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Amen)의 의미를 아는가?
‘아멘’은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진 대표적 히브리어다.
기도나 설교 내용에 동의하거나 그렇게 되길 기원한다는 의미로 두루 쓰인다.
하지만 어원을 따져보면 그 뜻이 사뭇 달라진다. 아멘의 어원적 의미는 ‘흔들림이 없다’로 ‘그것은 확실합니다’로 해석하는 게 더 적확하다. 동의나 바람이 아닌 객관적 사실을 논할 때 쓰는 표현이다.
고 차동엽 노르베르트 신부는 지상에서 쓰지만 천국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언어들이 있다고 믿는다며 장난삼아 그 중 3대 언어로 ‘아멘’, ‘할렐루야’, ‘감사합니다’를 꼽았다.
1. 천국언어 ‘아멘’
설명이 필요 없다. 사람들 사이에서 ‘아멘’은 긍정이며 칭찬이며 궁극적으로 사랑이다. 우리는 ‘아멘’으로 구원받는다. ‘아멘’은 순명이다. 그러니 ‘아멘’이 천국의 언어다. 추임새로 “아멘” 하면 된다. 나도 그런 연습을 많이 했다. 회의하다가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아멘” 한다. 이처럼 집에서, 직장에서, 단체에서 대화하다가 상대방이 좋은 말하면 “아멘” 해 보자. 서로 기가 산다.
아울러 우리 주님께도 “아멘”을 많이 해 드리면, 저 위에서 들려오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아멘” 소리가 소낙비처럼 들려올 것이다.
2. 천국언어 ‘할렐루야’
할렐루야는 ‘찬미하다’를 뜻하는 ‘할렐루’와 ‘야훼’를 뜻하는 ‘야’의 합성어이니, ‘야훼를 찬미합니다’라는 뜻이 된다.
누구든지 ‘아멘’을 잘하여 하느님의 은혜를 입으면 입에서 ‘찬미’가 절로 나온다.
하느님의 피조물만 보아도 그 영광에 반하여 ‘할렐루야’가 터져 나온다. 그야말로 천국의 퀼리티다. 실로, 천국에 있는 성인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모르긴 모르되 온통 ‘할렐루야’ 합창일 것이다.
그렇다고 지루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철학적 용어로 그 ‘분여’에 불과한 이 세상살이가 흥미진진한 것을 보면, 그 본래적 실체는 얼마나 더하겠는가. 여하튼, ‘할렐루야’는 가장 확실한 천국의 언어다.
3. 천국언어 ‘감사’
우리가 감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감사는 ‘선순환’을 가지고 있다. 물론 불평의 ‘악순환’도 있다.
이들의 연쇄고리를 보면, 우리가 ‘은총’(축복)을 많이 받으면 그것을 인정하고 ‘감사’하게 된다.
이를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봉헌’ 예물을 올린다. 봉헌을 많이 할수록 다시 은총을 받게 된다. 이처럼 감사의 선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편, 자신의 상황에 ‘불만’을 갖게 되면 ‘불평’이 절로 나온다.
“나는 받은 것이 없어”, “내 삶은 불행의 연속이야” 등. 그러면 사람은 ‘인색’해져서 나눌 줄도, 감사할 줄도 모른다. 이렇게 인색하니까 또 받지 못하게 되고 다시 불만이 쌓여간다. 이처럼 불만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기도하다 보면 가끔 이런 말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요즘엔 왜 응답이 안 올까? 내 기도 끗발이 떨어졌나?” 이런 때 바로 점검이 필요한 순간이다. 응답이 안 오는 이유는 틀림없이 내가 떼먹은 감사가 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이 지금 감사 신용불량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일단 신용불량자는 거래가 안 된다. 이 거래를 다시 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태 안 갚은 것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천국에 이르는 확실한 사람은 ‘감사’를 아는 사람이다.
사실, ‘찬미’와 ‘감사’는 이웃사촌이다.
둘 다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에 대한 우리들의 반응인 것이다. 지상에서나 천상에서나! 이런 까닭에 나는 감사를 천국의 언어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세 단어를 자주 쓰는 사람에겐 지금이 천국이고 여기가 천국이다.
아멘, 아멘이다.
‘의지하다’, ‘믿다’, ‘의뢰하다’, ‘그렇다’는 뜻의 히브리어 ‘아만’에서 파생된 단어로(계 1:6), ‘진실로’, ‘참으로’, ‘온전하게’란 의미다.
구약성경에서는 물론 유대인의 회당에서 하느님을 경배하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믿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소원합니다’는 뜻의 간절함을 나타낸다(고전 14:16).
언젠가부터 미사 강론 때나 기도 날 때마다 큰소리로 “아멘” 하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짜증난다는 사람도 있고 분심이 든다는 사람도 잇고 마치 광신도처럼 보인다는 사람도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왜 “아멘” 할까?
‘아멘’은 그리스도교와 유다교에서 기도 끝에 하는 말로, 하느님께 정성껏 바친 기도의 내용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곡한 뜻이 담겨 있다.
‘아멘’이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이끄심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아멘”으로 응답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지키지 않을 경우 12가지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선포했을 때 온 백성이 “아멘” 하고 응답한 것이 좋은 예다.(신명 27,14-26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찬미의 기도를 노래한 후 그 끝을 ‘아멘’으로 마무리하였다. 이러한 예는 시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데 흔히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영원에서 영원까지! 아멘. 아멘!”(시편 41,14)하고 끝맺음을 한다. 아울러 하느님 말씀이 진실하며 영원할 것임을 강조하는 의미로도 사용했다.
신약성경에서는 ‘아멘’이 크게 3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다.
1. 신앙고백이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아멘” 하고 외쳤다.(1코린 14,16 참조)
2. 구약의 시편처럼 기도와 찬미를 ‘아멘’으로 마무리했다.
“창조주께서는 영원히 찬미받으실 분이십니다. 아멘”(로마 1,25)이라고 한 바오로 사도의 기도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3.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아멘’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진실성을 확인시켜 주시기 위해 먼저 “아멘”이라고 하신 다음 말씀하시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이렇게 하신 말씀이 마태오 복음서에는 30번, 마르코 복음서에는 13번, 루카 복음서에는 6번, 요한 복음서에는 25번이나 나와. 우리말 성경에는 “아멘”을 “진실로”(마르 3,28)라고 옮겨 놓았다.
그러면 미사와 전례에서 ‘아멘’의 의미는 무엇일까?
미사에서도 ‘아멘’이 3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1 본기도와 예물 기도, 영성체 후 기도 때 사제의 기도에 대해 회중이 “아멘”으로 화답하는데. 이는 사제의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뜻이다.
2. 장엄하게 바치는 감사 기도 끝에 사제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하면 모든 회중이 “아멘”으로 환호한다.
이때 하는 ‘아멘’은 감사 기도 전체 내용에 동의하고, 사제와 일치하여 감사 기도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표시로 보통 노래로 응답한다.
3. 영성체할 때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면 “아멘”이라고 대답한다.
이때의 ‘아멘’은 성체가 진정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체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심을 믿는다는 신앙고백의 표현이다. 인류 구원을 위한 주님의 희생에 동참하겠다는 다짐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영성체를 하는 신자들은 똑똑히,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한다.
이처럼 ‘아멘’은 나를 드러내는 표현이나 의미 없는 추임새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비는 간구다.
아멘 주의사항
① 성급하거나 별 생각없이 가볍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맹세나 서약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② 무게 있고 확신있는 소리로 해야 한다. 이유는, 자기 신앙을 고백하거나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③ 무엇보다 하느님을 의식하며 믿음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 앞에서 이뤄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 대한 진실된 신앙고백이다. 앞으로 ‘아멘’을 말할 때 이러한 깊은 뜻을 새겨 정성껏 표현하면 좋겠다. 아멘을 외친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죄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