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35장
조상의 유언을 철저히 따르는 레갑 족속을 통해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의 죄를 드러냄
(찬송 시편 8편 – 악보는 맨 뒷면에)
2023-6-9, 금
맥락과 의미
35장은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예레미야 29-36장의 언약의 맥락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35장에는 언약이라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상 레갑의 명령을 신실하게 순종하는 그 후손의 이야기를 통해서, 34장에서 보여준 하나님의 백성이 언약에 신실하지 못했음을 책망합니다. 레갑은 모세의 장인의 후손(겐 족속)으로서 출애굽 때 함께 나와서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살았습니다.
“레갑의 후손으로부터 내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카라트) 아니하리라”(19절)는 33:17에서 “이스라엘 집 왕위에 앉을 사람이 다윗에게 영원히 끊어지지(카라트) 아니하리라”를 반복합니다.
이 선언은 언약을 맺으신(카라트 버리트, 31:31, 언약을 맺을 때 짐승을 잘라서 맹세하는 데서 온 말, 31:31)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말합니다. 백성은 언약을 어겼지만, 하나님은 언약에 신실하십니다.
백성을 포로로부터 회복하여 하나님의 왕국을 새롭게 하실 것입니다. 그 희망의 약속, 약속의 표적이 바로 레갑 족속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멸망해 가는 암울한 시대에, 레갑의 후손과 같이 하나님께 신실한 백성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재건하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줍니다.
29장에서 예레미야가 편지(세페르)를 통해 포로 생활과 그 회복을 예언했습니다. 36장에는 예레미야의 예언 책(세페르)을 왕이 불사릅니다. 그 사이 30-35장에서는 하나님의 예언 말씀을 태워 버리는 악한 왕과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징벌하시고, 그 후에 새 언약을 맺고 새 백성을 세우신다는 약속이 나옵니다.
1. 레갑 족속에게 성전에서 술을 권했으나 마시지 않음(1-11절)
2. 불순종한 유다에 심판 선언, 순종한 레갑 족속에 축복 선언(12-19절)
1. 레갑 족속에게 성전에서 술을 권했으나 마시지 않음(1-11절)
1-2절: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명하십니다. “레갑 족속에게 가서 여호와의 집 한 방으로 데려가 포도주를 마시게 하라.” 그 방은 구약 성전에서 섬길 때 제사장, 레위인들이 머무는 방을 말합니다.
구약 제사장들도 화목제를 드린 후에는 백성들과 함께 포도주를 마시며 즐거워하게 하신 것이 하나님이 주신 복이었습니다. 다만 성전에 제사 혹은 분향하는 당번일 때는 술을 마셔서는 안 되었습니다.
3-5절: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했습니다. 성전에서 제사드리는 마당으로 들어오는 문을 지키는 사람의 방의 위층에 있는 다른 방에 레갑 족속을 들어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술을 권했습니다.
6-7절: 그들은 자기 선조인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한 명령을 계속 준행하겠다면서 술을 거절합니다. 그들의 조상은 후손들에게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짓거나 경작하지 말고, 유목민의 텐트에 살라고 했습니다. 목축을 직업으로 하라고 한 것입니다.
“그리하면 너희가 머물러 사는(나그네로 사는) 땅에서 너희 생명이 길리라.” 제5계명을 인용하면서 조상의 명령을 순종하는 자에게는 복이 있을 것이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모세와 함께 가나안으로 들어온 겐 족속(대상 2:55)에 대해, 아마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잘 대해 주지 않아서 따로 살았던 듯합니다. 어쩌면 가나안의 우상 숭배와 탐욕적 문화로부터 자신들을 지켜 거룩하게 하기 위해 그런 생활 스타일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레갑의 아들 여호나답은 예후 왕이 아합 왕가에 반란을 일으켜서 아합 왕가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집행할 때 그를 도와 주기도 했습니다(왕하 10:15, 23).
8-11절: 술을 권하는 예레미야에게 그 후손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 조상이 우리에게 명한 대로 다 지켜 행하였습니다(샤마아 아사: 듣고 행함). 그러나 바벨론 왕의 침략 때문에 예루살렘으로 최근에 이주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BC 601년 경,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침공하다가 이집트에 패배해 물러간 사건을 말하는 듯합니다. 바벨론은 물러가면서 북부 지역에 자신의 부하 나라인 아람을 통해 이스라엘 지역을 침공해 왔습니다. 그 무렵 북쪽 지역에 살던 레갑 족속은 피난해서 예루살렘으로 온 것입니다.
2. 불순종한 유다에 심판 선언, 순종한 레갑 족속에 축복 선언(12-19절)
1)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유다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 선언(12-17절)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조상이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고 한 명령을 오늘날까지 실행한다. 그러나 내 백성은 내가 말하고 부지런히 가르치고, 선지자들을 부지런히 보내어 가르치지만, 악한(라아, 15절) 길에서 돌아오지 않고 우상을 섬기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선포한 재앙(라아, 17절)을 내 백성에게 내리리라.”
2) 조상의 명령에 순종한 레갑 족속에게 축복 선언(18-19절)
“너희는 조상의 명령(미츠바트)을 순종하고, 그 모든 규율(미츠바트)을 지키며, 그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차바)을 행했다. 그래서 그들 후손으로부터 내(여호와) 앞에 설 사람이 영원히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의 계명(미츠바트)을 지키지 않던 그분의 원래 백성과 달리, 조상의 계명을 잘 지킨 레갑 족속은 하나님 앞에 서서 섬길 것입니다. ‘서서 섬긴다’는 여호와의 성전에서 제사장 혹은 레위인으로 섬기는 것을 말합니다. 앞으로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 레갑 족속이 중요한 부분을 맡을 것입니다.
이후 성경에는 그들이 성전에서 섬겼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바벨론으로부터 돌아온 백성들이 느헤미야의 지도 하에 예루살렘 성벽을 보수할 때 ‘레갑의 아들 말기야’도 함께 했습니다(느 3:14). 그 사람은 “벧-학게렘”(포도원의 집)을 다스리는 관리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조상의 유언을 버린 듯합니다. 아니면 포도주도 포도도 먹지 않는 사람이니까 일부러 포도원 관리자로 임명했는지도 모릅니다.
믿고 복종할 일
성경이 레갑 족속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므로 이후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신지도 모르겠습니다. 레갑의 후손은 하나님의 언약 말씀에 신실한 모든 “남은 자들”에 대한 대표로서 우리에게 보여 주는 듯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징벌하시는 가운데서 이방인 출신으로 하나님의 백성의 한 부분이 된 가문을 예루살렘에 거주하게 하십니다. 약속의 땅에서 천막생활 하면서 나그네로 우거하던 그 가문은 바벨론 침공의 위기 때문에 예루살렘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11절). 예루살렘 성은 파괴되고 예루살렘의 원래 거민들(13절)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여 포로로 잡혀갈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서 레갑 족속은 소망의 상징입니다. 예루살렘 거민과 유대인들이 바벨론에 우거하며 잠시 살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레갑 족속처럼 하나님의 언약의 명령으로 다시 돌아오고, 하나님은 그들과 새 언약을 세우실 것입니다.
약속하신 새 언약에 따라 하나님은 행하실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나그네로 살던 이방 민족”(7절)인 레갑의 후손들이 하나님의 집에서 영원히 섬길 것을 약속해 주십니다.
원래 레위인-제사장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도 포도주를 마시지 않는 서원을 일정 기간, 혹은 평생 지키면서 성전에서 섬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민 6장). 그 사람을 나실인이라고 합니다. 레갑 족속은 가문 전체가 나실인과 같습니다. 그들의 가문 전통을 사용하여, 하나님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이 제사장처럼 섬길 새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합니다.
그 새 언약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유대인과 이방인들은 이제 모두가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으로 섬기는 나실인과 같습니다. “전에는 이방인이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손님)이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엡 2:11-13).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집에서 유대인과 한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새 시대를 열어 주시고 있습니다.
이 시대도 믿음의 전통을 자랑하는 교회나 성도들이 약해질 때, 하나님은 새로운 교회들과 성도들을 세우십니다. 교회의 부족과 약함에 대해 징벌하시는 하나님은 그 징벌의 순간에 새로운 믿음의 사람을 일으킵니다. 바로 징벌하시는 그 성도들의 마음에 성령님을 통해 새 마음을 일으키십니다.
우리 자신과 교회의 상황, 혹은 우리 시대를 보고 절망하지 맙시다. 절망의 풍랑 가운데서 주님은 걸어오시며 “나다, 두려워 말라”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갈 우리 가정, 우리가 일할 일터, 우리가 공부할 그 책상… “어디든지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다 해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선한 목자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의 지팡이와 성령의 막대기가 우리를 위로하시기 때문입니다.”(시 23:4)
이 복을 받고 하나님의 징벌을 피하며 더 큰 은혜 받기 위해서는, 계속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에 충실합시다. 상황이 복잡하고 힘들수록 말씀에 단순하게 복종합시다.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복을 우리의 교회와 가정에서 먼저 경험하고, 세상으로 흘려보냅시다.
1. 오늘 말씀을 통해 계시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찬양합시다. 2. 하나님께서는 내게 무엇에 순종하라 하십니까? (회개, 감사, 사랑, 섬김 등)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어떤 점에서 신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까? 성령님께서 거룩한 마음을 일으켜 주시도록 기도하며 순종하도록 합시다. |
※ 유튜브에서 “정영철 시편 8편”을 검색해서 들으며 연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