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4-5 패배 직후, "경우의 수"를 검색해 봤다. "7-2로 호주에게 승리하면 8강 진출 가능"으로 나왔다. 8득점, 3실점도 안 되고 딱 7-2여야 했다. 이론일 뿐 현실성 제로에 가까운 경우였다.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 같은 비현실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기적처럼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한 것이다. 아마 역대 WBC 최고의 경기로 기록될 것이고,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을 기록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9회 초 더 이상 득점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고의 삼진"을 택했다며 대만 팬들이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문보경 개인 SNS에 대만 사람들의 욕설이 난무하고 있고, 이에 대해 일본 야구팬들은 한국은 WBC 룰에 기초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반응했다. 문제가 있다면 득점이 아닌 실점을 따지는 이상한 WBC 룰에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복잡한 실점률을 따지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래 글은 야후재팬에 실린 관련 기사를 번역해 본 것.
<야후재팬 기사>
WBC 1R에서 한국이 "5점 차 득점, 2점 차 실점" 조건을 충족시켜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대만은 한국과 호주가 각각 1점씩 더 득점하면 기적적으로 대만이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9회 초 2사 1루에서 배트를 (고의적으로 안 맞게) 휘둘러 "고의 삼진"을 취한 문보경에게 분통을 터뜨리며 SNS에 비난을 퍼붓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 언론은 일제히 "도쿄의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 8강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호주에게 단순히 이기는 것뿐 아니라 "5점 차 득점, 2점 차 실점"이라는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한국은 5회까지 5-0으로 이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호주의 추격으로 6-2, 5점 차 승리 조건에 1점이 모자란 상태였는데, 9회 초 호주의 유격수 송구 실책과 한국의 희생 F로 1득점, "7-2" 조건을 충족하면서 17년 만에 1R 통과를 확정시켰다.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대만 팬들의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한국이 8득점하거나 3실점하면 대만이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만든 주범으로 문보경을 지목했다. 문보경이 득점 찬스에서 '고의'로 헛스윙을 해 삼진을 자초했다는 것. 한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득점이 필요 없고, 구원투수 조병현의 어깨가 차가워지기 전에 등판시켜 리듬을 유지하게 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
한국이 더 이상 득점하지 않아 8강 진출의 꿈이 깨진 대만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번 대회 타점 1위에 이날 게임에서도 "3루타 없는 사이클히트"에 3안타 4타점을 기록 중인 문보경의 "고의 삼진"에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서서 자고 있나?"
"왜 제대로 공격하지 않는 거야?"
"스포츠맨십이 없다"
“배트는 치라고 준 것이다. 안 칠 거라면 가져가지 마라"
“점수 차 조정하지 마라. 가운데 스트라이크도 휘두르지 않고 뭣 하는 거냐?”
“너는 메이저리그에도 갈 수 없다. 그대로 우물 안 개구리로 썩어라"
화풀이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보경의 인격을 상처 입히는 명백한 비방 메시지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 팬들도 응수했다.
"애초에 일본전에서 콜드 패한 것이 나쁜 것 아닌가?"
"여러분이 스포츠맨십을 이야기하는 것이 웃긴다"
이 밖에 중국과 대만의 정치 문제까지 언급하는 반론도 제기해 인스타그램이 큰 혼란 상태에 빠졌다.
어이없어하는 대만 사용자로부터 "스포츠맨십이 결여된 대만 네트워크 사용자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제발 이러한 행동으로 대만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대만인 여러분, 더 이상 부끄러운 일을 하지 말아 주십시오."
이러한 욕설 댓글을 보고 정말로 어이가 없다며 사과와 꾸짖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만 프로야구 통일 세븐일레븐 라이온즈에서 6년간 활약하고, 현재는 평론가로 활동 중인 OB 방창영 씨도 참석하여 이렇게 말했다.
“이미 늦은 시간이지만, 오늘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 계속 울렸다.
많은 팬들이 이번 건에 대해 코멘트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구단도 이런 일은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 프로야구 선수로서 몇몇 선수들에게도 의견을 들었다. 선수들이 일부러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한국)에게도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자신도 자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일은 매우 안타깝다. 이 건 이후에 리그도 모종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만 프로야구 환경은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 언론 "스포츠 조선"도 이러한 이상한 사태를 "8강 진출에 실패한 대만 팬들이 문보경 SNS에 몰려들어 분풀이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도쿄 돔에는 한국 팬, 호주 팬뿐만 아니라 대만 팬도 상당히 많이 있었다. 대만 팬들은 처음에는 한국을 응원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한국이 5점 이상을 득점하자 이번에는 호주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회 문보경의 삼진에 대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스트라이크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라고 전하며, 그 이유를 "한국은 이미 필요한 득점 조건 (7-2)를 충족하고 있었다. 더욱이 8회 말에 등판한 조병현의 어깨를 차갑게 해서는 안 되었다. 그 후에 던질 투수가 없었기 때문에 수비로 빠르게 이동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대만 팬들은 문보경의 개인 SNS에 몰려들어 분노를 쏟아냈다. "칠 수 있는 공을 치지 않았다"라는 것이 이유였다고, 이상 사태를 전한 후 이렇게 반박했다.
"1R 일본전에서 투수를 아끼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고 7회 콜드 게임 패배(0-13)를 '자초'한 것이 대만이다. 한국과 호주는 일본에 패했지만 끝까지 전력으로 싸웠다. 오타니 쇼헤이도 한국전 직후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대표팀의 클러치 히터로서 큰 역할을 한" 문보경이 4경기에서 타율 .538(13타수 7안타, 2홈런), 11타점으로 WBC 전체 선수 중 1위이며 OPS는 1.779임을 소개한 후, 이번 소동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만큼 활약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장면에서 삼진으로 끝난 문보경이 대만 팬들에게는 더욱 원망스럽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
대만의 전략은, 일본전엔 2진 급 투수를 기용해 포기하고, 한국전에 전력해 승리를 따내는 것이었다. 이 작전은 결과적으로 훌륭하게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호주전에서의 패배가 깨름직했을 텐데, 결국 호주가 한국에 패배함으로써 만사휴의(萬事休矣). 반면 호주는 대만과 달리 일본을 이기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고,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만약 호주가 대만처럼 일본전을 포기하고 한국전에 올인했다면 3승 1패로 여유 있게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 것. 호주 감독은 이것 때문에 귀국해서 "자아비판"을 하게 될지도..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