다. 그리고 우린 다시 버터플라이로 갔다. 나비체험관이라 함이 좋겠다. 훗훗.. 역시 실망스럽다. 백준할머니댁이 함평이란다. 백준아버님말씀이 함평의 나비 축제는 이것보다 200배 정도 더 멋있다고 하니 상상에 맡겨보자. 좀 다른 것이 있다면 나비나 곤충들의 색까리 너무 예쁘고 천연색이라는 거다. 꼭 코팅해 놓은 것처럼 윤기가 흐른다. 우린 다시 달리다가 어딘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비가 올려나 걱정을 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삼림이 울창해서 밖의 풍경이 어두워 보였다. 영화 베어에서 보았던 그 나무들의 느낌처럼 전혀 색다른 나무가 줄지어 있었다. 물론 삼림욕향기가 코를 찌른다. 이곳은 자연 산림이 아니고 어떤 사람이 나무를 심어서 만들어진 일종의 공원이었다. 난 한국에 있을때는 거의 생각지 않았지만 외국에 나와 있다보니 6.25전쟁을 겪은 한국이 발전하게 된것들을 높이 평가하는걸 보게된다. 특히나 불타버린 산에 나무를 심어 지금처럼 울창하게 변해있는 상황이 다른나라에서는 아주 귀한 예로 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옛사람들의 선견지명이 수십년 흐른후 빛을 보는 것을 종종 발견하는데 이 산림또한 외국인들에게 자랑하는 명소가 되어 있었다. 우린 항구로 도착했다. 벤 한대와 택시한대가 우리와 함께 동행을 했고 난 가격을 여쭈어 봤다. 11000페소를 달라는 말에 내가 좀 흥분했던것 같다. 내 계산으론 6000페소였으니 놀랄 수밖에. 약간의 말다툼끝에 8500페소를 주고 우린 배를 탈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3일간의 일정을 잘 마무리 하고 화를 내게 돼서 나의 맘이 편치 않았다. 내 개인적인거라면 달라는 대로 준들 어떠하랴. 그러나 모두들 회비를 걷어서 운영하던 자금이라 투명하고 정확하게 지출해야 맞지 않을까? 오는 길,배편은 휼륭했다. 에어콘도 있었고 영화도 관람하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도착하니 시실이 준비한 치킨바베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풍성한 식탁에 감사하며 내일이면 출발할 여정의 서운함때문에 밤새내내 이야기 꽃을 피웠다. 2-3일의 추억을 곱게 담아 한동안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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