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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hill School에서 학생들과 함께 >-
계속 지도를 보아 가며 주소와 대조하고 확인해가면서 때로는
길을 묻기도 하면서 그렇게 초행길을 어렵게 찾아갔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가 교문도 없고 학교 표지판도 보이지 않아
근처까지 다 가서도 이 학교를 찾는데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2차선 도로에서 아무 표시도 없는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이
학교 입구였고, 생나무 담장과 숲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학교 건물이 길가에서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도 싸 가지고 간 김밥을 교정의 잔디밭에서 먹고
학교 내외를 둘러보았습니다.
교실, 기숙사, 식당, 운동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학생수에 비해서 굉장히 넓은 부지와 잔디 운동장 등
넉넉하고 여유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수영장도 있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비는 수업료, 기숙사비 모두 합해서 한 학기(4개월)당
한화로 약 1,0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영국은 이 학교를 비롯해 모든 학교가 3학기제 입니다.
Summerhill School에서 학생들과 함께
오후 2시부터는 본관 넓은 중앙 홀에 전교생이 모여서
규칙을 정하는 회의를 하는 것을 참관했습니다.
학생 대표가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하고
선생님이 그 옆에서 서기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의장 역할을 맡은 여학생은 정면 가운데 서서 회의를
주관하고 있었는데 유방이 거의 다 보이는 노출이 심한
상의를 입고 있어 배꼽도 다 들어 내놓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카페트가 깔린 홀에 의자도 없이
바닥에 둥그렇게 자유롭게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주로 연장자 학생들이 발언을 거의 독차지하고
어린 학생들은 그저 구경이나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교사는 옆으로 비스듬하게 누워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고,
어린 학생들 몇 명은 배를 깔고 엎드려서 사탕을 먹고 있었으며,
또 한 학생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가지고 들어와
그걸 깔고 앉아 있었습니다.
중앙 홀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아이들이
쪼그리고 앉아서 회의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교장은 카메라를 들고 가끔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어서 발언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전교생 회의는 이 학교의 모든 것을 투표로 결정하는
일종의 국회 같은 곳인데 교장도 한표, 5세 학생도 한표 였습니다.
완전한 민주주의였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서 자유와 방종의
구분을 관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무척 자유롭고 무질서한 것같이
보였지만 역시 무엇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만나는 아이들 마다 매우 순수하면서도 구김살 없고
활기 차게 보였습니다.
함수곤 올림
* 이 글은 함수곤 교수님이 영국에 교환교수로 가 계셨던 시기인
2004년 5월 11일에 보내온 메일을 여기에 다시 옮겨 실은 것입니다.
* 편집 : 西湖 李璟煥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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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 Rieu / My Way - Frank Sinatra >-
첫댓글 감동입니다.
summerhill school !!
얼마나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민주적인 수업형태!!
책에서만 읽던 내용을 참관기로 대하니 더욱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16년이 흘렀습니다.
서머힐 스쿨의 교육 목표 방침은 학업성적 위주의 주지교육이 아니라 '행복, 성실, 조화, 사회성 함앙 등에 중점을 두고 있어 1960년대 초부터 유럽, 미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교육계에도 큰 반향과 영향을 준, 그 당시로서는 매우 신선하고 참신한 교육 철학으로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 현장을 직접 함 대표 내외분이 참관하셨다니 얼마나 보람찬 아름다운 추억이시겠습니까? 자랑스럽고 부럽습니다. 감동적인 기록물을 재현해 주신 이 회장님 고맙습니다. 한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