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속사 활동하며 별도 가족 법인 운영…국세청 세무조사 - 2017년 12월, 박희순 소유 건물에 설립...사내이사 박예진 - 법인 주소 찾아가 보니…오래된 주택가, 우편물 쌓여있어
배우 박희순. [사진=넷플릭스]
[필드뉴스 = 태기원 기자] 국세청이 지난해 박희순에 대한 세무조사 후 약 8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박 씨가 지난 2017년 설립한 가족 기획사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기존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면서도, 본인 명의의 법인을 운영해 연간 수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필드뉴스 취재에 따르면 이 법인은 ‘투팍플레이그라운드’로 2017년 12월 박희순에 의해 서울 용산구에 설립됐다.
박희순이 대표이사로 등록돼 있으며, 아내 박예진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 소속사 활동 중 별도 법인 운영…국세청 조사 대상 포함
배우 박희순이 2017년 12월 설립한 투팍플레이그라운드 건물 전경.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오래된 구옥이 즐비한 골목길의 단독주택에 위치해 있다. [사진=필드뉴스]
박희순은 2015년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6년간 활동했다. 이후 솔트엔터테인먼트를 거쳐 2023년 엔에스이엔엠(구 아이오케이컴퍼니)으로 이적했다.
그동안 그는 지속적으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가족 기획사를 운영해 왔다.
국세청은 지난해 박희순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투팍플레이그라운드도 함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후 박희순 개인에 대해 약 8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가 박희순의 가족 기획사 운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투팍플레이그라운드는 △방송 연예인 매니지먼트 △콘텐츠 개발 및 정보 제공 △영상물·음반·캐릭터 개발 및 공급 △광고 제작 및 대행 △공연 기획 및 연출 △소속 연예인 초상권 및 관련 캐릭터사업 △부동산 임대업 △온라인쇼핑몰 운영업 △의류, 잡화등 도·소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설립 이후 연간 수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려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 법인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체 명단에도 등록돼 있다.
◇ 가족 기획사 운영, ‘세금 꼼수’ 논란 이어질까
투팍플레이그라운드 사무실 앞. ‘2Park’이라는 표식이 눈에 띈다. [사진=필드뉴스]
연예계에서는 최근 유명 배우나 가수가 기존 소속사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탈세나 세금 절감 ‘꼼수’로 의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박희순의 경우, 여타 연예인과 다르게 기존 소속사에 몸담은 상태에서 별도 가족 법인을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더 큰 의문을 낳는다.
또한, 해당 법인에서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이 이뤄지는지 여부도 불투명해 보였다.
본지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위치한 투팍플레이그라운드 주소를 직접 방문한 결과, 이 법인은 단독주택 및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허가된 구옥에 위치해 있었다. 주변은 오래된 주택들이 즐비한 전형적인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으로 좁은 골목길을 여러번 지나야 겨우 법인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15년 배우 박예진과 결혼한 박희순은 지난 2016년 2월 이 건물을 매입했고, 2017년 12월 투팍플레이그라운드를 세웠다. 박 씨는 이 건물 주소지에 임대사업자도 냈다.
실제 건물 1층에는 숙소 대여 업체가 입주해 있었고, 법인 사무실은 2층에 위치해 있었다. 외부에는 ‘2Park’이라는 작은 표식만 있을 뿐 별다른 간판도 없었다.
사무실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업자등록 당시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이 번호는 과거 박희순의 소속사에서 사용했던 번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건물 우편함에는 법인 명의로 배달된 우편물들이 쌓여 있었고, 일부 우편물의 발송일은 두 달 전으로 기재돼 있었다. 적어도 최근 몇 달간 법인 우편물 관리 등 사무실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인 셈이다.
◇ “사업 절대 안 한다”던 박희순, 실제로는 법인 운영
박희순은 과거 인터뷰에서 “사업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18년 6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업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숫자에 약하다”며 “다들 아지트를 만들면서 가게를 내곤 하지만, 그냥 남들이 만든 아지트에 놀러 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인터뷰 당시 이미 가족 기획사를 설립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희순의 현재 소속사인 엔에스이엔엠은 본지의 관련 질의에 대해 “사생활이라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