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이별을 다룬 그림책
어르신 가까이서 일하는 어느 사회복지사와 대화 가운데
당신이 섬겨왔던 이와 이별이 가슴 아프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새로 만나는 어르신과도 시작부터 이별을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깊은 사귐에 주저한다고 합니다.
죽음과 이별, 다른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를 어떻게 말하며 위로할까?
문득 궁금해져 지난 며칠 동네 도서관을 찾아 이별과 죽음에 관한 책만 찾아 읽었습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단다.
그 사이에만 사는 거지."

"함께 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잊지 않으면 돼."
"슬퍼하는 건 누구나 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같이 있던 시간을 기억해주는 일이지.
기억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네가 네 강아지랑 같이 지냈던 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기억하렴.
그리고 씩씩하게 지내라. 그게 바로 잘 보내주는 거야."

"내가 찾아가지 않으면,
누가 뿌리와 새싹이 자라날 자리를 마련해 줄까요?
삶과 나는 하나예요."

"언덕 위쪽에는 자매가 살았단다.
언니의 이름은 기쁨이었고 동생은 웃음이었어.
언제나 햇빛이 비치는 곳이었어.
하지만 기쁨이와 웃음이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중요한 게 빠진 것 같았지."
…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란다, 얘들아.
죽음이 없다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비 오는 날이 없어도 햇빛의 고마움을 알 수 있을까?
밤이 없다면 아침을 기다릴 필요가 없겠지?"

"내가 죽은 것을 알면
너는 울겠지, 훌쩍훌쩍
너는 울보니까.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울보가 좋다.
울보인 네가 좋아.
울보는 사람들의 슬픈 마음을
헤아릴 줄 아니까."

"내 사랑하는 헨리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에 살아요.
하지만 네 시부터 일곱 시까지는 잠시 외출할 수 있답니다.
그사이 우리는 여러 가지 일을 해요."
"하지만 때로는 나가 놀지 않기도 해요.
대신 우리의 지난날을 함께 그려 보지요.
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려 보는 거예요."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보름달 아래에서 한 약속은 깨지지 않아."

"페트라는 버릇처럼 아침마다 오렌지 껍질을 벗겨 조심스럽게 한 조각씩 먹었어요.
늘 시원한 올리브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말이에요."


* 강희연 추천

* 강원남 선생님 추천
책들은 그 사람과의 행복한 추억이 오늘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똑같이 말합니다.
그와 함께한 즐거웠던 기억을 추억하려면, 그런 경험이 많아야겠습니다.
다시 그 사회복지사를 떠올리면,
먹여주고 입혀주고 구경시켜준 일도 귀하지만,
이별 뒤 그런 일들을 추억하며 행복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부족하여도 살아계신 한 끝까지 당신 삶을 살게 거들고,
몸져누워도 당시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게 거들었다면
그 가운데 추억할 일들이 많을 것 같아요.
...
매일 죽음을 향하여 나아간다지만,
여전히 죽음은 먼 이야기이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첫댓글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최홍락 선생님, 반가워요.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어요.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올해부터 '사회복지실천에서의 죽음과 상실'이라는 전공선택 과목을 배웁니다.
이번주 차유림 교수님 수업 때 학생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 '무릎딱지'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마주치는 당사자 혹은 주변 이웃, 둘레 사람의 관계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죽음입니다.
학교에서 죽음이란 무엇인지, 죽음과 상실을 겪고 있는 아동 청소년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호스피스는 무엇인지 배웁니다. 조금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지만 흥미롭습니다. 관련된 동화책 추천해주시니 읽어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희연, 좋은 책 추천 고마워요. '무릎딱지'도 얼른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보고 싶어요.
"사회복지 현장에서 마주치는 당사자 혹은 주변 이웃, 둘레 사람의 관계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는 죽음입니다"
맞아요. 이 주제를 차유림 교수님과 나누며 공부한다니 부럽습니다.
'사회복지실천에서의 죽음과 상실'이란 과목이 있다니, 처음 알았어요.
책 세 권을 더 추가했습니다.
명절 잘 보내고 출근하니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밤 사이 안녕'이라는 말이 몹시 와닿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두렵기도 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입주인 가족 지원자에게 죽음과 이별이 어떤 의미일지, 준비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직 막막합니다.
그런 고민을 사업으로 구상하려니 어렵습니다.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카페에 들렀습니다.
진실 선생님~
이 글을 이제 봤네요.
그렇네요. 거주시설에서 일하면 종종 당사자와 이별을 경험하겠군요.
당사자와 함께 지냈던 다른 이들에게도 이 상황을 설명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힘든 시기를 함께 지내기도 하고 그렇겠어요.
생각 못했던 일들입니다.
지혜롭게 보내길 바랍니다.
여기 소개한 책들이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