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의 유래
화향백리(花香百里) :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 사람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또는
난향백리(蘭香百里) : 난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묵향천리(墨香千里) : 먹의 향기는 천 리를 가지만,
덕향만리(德香萬里) : 덕의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글의 유래는 잘 찾을 수 없으나 이와 비슷한 내용의 유래를 찾아보면,
중국 남북조 시대의 남사(南史)에 송계아(宋季雅)란 고위 관리가 퇴임을 앞두고 노후에 살 집을 보러 다닌 이야기 입니다.
그는 백만 금 밖에 안 되는 집값을 천백만 금을 주고 여승진(呂僧珍)이란 사람의 이웃집을 사 이사를 하게 되자, 여승진은 그 연유가 너무나 궁금하여 송계아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대한 송계아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백만매택(百萬買宅)이요, 천만매린(千萬買隣)’이라, 즉 백만 금은 집값으로 지불하였고 천만 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해 지불한 것입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 하려고 집값의 10배를 더 지불한 송계아에게 여승진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예로부터 좋은 이웃 좋은 친구와 함께 산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행복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은 가장 소중하고 또 오래 갈 것입니다.
또 한 예를 들어보면, 독일의 신학자 ‘찡크’는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현대인을 진단하였는데,
한 청년이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식수를 준비하여 길을 떠났으나 며칠 만에 물이 바닥이 나 기진맥진하며 걸어가다 실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시간이 지나 물소리와 새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는데 그는 아! 이제 정말 죽게 되는구나. 하고 물, 새소리에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사막의 베두인이 어린 아들과 함께 오아시스에 물을 길으러 왔다가 물가에서 입술이 타들어가 죽은 청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모습에 너무도 이상한 아들은
“아버지, 이 사람은 왜 물가에서 목말라 죽었을까요?”
“얘야! 여기 죽어 있는 젊은이가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란다.”
‘물가에서 목말라 죽은 현대인’ 그럴듯한 비유라 생각합니다.
나는 인향과 덕향을 갖춘 사람인지? 아니면 무늬만 그러한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