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400년이 넘도록 중요한 문화적 역할을 하도 있습니다. 17세기에는 베네치아에서만 1000개가 넘는 오페라가 초연되었고, 18세기에는 그 수를 훨씬 능가합니다. 아마2000개가 넘을 겁니다. 그리고 나폴리와 베네치아의 오페라 극장만 따져보아도 지금까지 4000개의 오페라가 초연되었고,이탈리아 전체를 보면400여 년 동안 3만 편가량의 오페라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지금까지 5만여 개의 오페라가 초연되었습니다. 지난10년간만 해도 500개가 넘는 오페라가 초연되었습니다. 게다가 옛 작품이 계속 발견되면서 오페라의 레퍼토리는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오페라가 주목받을 만한 따끈따끈한 장르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오페라가 뿌리를 내리고 성정하게 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부터 비약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인간이 목소리가 지닌 매력,그리고 자신을 드러내고 표출하려하는 지배자와 지배기구의 욕구입니다. 거기에다 항상 축제 분위기를 만들며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는 화려하고 멋진 오페라라는 장르의 특성이 또 한몫을 보탠 것이지요. 오페라를 돋보이게 만드는 특성은 여러 다양한 예술 분야가 고르게 한데 어우러진다는 점입니다.성악음악,기악음악,연극,춤,문화,회화가 하나로 모이는 장르가 오페라 말고 또 있을까요? 바로 이 다양성이 청중을 불러 모으는 힘입니다.수 세기 동안 수많은 청중이 오페라를 보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오페라 극장을 찾았지요.또 은근히 자신이 엘리트 그룹의 일원이라고 뻐가고 싶어 하는 욕구도 사람들이 오페라를 관람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도시치고 오페라 극장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경비를 생각해본다면, 오페라는 사치스럽고 화려하며 평범하지 않은 예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오페라는 항상 사화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이었지요. 특히 정치적 문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입니다. 오페라는 지배자에게 복종하거나 아니면 지배자를 화나게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소스타코비치의<므첸스크 맥베스 부인(Lady Macbeth of the Mtsenk District)>이지요. 1934년 모스크바에서 이 오페라가 초연되자마자 스탈린의 지시로 「음악이 아니라 카오스」라는 기사가 실립니다. 오페라 상연은 즉시 금지되거나,작곡가는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힙니다. 그렇다고 오페리가 독재정권에서만 정치적인 파급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극장은 2006년 프로그램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이도메네오>를 삭제 합니다. 극장장이 오페라의 자극적인 연출이 이스람교도들의 반발을 일으킬까 두려워 상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죠. 이를 놓고 국제적으로 예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한편 오페라와 사화의 관계는 폭넓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궁정 문화에서 시민 문화로의 전환,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맞물린 청중의 변화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아마도 오페라가 여전히 매혹적인 것은, 항상 그 안에 생기 넘치고 다채로운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사랑과 죽음,질투와 권력 싸움,배신과 화해 등 인간에 관한 주제들과 생동감 있는 잘문들이 끊이지 않습니다.오페라는 기대를 불문하고 사랑받으며 매력적이면서 돈이 많이 드는 예술입니다. 그리고 연출가 알렉산더 클루게(Alexander Kluge)의 말대로 “느낌을 뿜어대는 발전소”이죠. <출처:쾰른음대 교수진,‘클래식 음악에 과한101가지 질문’_0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