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책 길을 걷다 - 전주편 *
한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그 날,
반가운 그림책 도반들 만날 생각에
아침부터 마음이 들썩들썩!
날씨까지 체크해가며 소풍 가는 날을
기다리던 어릴 적 아이처럼 신이났다
어쩌면 그림책에 새록새록 눈을 뜨고 있는
짝꿍 민들레와 함께 가는 첫 그림책 모임이어서
더 신이 났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집 담장 밖으로 뻗은 자목련 나뭇가지
너무 예뻐서 한참동안 눈맞춤했다
저 싱그러운 연두빛
기품이 느껴지는 자색
어디서 이런 고운 빛깔이 나오는걸까
싱그러운 연두빛처럼
기품있는 자색처럼 빛이나는 사람들
마음에 그림책을 품고 사는 사람들
마음에 품은 그림책과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
그림책 사람들이 '전주'에 모였다
40명 넘게 모였으니 이 또한 신비
그들이 품에 품어서 데려온 '눈' 그림책들
어떤 책을 가져왔는지 한 권 한 권 눈과 마음에 담아보았다
번잡한 한옥마을을 벗어나 고요한 편백숲
옹기종기 모여 나누는 그림책 이야기
숲, 그림책, 사람책의 콜라보는 언제나 아름답다
우리 4조 사람책들이 가져온 그림책
밥님의 '세 강도', 선물님의 '안녕, 첫눈 내리는 날아'
나무숲의 '작은 새', 일어나님의 '창 너머',
여전히님의 '빼떼'기, 베아트리체님의' 봄이다',
연두물고기님의 '시인과 요술조약돌'
숲에서 도시락 대신 그림책 나눠먹기
역시 그림책은 여럿이 읽고 함께 나누어야 제 맛이다!
'눈'에 대한 그림책으로 마음(이야기)을 나누었으니
이제는 '소리'로 눈을 떠보는 시간
심봉사 눈을 뜨게 하려고
민들레는 감기 걸린 목소리로 애절하게 소리를 했다
고수의 북 장단을 숲에 사는 바람이 대신하고
나는 민들레의 소리와 바람 소리를
더 잘 들으려고 잠깐 눈을 감았다
죽었다 살아 돌아온 딸 자식을 만나도
눈을 못 떠 볼 수 없는 심봉사의 마음이
절절하게 사람들 마음 속으로 파고 들었다
힘겹게 심봉사가 눈을 뜬 순간,
자신도 눈을 뜬 것 같았다고 누군가 말했다
늦은 점심, 건강 밥상으로 더 환해진
아름다운 사람들이 연두빛처럼 환하게 웃는다
점심식사 후, 그림책방 같이 가치에 갔을 때
그림책 '팔랑팔랑' 앵콜 낭독 중인 민들레를
'설레이는 달'이 찍어 내게 보내줬다
나를 따라 처음 그림책 모임에 나온 민들레가
사람들 앞에서 읽어 준 '팔랑팔랑'
이 날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중박은 친듯!
빨강늑대님은 그림책방 같이 가치에서 산
'팔랑팔랑'에 민들레 사인을 받아갔다
누군가에게는 당일 치기였고
누군가에게는 1박2일이었고
나에게는 2박3일이었던 시간동안
함께 길을 걷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정이 듬뿍 든 사람들이 모두 삶의 자리로
'팔랑팔랑' 떠난 다음 날
전주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불러온 그리움 때문일까
그림책 도반들과 함께 했던 '편백숲'에
'살랑살랑' 불던 바람이 그새 그리워졌다
************** 뒷 이야기 *************
이번 걷기 모임에 민들레가 가져간 '팔랑팔랑'은
지난 겨울, 제주 함덕 해변이 보이는
까페 '기역'에서 민들레와 눈이 맞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에 별 관심없던 나의 절친들이
그림책에 푹 빠져 그림책보는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든지 가슴 한구석이 간질간질했다)
내가 데려 간 '작은 새'는
봄눈(춘설)이 거짓말처럼 내리던 봄날,
서울 금호동 카모메 그림책방에서 데리고 온 그림책
여행 길 위에서 우리에게 온 그림책 두 권을
다시 길 위에서 나누다보니
그 그림책들이 우리에게 오던 날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우리에게 온 두 권의 그림책
나에게는 여전히님의 '빼떼기'가
민들레에게는 예리예리님의 '눈 깜짝할 사이'가 왔다
걷기 모임이 끝나고
둘이 나란히 앉아 우리에게 온 그림책을 읽었다
내게 온 '빼떼기'는 민들레가 더 좋아했고
민들레에게 온 '눈 깜짝할 사이'는 내가 더 좋아했다
이 또한 소소한 뒷 이야기의 재미
첫댓글 전동성당의 흰 피에타상과 붉은 동백꽃이 어쩜 저리도 잘 어울리던지요...
떠났다 돌아오면 늘 앓아요. 여운이 몸 속 피와 함께 돌다 다 빠져나가려면 사간이 좀 걸리더라구요...
‘아름다운 전주가 내게로 왔다!’ 입니다요~!!!
두 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 또한 감동의 하나.
끝까지 배려해 주신 예쁜 마음도 잊히지 않을 거구요.
이렇게 후기로 정리하다보니 참 고마운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이 마음으로 함께 해주셔서 더 풍성해진 그림책 걷기! 아름다운 풍경 속을 함께 걸었던 기쁨과 설렘이 새록새록 ^^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전주를 기쁘게 누리고 품어주셔서! 20대로 시간여행 하신듯 즐거우셨죠? 쑥이님! 행복해 하셔서 저도 행복했습니다!
새싹..새싹나무..나무숲 그리고 민들레^^하나로 이어진 이야기가 저에겐 감동입니다^^
2013년 혜화의 봄부터 2018년 전주의 봄까지! 그러고보니 뚜셰님과 여섯번의 봄을 함께 했군요! 그 시간동안 늘 애정 어린 눈으로 새싹의 성장을 '마음의 눈'으로 지켜봐주셨네요! 새싹이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민들레를 품게 되는 여정, 그 깊고 아득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뚜셰, 당신의 존재에 늘 감사 드리며 기도의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어요 ^^
뚜셰님! 새싹, 새싹나무, 나무숲을 되짚어 보니 2013년 봄이 넘 그립네요! 혜화 학회 사무실 빨간 쇼파도, 수업 끝나고 막걸리 마시던 주점도 새록새록! 그때 함께 술 마셔주던 고마운 도반들 얼굴도 새록새록!
새싹이던 시절, 기억의 끈! ^^
참 이상하죠? 저 사진 한장으로도 그때 그 날들이 선명하게 떠올라요! 매주 서울 오가는 길이 소풍 같았던 시간이었죠!
@새싹-나무숲 오 기억의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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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팔랑 봄바람이
눈깜짝할 사이에
비인 가슴에 찾아와
심장을 살랑살랑 뛰게 했다는...
감~사! 민들레숲~ ^_____^
그림책 팔랑팔랑에서
안녕하세요로 이어지는 댓글 ^^
빨강늑대님, 함께 해서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전 나무숲님과 민들레님보다가 간만에 바르르 가슴이 떨렸어요.
부용가를 나즈막히 불러주는 민들레님의 소리에 몰두하는 나무숲님 모습은 정말이지 넘 아름다웠습니다.
요 사진 이렇게 공개해도 되죠?
뒤에 눈치없는 저도 있네요^^;
@뚜셰 ㅋㅋㅋ 우리의 뒷모습은 뚜셰님이 담아주셨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