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하성태(52세)씨. “택시영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세상에 이런 불황은 처음” 이라며 혀를 찬다. 다른 개인택시 운전기사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일해온 그 였지만 심야시간 12시대에도 종로, 강남일대에 손님보다 택시가 더 많은 건 첨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12시 할증시간에도 손님찾아 삼만리니..., 아무리 해보려고 해도 대책이 없다” 며 현재의 심각성은 몇 년전하고는 비교도 되지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법인택시 문모(49세) 기사는 “택시운전대를 잡고 예비기사로 일을 한지 1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한 달에 70만원 이상 벌어본 기억이 없어요. 정말이지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날의 연속입니다.
일을 하면서 “노동부 09년 최저 임금 시간당 4,000원. 행복한 일터, 최소한의 약속” 이라고 적힌 프랑카드를 본적이 있는데, 나는 지금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며 곧 택시를 그만 두겠다고 말한다.
이미 택시요금이 인상된 부산시의 경우 법인택시기사들은 “부산시가 택시요금 인상 이유로 택시기사들의 처우개선을 내세웠는데 운전기사들은 더 죽게 생겼다” 며 차라리 택시요금을 1800원으로 되돌릴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택시영업자체가 20여년 전부터 하향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은 충격적이다. 20여년 전 부터 시작된 대중교통의 눈부신 발전속에 택시는 이미 제 역할을 잃은채 택시의 댓수만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나 버렸다. 현재 택시 1대당 인구는 한국이 165명인데 반해 일본은 296명. 택시산업이 불황이라고 아우성인 일본에 비해서도 한국의 택시댓수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10여년전 IMF와 다를게 없는 경기불황을 맞았으니 심각한정도의 도를 넘어선게 분명하다.
요금오른 부산시, 법인기사들의 하소연.., “요금 1800원으로 되돌려라” 요구하기도
경기 불황으로 택시기사 자격 시험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 실직자가 늘고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낮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가 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13일 오전 서울시 택시기사 자격 시험이 실시된 서울 잠실동 교통회관. 강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시험장에는 응시생들로 꽉 찼다.
입실 한 시간 전부터 시험장에 들어온 응시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예상문제집을 풀었다. 응시자의 3분의 2 정도가 40·50대 남성이었으나 여성과 청년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서울택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매주 280명 수준이던 응시생은 최근 평균 420명으로 급증했다. 운송조합 박재영 인력관리부장은 "경기 불황으로 미래가 불투명해 택시기사 자격을 따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말을 전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기간 택시산업을 연구해온 한신노무법인 이문범대표는 “경기불황으로 직업을 잃은 사람들이 택시회사에 입사해 택시회사의 가동율은 높아졌지만 반대로 운송수입금은 감소하고 있다” 고 밝히고 “대중교통이 확충되는 상황에서 택시감소는 필연적임에도 불구하고 10여년전 IMF 때 보다 택시가 더 늘어났으니 현재의 상태가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택시산업의 하향세는 여러 통계에서도 상태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은 29일 전국 1800여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경기 동향을 조사한 결과, 1월 체감경기가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견줘 14포인트, 지난해 1월 대비 40.6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중개업의 체감경기 지수가 16.9로 가장 나빴다. 이어 개인택시(27.4)업계로 밝혀졌다.
택시산업 자체가 붕괴할 위기에 쳐해 있지만 정치권은 택시 위기가 심각하다는 말을 뇌뇌이기만 할뿐 여전히 큰 그림의 대책이 없다. 택시의 자연 도산을 지켜보겠다는 건지.., 택시의 앞날은 여전히 암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