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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날짜 |
2013년 07월 20~21일 |
장소 |
일광 부산은행 연수원 |
체험하게 된 동기: 어느 더운 날 어느 때와 다름없이 교실에 앉아 여러 활동에 적극적인 친구들을 생각하며 “나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담임선생님께서 이태석 신부님의 고귀한 정신을 기념 및 함양하고 지역 사회의 리더를 양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여름방학 초에 있다고 하셨다. 다른 아이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으나 나는 그 즉시 그 프로그램에 끌림을 느꼈다. 내가 리더십도 부족하고 실제로 어떻게 봉사해야 할지 궁금했는데, 존경하는 이태석 신부님도 본받고 좋은 점도 배워 방학을 알차게 시작하고자 1학년 최초로 신청하게 되었다. 그 후, 9명이 추가로 신청하여 제비뽑기를 하였는데 10:1의 경쟁률로 내가 뽑힌 것은 기막힌 일이다. 평소에 지지리도 뽑기 운이 없는 내가 뽑힌 것은 어떤 인도하심이 있지 않고서야 힘든 일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무척 기쁜 마음으로 캠프에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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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내용 및 소감: 07/20일 토요일, 아침 9:00, 우리는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모두 강당에 앉아 대부분 옆의 친구와 한 칸 이상 떨어진 채로 앉았다. 적막이 흘렀다. 그때, 그 뻘쭘함을 깨준 것이 나타났다(숭고한 ‘울지마 톤즈’영상을 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울지마 톤즈’ 영상을 봤는데 의외로 눈을 닦는 아이들이 몇몇 보였다. 그 때 그 사실만으로는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내게는 아이들이 눈물을 훔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역시 감수성이 메말랐나?’, ‘요즘 같은 세상에도 많은 사람들의 감수성은 살아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식으로 개회식을 한 뒤, 같은 열에 앉은 사람들끼리 동그랗게 모여서 각자를 3개의 키워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음.. 사실 그 때의 내 기분을 말하면 ‘나 집에 갈래!!’가 아닌 가 싶다. 왜냐하면 내가 워낙 대인관계에 있어 낯을 가림은 물론 회피적이라서 그런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차피 내일 헤어질 텐데 내가 가진 것을 드러내기 싫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각자 종이에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큰 벽에 붙였고, “who are you"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다양하고 맛나는 반찬과 부드러운 쌀밥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으니 다시 강당으로 Go! Go! 씽! 했다.
‘이럴 수가 점심 후에 특강이라니!!’ 모교에서도 특강을 많이 들었는데 별로 졸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화면을 보는 건지 암흑 속의 허상을 보는 건지.. 필기도 열심히 했지만 많이 졸았다. 하지만 들을 건 다 들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연구센터 도칠훈 박사님은 1962년 출생 1991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셨다. 최초의 전지는 1800년대 Volta전지이며, 박사님은 전고체전지를 개발 중이시다. 무기고체-전해질 전지에는 Li25전지와 P205전지가 있으며, 쏼라쏼라~. 이런 전문지식보다도 박사님의 강의는 인생에 있어서 우리에게 교훈을 주셨다. 도칠훈 박사님은 톤즈에 어떤 전지와 자재를 공급할지 분석하셨고, 보조발전기 유류가격, 부지 등을 고려하여 콘크리트 등도 공급하셔서 톤즈에 전기를 공급하고 학교를 지으실 때 고군분투의 노력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강의를 끝내시면서 인생을 살면서 자기 우리 안에서 남을 판단하며 살지 말고 편안하게 사람들을 대하라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ㅠ (마침 나에게 한 말 같았다.) 이번 강의로 깨달은 것은 이태석 신부님의 헌신적인 모습 뒤에는 저렇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파트너들도 있구나.. 라는 것도 알았고, 부수적으로 전지의 여러 가지 종류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 ‘이태석 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라는 주제로 손바닥필름을 만들었다. 뭔가 재밌어 보였다. 조별로 기획하고, 촬영했다. 우리의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 주시고ㅋㅋ 배우들도 잘 해줘서 다행히 잘 끝났다. 그런데 우리는 안에서 시원하게 촬영하고 있는데 밖에서 땀 흘리며 촬영하는 조를 볼 때 약간 안쓰러웠다.
그리고 우리가 잘 숙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우왕~! 굉장히 깔끔하고 생각 이상으로 세련되고 안락한 방이었다. 각자 쉬다가 저녁을 먹고 또 하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바로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말- U&I>였는데 평소에도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던 나였지만 그렇게 구체적으로 유서를 남겨보니 가슴이 시원해졌고, 이제 살았으니 남은 생을 정말로 성실하고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서로 읽어줄 때는 오글거려 온 몸이 꼬일 듯 했지만*_*. 그렇게 첫째 날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들어가 진솔한 얘기들을 나눈 뒤, 편안하게 씻고 (얘기하다가) 잤다.
다음날은 O.S.T라는 프로그램과 SCI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O.S.T 시간에는 '이 시대에 어떤 봉사와 리더쉽이 필요한가?', '자원봉사 인증제가 자원봉사문화 확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 이런 주제들을 가지고 조별로 토론을 하였는데, 모처럼 내가 가진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고, 서로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모습도 매우 성숙된 자세였다. 생각이 비슷한 친구를 만난 것도 좋았지만,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친구의 생각을 들어본 것도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예를 들면, 리더쉽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를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고, 협동을 중시하는 공동체사회에서는 리더쉽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도 있었는데 매우 진지해 보였다.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쟁사회를 혁신하여 서로 돕고 이해하는 나눔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제로 기획해 보는 것도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사회에 대한 어떤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손바닥필름제로 장식하였다. 부모님들을 모신 가운데 전날 우리들이 촬영했던 영상물들을 감상하였는데, 찍을 때는 엉성하게 보였던 영상물이 스토리를 가지고 깔끔하게 완성된 모습을 보니 매우 뿌듯하였다. 우리 조뿐만 아니라 다른 조도 각기 자신들이 생각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꾸몄지만 하나같이 주제는 나눔과 봉사에 맞추어져 있었다. 흔히 공부만 알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세대라고 어른들이 걱정하는 우리 안에도 이런 이타심과 배려, 나눔의 마음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운명과 같은 이끌림으로 참여하게 된 이번 프로그램에서 나는 너무나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내 것을 챙기기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바보스러운 나의 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나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고 나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느낌에 가슴이 뭉클함도 느꼈다. 무엇보다도 실망스러운 세상을 향해 벽을 쌓고 소극적으로 살아가던 내가 세상과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기뻤다. 장차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어둡고 힘든 곳을 향한 봉사와 헌신의 마음을 놓지 않을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렇게 소중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수고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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