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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문화중 한가지 시니강 이란
필리핀 음식 문화 시니강
필리핀 '시니강'(Sinigang)은
야채 국물에 삶은 고깃덩이 한두 개가 전부인 국물음식이다. 생선이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와 야채를 가리지 않고 국물을 내는 조리방식은 국이나 찌개와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동남아 음식이어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특히 생선을 주 재료로 한 '시니강 나 이스다'(Sinigang Na Isda)는 콩나물만 들어가면
복어탕과 꼭 닮았다. 밥과 함께 먹는 시니강은 일찌감치 세계화의 길을 걸어 세계인들에겐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를 굳혔다. 필리핀 시니강을 살펴보면 우리 음식 세계화의 길이 보인다.
◆복어탕과 비슷한 필리핀 시니강
필리핀 마닐라 항구 방파제 가까이에 있는 마가파갈 시사이드 마켓 입구에는 과일 가게가 진을 치고 있다. 두리안과 포멜로, 구에바론, 파파야, 망고스틴 등 열대 과일들이 즐비하다.
과일가게를 지나면 해산물 천국인 시사이드 마켓이 나온다. 마닐라에서
가장 큰 어시장이다. 붉고 노란 생선과 조개, 새우, 로브스터, 해조류 등 별의별 해산물이 다 모여 있는 데다 시끌벅적한
모습이 마치 포항 죽도시장이나 부산 자갈치 시장에 온 듯하다. “시니강은 전날 술을 잔뜩 마시고 난
다음 날 아침에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숙취를 푸는 해장국으로 그만입니다.”
필리핀 교민 한병철(41`망고 가공업) 씨의 손에 이끌려 필리핀 전통 방식으로 시니강을 요리한다는 쿠지나(Cuzina)
시푸드 식당에 들어섰다. '요리한다'는 뜻의
쿠지나 식당은 180㎡ 규모에 식당 벽에 '초장, 소주 있음'이라고 한글로 쓰여있을 정도로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 식당에서는 시장에서 사 온 해산물을 필리핀 전통방식으로 요리해 준다. 종업원은 15명 정도로 저녁 시간이 되면 손님이 몰려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먼저 스팀으로 쪄 낸 알리망고 꽃게와 튀긴 비빌로브스터가 식탁 위에 올랐다. 가격에
비해 꽃게와 로브스터 속살이 너무 빈약하다. “여기서는 가격을 무조건 깎아야 합니다. 한국인인 걸 알면 해산물 가격을 높여 부르니까요.” 망고 수입상인
김보근(44) 씨는 자칫하면 바가지를 쓸 수 있다고 뒤늦게 귀띔했다.
드디어 주문한 생선 시니강이 나왔다. 다니크(Taniq)라는
두터운 생선토막이 많이 들어 있다. 어슷썰기를 한 무와 풋고추, 파와
깡콩이라는 야채를 썰어 넣고 끓여 낸 맑은 국이다. 깡콩은 마치 꽃대 올라간 시금치 맛 같다. 토마토와 가지도 국물에 푹 익혀냈다. 국물은 약간의 신맛이 우러난다. 무가 들어가 담백하고 국물이 시원한 생선국이라는 느낌이다. 2인분
한 냄비에 200페소. 우리 돈으로 6천원이다.
◆필리핀만의 식재료 타마린과 깡콩
시니강은 필리핀 사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국민수프다. 간장과
마늘, 고춧가루로 맛을 내는 우리 국이나 찌개와 비슷하지만 열대과일인 타마린(Tamarind)과 레몬, 깔라만시(Kalamansi)
등의 즙으로 맛을 내 신맛이 강하다. 이 신맛은 초절임이나 초무침처럼 한번 맛을 들이면
좀처럼 잊지 못한다. 타마린의 신맛과 필리핀 홍고추의 매운맛도 음식 맛을 독특하게 만든다. “필리핀 고추는 먹을 때만 잠깐 매워요. 청양고추와는 다르게 금방
입안에서 매운맛이 사라집니다.”
교민 한 씨는 다진 필리핀 홍고추를 시니강에 넣어 보란다. 매운맛은
잠깐이고 입안이 곧 편안해진다. 그래서 국물 맛이 더욱 상큼한 것 같다. 필리핀 사람들은 시니강에 밥을 말지 않고 밥에 끼얹어 먹는다. 주식이
쌀인 필리핀은 동남아 토속음식처럼 향신료를 쓰지 않아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식사를 마칠 무렵 주방장인 사깃 알버트(35) 씨가 주방에서 나왔다. 알버트 씨는 타마린으로 수프를 만들어 시니강에 쓰는 방법을 소개했다. 타마린은
새콤달콤한 맛에 독특한 과일 향까지 있어 달고 풍미가 깊다. 먼저 콩깍지처럼 생긴 껍질을 벗기고 끈적끈적한
과육과 섬유질만 재료로 사용한다. 중불에 10여 분간 삶아
식힌 뒤 손으로 주물러 으깬 다음 체에 밭쳐 걸러 내면 바로 타마린 소스 원액이 된다. 시니강을 만들
때는 양파를 볶다가 적당한 크기로 썬 롱빈이라는 풋콩깍지와 깡콩이라는 야채의 줄기만 넣어 함께 볶는다. 여기에
토마토를 넣고 다시 볶는다. 볶은 야채에 물을 충분히 부어 야채 국을 만든 다음 무 한 토막과 생선
토막, 타마린 소스를 넣고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춘다. 신맛을
더 높이려면 레몬즙을 치고 마지막으로 깡콩 잎을 넣고 한소끔 끓여 내면 된다. "타마린
소스를 사용하면 국물이 묽은 된장국처럼 뽀얗게 되고 훨씬 깊은맛을 낼 수 있지요.” 알버트 씨는 "깡콩은 시금치나 아욱처럼 식감이 미끈해 풍미를 높여 준다"고
설명했다.
◆맛 삼각편대 시니강, 아도보, 불랄로
7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해산물이 풍부하다. 거의 모든 식당이 제각기 다른 요리방법으로 자신들만의 해산물 요리를 선보일 정도다. 필리핀에서 해산물을 이용한 전통요리의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새우, 게, 굴, 생선, 가재 등을 이용한 기본적인 해산물 요리는 대부분 찌거나 삶고
튀겨서 소스와 함께 먹는다.
시니강에는 생선을 쓴 시니강 나이스다 외에도 새우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 ‘시니강
나 히폰’(Sinigang Na hipon), 돼지고기를 쓰는 ‘시니강
나 바보이’(Sinigang Na Baboy) 등이 있다. 식재료가
해산물로 바뀌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필리핀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시푸드 시니강 인기가 높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돼지고기 시니강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마늘, 양파, 토마토를 볶다가 돼지고기를 넣고 쌀뜨물을 부어 30분가량 끓인다. 무와 강낭콩, 깡콩을 넣고 푹 익을 때까지 더 끓여 낸다. 돼지고기 시니강에는 하루 전 식은밥으로 만든 볶음밥을 곁들여 먹는다.
시니강 다음으로는 ‘아도보’라는
전통음식을 친다. 시니강은 국 종류로 한 그릇 음식이지만 아도보는 국물을 자작자작 졸여서 삶은 고기
건더기에 끼얹어 놓은 한 접시 음식이다.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을 달짝지근하게 졸여 낸다. 특히 치킨 엔 포크 아도보는
필리핀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좋아한다. 냄비에 식초를 푼 물과 마늘, 소금, 후추, 월계수
잎 등을 넣고 끓이다가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푹 끓인다. 고깃덩이는 건져 낸 다음 간장, 적포도주, 갈색설탕 등을 추가해 바짝 졸인 소스를 고깃덩이에 부어주면
된다. '불랄로'라고 부르는 갈비탕과 비슷한 국물음식도 인기가
높다. 뼈 붙은 고기를 오랫동안 고아서 곰탕처럼 만들었는데 현지에서도 한국말을 아는 사람은 갈비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니강과 아도보, 물랄로는 모두 같은 유형의 전형적인 필리핀 전통음식이다. 물에 고기를 삶거나 졸여서 만든 공통점이 있다. 특별나거나 별스럽지도
않다. 그냥 국이고 찜이고 탕이고 밥일 뿐이다. 세계인들의
입맛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대중화된 맛의 보편적 수준을 이뤘다는 점이 경쟁력인 셈이다.
첫댓글 전 너무 시어서 못먹겠더라고요...ㅠㅠ...신김치찌게보다 더 신거같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