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여성극작가전 강성희 작, 노승희 각색/연출의 <꽃 속에 살고 죽고>를 보고
공연명 꽃 속에 살고 죽고
공연단체 극단 희즈
작 강성희
연출 노승희
공연기간 2013년 2월27일~3월3일
공연장소 알과핵 소극장
관람일시 2월28일 오후8시
알과핵 소극장에서 제1회 여성극작가전 세 번째 작품인 강성희 작, 노승희 연출의 <꽃 속에 살고 죽고>를 관람했다.
강성희(姜誠姬 1921~2009) 작가는 본명은 순보(順寳). 평남 평양(平壤) 출생으로 1945년 일본(日本) 도쿄여자고등사범(東京女子高等師範) 중퇴, 1947년 이화여대(梨花女大) 영문과 졸업. 1969년 〈현대문학(現代文學)〉에 희곡(戱曲) <자장가>와 <뭔가 단단히 잘못됐거든>이 추천되었다. 작품으로는 <소원성취(所願成就)> <공해가족(公害家族)>(장막)과 시나리오 <설원(雪原)의 정(情)>, <변주>, <두 얼굴>, <디포움의 시간>, <역광>, <백합향>, <사주팔자>, <하루 동안의 체류>, <후일담>, <날아가는 새>,<진우의 환상방황>, <이 세상 크기만한 자유>, <쟁투>, <내가 없는 방>, <엘리 엘리 이 손을>, <흰꽃마을>, <철쇄>, <할렘의 어느밤>, <영혼의 오후>, <명륜동입니다>, <죽음보다 강한 힘>, <염원> 등이 있고 예술원 회원이었다. 남편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의 유경채(柳景埰 1920~1995) 교수로 예술원장을 역임했다.
<꽃 속에 살고 죽고>는 <백합향>과 <날아가는 새>를 하나로 묶어 각색한 공연이다.
무대 왼쪽은 배경 막 가까이 베이지 색의 벽이 세워지고 벽 앞에 낮은 서랍이 달린 낮은 탁자와 그 위에 장식물이 놓여있고, 그 앞으로 팔걸이가 있는 소파와 팔걸이 없는 소파를 배치했고 탁자에는 전화기도 보인다. 무대 오른쪽은 한단 높이의 대를 방바닥으로 하고, 정면에 장식장과 서적이 잔뜩 꽂혀있고, 오른쪽 벽 가까이 집필용 낮은 책상과 원고뭉치, 그리고 필기도구가 정리되어있다.
두 방의 대치 점에 커다란 체경을 세워 양쪽 방에서 각기 반대 편 쪽에서 들여다보는 것으로 설정하고, 왼쪽 방의 등퇴장 로는 무대 오른쪽이고, 오른쪽 방은 그 반대다.
오른쪽 방에는 본부인이 자식을 못나, 소실 쪽에서 아들을 본 노년의 장애인 가장이 한적한 전원에서 글을 쓰며 본부인과 살고, 왼쪽 방에는 예술지상주의를 부르짖는 젊은 시인이 한창 날리는 여배우와 동거를 한다.
벽이 없이 두 방은 티어 있고, 두 방 사이에 큰 거울로 상징되는 커다란 액자가 있어 출연자들이 반대방향에서 들여다보도록 만들어 놓았다.
오른쪽 방의 부부는 금실이 좋아 뵈고, 남편이 집에 있거나 글을 쓰는 동안 부인은 백합을 찾아 동산을 헤맨다.
왼쪽 방은 시인에게 매달린다 싶은 여배우와 그 여배우를 쫓아다니는 영화감독이 시나리오를 들고 출연의뢰를 한다. 그러나 여배우는 출연거절은 물론 어쩐 일인지 그 영화감독 자체를 싫어하고 거부하는 표정이다.
노부부에게 장성한 아들이 찾아오는데 자식의 모습에서부터 행태로 보아 말썽꾸러기임이 분명하고, 부친소유의 가옥을 팔아 고급스포츠카를 구입해 과속으로 사고를 내는가 하면 아버지에게 전원생활을 접으라고 요구한다.
여배우는 새 한 마리기 들어있는 새장을 들여오고, 시인에게 임신사실을 고백하며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시인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거절하고, 그것이 여배우를 위해서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낙태를 강권하고 화난 걸음으로 퇴장한다.
노부인은 아들이 자신을 떼어놓고 아비를 소실에게로 데려가겠다는 소리에 심기가 불편해 백합을 꺾으러 산으로 향한다.
남편 역시 자식일로 심기가 들끓어 집필이 아니 되니, 장식장 옆에 감춰둔 술을 꺼내 음주를 하고 취해 잠이 든다.
여배우에게 제작사에서 한일합작영화 출연의뢰가 들어온다. 그러자 늘 쫓아다니던 영화감독이 또 찾아와 여배우의 임신사실을 알고, 자신의 자식이니, 아기를 낳으면 감독내외가 맡아 기르겠다고 한다. 여배우는 펄펄뛰며 다시는 자신을 찾지 말라며 감독을 내쫓는다.
노부인이 백합을 한 아름 꺾어와 잠이 든 남편 주위에 늘러놓는다. 남편은 언젠가 부인이 말한 백합 향엔 독성이 강하다는 소리를 기억하고 자신을 죽이려고 백합을 꺾어왔다며 백합을 방밖으로 집어던지며 노발대발한다.
부인은 방밖으로 나가 남편이 던지는 백합을 맞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여배우도 자신의 머리위로 산산이 흩어져 눈처럼 쏟아지는 백합꽃을 맞으며 결심한다. 그리고 병원에 전화를 건다. 임신중절을 하겠노라고... 제작사에도 전화한다. 한일합작영화에 출연하겠다고. 그러면서 여배우는 새장 속의 새를 밖으로 날려 보내는 동작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맹봉학과 엄옥란이 노부부로 출연하고, 홍재범과 송예리가 시인과 여배우로출연한다. 박근수가 영화감독으로, 서문원이 아들로 출연한다. 출연자 모두가 호연을 보이고, 본부인으로 출연한 엄옥란 자연스러운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극 중 흘러나오는 박인희와 김추자의 노래도 인상적이다.
기술감독 김석홍, 무대감독 김지명, 드라마트루크 박연숙, 연기지도 신현주, 음악 이호근, 무대 박미란, 무대제작 기동경, 조명 서민희, 분장 정지호, 홍보 한재호, 소품 홍미라, 의상 황보고은, 소품보 손현민, 조연출 피정우 등의 열정과 연출가의 기량이 돋보인, 극단 희즈의 강성희 작, 노승희 연출의 <꽃 속에 살고 죽고>를 백합향이 넘쳐흐르는 향기로운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2월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