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시저, 고민에 빠지다
맛깔나는 영화여행/2011 건방떨기
2011-08-23 18:36:42
<미국 | 106 분 | 개봉 2011-08-17일 개봉작>
<감독 루퍼트 와이어트 출연제임스 프랭코 (윌 로드맨 역), 프리다 핀토 (캐롤라인 역), 앤디 서키스 (시저 역), 브라이언 콕스 (랜던 역), 톰 펠톤 (도지 역9>
저는 남들이 모르는 인류의 비밀을 하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창조에 대한 왜곡된 진실입니다. 그것은 바로 신이 창조하신 이 세상은, 신의 실수로 창조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그 실수가 어떤 것이냐구요? 바로, 저란 사람이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제가 태어난 것이 바로 신의 실수입니다. 왜냐구 물으시겠죠? 하지만, 왜냐구 묻는다면...그냥 웃을 뿐,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신의 실수로 나는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만 알뿐,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전혀, 설득력 없는 논리이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왜 하냐구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지금 이 글을 왜 읽고 계시는지요?
시저는 인간의 실수로 만들어진 침팬지입니다. 실험실에서 실험도구로 쓰여지던 침팬지들 중, 치매를 연구하기 위해 투약된 약물을 먹고 너무나 똑똑해진 침팬지의 자식이죠.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포악해진 어미 침팬지는 결국은 인간에 의해 안락사로 이 세상을 뜨고 맙니다. 차마, 그의 새끼까지 죽일 수 없었던 박사는 그를 데려가 키우기로 마음 먹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손에 의해서 자라나는 시저. 그는 너무나 영리한 침팬지로 자라납니다. 인간처럼 똑똑한 유인원으로.
시저에게 '감정'이 없었다면, 혹성탈출에서의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저는 '감정' 이 있는 동물이고, 급기야는 자신이 애완동물임을 달가워하지 않는, 점점 더 인간의 모습으로 자라납니다. '감정'뿐만이 아니라 자기의 '존재'마저도 의문시하는. 나는 대체 무엇이냐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실존적 고민까지 하게 됩니다. 시저는 주인을 잘 따르지만, 너무도 잘 따르고 아끼기에 사고를 치게 되고, 결국은 그는 인간이 아닌 '동물'이기에 사육시설에 맡겨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집니다.
그렇게 주인과의 이별은 시저에게 너무도 큰 고통을 주게 되고, 시저는 점점 더 똑똑해져만 갑니다. 그리고, 심지어 인간에 대한 증오심까지 키우게 됩니다. 그렇게, 자꾸만 발달이 되어만 가는 두뇌. 그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똑똑해질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인류와의 싸움은 시작되어 가죠.
저는 신의 실수로 태어났습니다. 마치, 시저의 탄생이 인간의 실수인 것처럼 말이죠. 시저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제가 있어야 하는 곳은 또 어디일까요? 시저는 점점 더 똑똑해져 가는 데에 반해, 저는 점점 더 멍청해져 간다는 것이 차이점일 뿐. 실수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시저와 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왜 태어나야 했는지,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는 시저도 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시저는 앞으로 또 어떤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게 될까요? 저의 실존적인 고민도 시저와 같습니다. 저는 왜 태어난 것일까요? 제 존재는 무엇일까요? 시저를 보면서, 너무 감정이입을 한 것 또한, 저의 실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가치있게 태어난 것이 분명합니다. 저의 보잘 것 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실수로 태어난 저를 가치있게 만들어주시니까 말이죠. 그래서, 지금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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