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청에 도시/농촌계획에 대한 자문을 하느라 서울대 농경제학과의 모교수와 함께 농촌지역의 현장을 둘러 볼 때였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농부가 농약통을 짊어지고 마스크를 한 채 논에 농약을 뿌리고 있었다. 필자는 무심코 말했다. '약을 안치고 농사 지을 수가 없나요?' 그러자 서울대 모교수는 얼굴에 정색을 하면서 '요즘 농사는 농약 안치고는 안됩니다.'
필자는 깜짝 놀랐다. '설마 그럴 수가.. 먹는 것에 약을 안치고는 안되다니, 그럼 농약없는 옛날에는 어쨌는데..' 속으로 생각하려니, 그 교수 왈 '요즘 농촌상황에 약 안치고 했다가는 바로 망합니다.' 라는 것이었다.
저절로 의문이 생겼다. 그렇다면 이거 큰 문제 아닌가? 우리의 삶이 잘 먹고 잘 살자고 땀흘리고 일하고 공부하는 건데, 원초적으로 '잘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사람 입에 들어가는 게 자연상태의 것이 아니라니, 이건 뭔가 잘못 되었다.. 과연 방법이 없는가?
그로부터 틈틈이 조사에 나섰다.
2년-3년간 관련서적도 보고 방학때는 전국의 생태농사짓는 곳을 찾아다녔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곳은 경남 하동의 태평농법과 전북 정읍의 다마금쌀 등이 생각난다. 그렇게 다니다보니 그즈음 해서 우리나라에도 생태농사가 많이 본격화되어서 벼농사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농사는 마음만 먹으면 농약 안치는 깨끗한 농사를 할 수가 있는 편이었다.
그런 농사로 전환하는데 정상적인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3년쯤은 걸려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원론적으로는 가능하고 해서 뜻있는 적지 않은 이들이 생태적 방식으로 전환을 하고 있었다. 그 교수는 최신 소식을 모르고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 말한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
그런 가운데 듣자하니 많은 작물 가운데 농약을 안치고는 재배가 안되는 게 있었다. 평소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먹는 작물인데도, 농사짓는 사람이 자기 먹을 것도 농약을 안 칠 수 없는 놈이었다. 바로 고추다. 이 고추란 놈은 김치나 고추장은 말할 것도 없고 매운탕이나 찌게 그리고 거의 모든 반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농약안치고는 모두 병에 걸리거나 수확을 못한다니!
한국인이 소화기 계통의 암에 많이 걸리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이런 오염된 것을 끼니마다 먹고 있으니.. 그럼 농약없던 옛날에는 어떻게 지었나? 이 놈을 깨끗하게 재배할 방법이 없을까?
이 또한 조사를 해보니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생태농사 고수께서, 고추는 열무나 다른 작물과 함께 혼작을 하면서 상생의 원리를 이용해서 지으면 깨끗한 농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자 왕성한 호기심이 일었다. 직접 지어보면 어떨까? 이것은 취미삼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일었다. 그리하여 살고 있던 집 너른 마당에 고추텃밭을 시작하였으니 그게 대략 2000년쯤이었다. (계속)
저는 98년도에 100여 명 이상의 식구가 먹어야 할 고추를 심어서 빨간고추 따고나면 그 다음날 무조건 약통 짊어지고 하루종일 약을 살포했었지요. 그렇게 해야먄 병에 걸리지않는 건강한 고추를 생산한다고 해서 ㅋㅋ 약뿌리고나면 온몸에 농약으로 흠뻑 젖어 피부에까지 다 스며들며 힘들어 아주 시껍을 했었지요 ㅎㅎ 올해는 완전 친환경적으로 내입에 맞는 토종고추농사 계획중입니다 ^^
@흙사랑(우성수)양으로는 상당할지 몰라도...농사 이외에 소득이 전무한 경우라면...관행농던 아니던 간에 단위면적대비 최소 평당 1만원 정도의 환원이익이 발생해야만 오롯이 농사로써만 먹고 살 수가 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일반적 고추시세가 근당 5.000원(가격 높은 쪽으로 쳐서) 언저리에 있었는데...1마지기에 1000근을 수확해도 관행농의 경우 약값.비료값.건조비용.안건비를 제하면...1년치 자기 품값도 안나오는 상황이지요.
친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소출대비 1근당 12.000원 선은 나와 주어야 되는데...가격은 그렇타손 치더라도 제작년 처럼 약 안하는 모든 밭이 병으로 쓸어버리면....
첫댓글 저의 수원대 교수협의회 카페 닉네임이 상생21입니다.
예전에 연재한 글을 소개합니다~
저는 98년도에 100여 명 이상의 식구가 먹어야 할 고추를 심어서 빨간고추 따고나면 그 다음날 무조건 약통 짊어지고 하루종일 약을 살포했었지요. 그렇게 해야먄 병에 걸리지않는 건강한 고추를 생산한다고 해서 ㅋㅋ 약뿌리고나면 온몸에 농약으로 흠뻑 젖어 피부에까지 다 스며들며 힘들어 아주 시껍을 했었지요 ㅎㅎ 올해는 완전 친환경적으로 내입에 맞는 토종고추농사 계획중입니다 ^^
^^
몇 년째 합성유기농약. 화학비료 없이 고추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몇 생협에 나가고...급식 보내고..지인들께 보내고...집에 먹고.
대규모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호구책은 되지요.
문제는 소비자들이...선택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친환경이 좋다한들 선택자의 눈에 이뻐야하고 좋아보여야 한다는...ㅜ.ㅜ
참 모순 되지요.
약안치고. 비료 안주고 고추를 적정량까지 생산해 내기란 아주 쉽지만은 않습니다.
손도 몇 갑절 더 가야하고. 몇 갑절 더 들여다 보아야 하고. 수확물 중에서 그나마 예쁜(??)녀석들 골라야 하고..
그래도 뭐..어찌어찌 제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참고로 3년 평균 고추재배량은 10a당 대략 600여근입니다.
건고추 기준이죠? 상당한 양이아 생각합니다. 비닐멀칭은 하시죠? 5월 초순 정식 하시구요? 10아르면 1000회배죠. 대략 몇주 이식 하시나요?
@흙사랑(우성수) 일반적으로 1마지기(300평)정도 되는데... 멀칭용 비닐이 1100m(폭은 100cm)이니까 10a(대략330평)정도 되는 면적입니다.
고추용멀칭비닐도 1000m짜리와 1100m짜리가 있는데...고추 주산지에서는 보통 1100짜리를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계약형태라서 원하는 최소품질기준을 맞춰야 하는 관계로 멀칭조차 안하면 여기 자연조건상 "약속"을 지켜내기 쉽지 않지요.
정식은 5월 상순(10일을 기준으로 앞 뒤 일기를 봐서)경에 하고.
일반적으로 비닐 1롤(여기서는 "한 마끼"로 말함)당 2500~3000주 정도(얼마짜리 비닐을 쓰느냐에 따라..또 품종에 따라 정식 간격을 달리해야 함)를 식재합니다.
@흙사랑(우성수) 양으로는 상당할지 몰라도...농사 이외에 소득이 전무한 경우라면...관행농던 아니던 간에 단위면적대비 최소 평당 1만원 정도의 환원이익이 발생해야만 오롯이 농사로써만 먹고 살 수가 있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 일반적 고추시세가 근당 5.000원(가격 높은 쪽으로 쳐서) 언저리에 있었는데...1마지기에 1000근을 수확해도 관행농의 경우 약값.비료값.건조비용.안건비를 제하면...1년치 자기 품값도 안나오는 상황이지요.
친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소출대비 1근당 12.000원 선은 나와 주어야 되는데...가격은 그렇타손 치더라도 제작년 처럼 약 안하는 모든 밭이 병으로 쓸어버리면....
@흙사랑(우성수) 한 해를 굶는게 아니라 두 해를 굶어야 하지요.
하루 이틀 굶는게 아니고... 장장 700여일 이상을 굶어야 하는데...
안굶으려면...빚이 생기게 되니...
오롯이 농사로만(쌈짓돈도 없이) 자식키우고 사람노릇 해가면서 살아지기가 참으로 팍팍한 세상이지요.
조건 좋은 밭에 농약으로 관리하고 합성비료로 기비 및 추비를 때 맞춰서 잘 하면 요즘은 10a당 대략 1.000근 정도를 수확한다고 하니...
친환경으로 해도 그리 썩 소출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라 생각합니다.ㅎㅎ
다만.
판매시 시중가격(장날 판매되는 일반관행농 고추가격)과 큰 차이를 두지 않으니...그로 인해 매출이 좀 적은것 같기는 하지만...관리비(농약비.비료비)가 없는만큼 그게 그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