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옥"을 보다 보면 매회 마음에 와 닿는 대사들이 꽤 많다.
간체자 대사를 다 알아듣고 보는 것은'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할 수' 있는 나에게 한글로 적혀 있는 화면의 대사는 감지덕지다.
이 대사는 새해를 맞아 동네 사람들에게 춘년을 적어 주고 있는 언정을 보면서 장옥이 떠올린 생각이다.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있는 언정은 자신을 그저 현재의 택배기사같은 "표사"라고 밝혔지만 명문가 집안의 아들로 자란 그는
감춰도 감춰지지 않는 본모습을 장옥에게 자주 들키는데,장옥은 공부머리가 없어 아는 글자가 몇 개 안 되고 어려운 표현은
잘 알아듣지 못 하는 순수한 18살 처녀지만 언정이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문장의 뜻을 해석해 줄 때 그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자신이 언정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장옥이지만, 몸이 나으면 떠날거라는 언정의 말을 늘 되새기는터라 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없다. 성 하나를 통체로 도륙을 내 버릴 정도로 잔인하며,차갑고 냉혹한 성정의 언정이
유독 자신에게만 따뜻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는데도 순진하고 둔한 그녀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단순히 자기 혼자만의
감정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을사람들에게 춘련을 써주고 있는 언정을 보면서 이 날 문득 언정에 대한 자신의 사랑의 실체를
깨닫게 된다.
흘러가는 자막을 보고 드라마의 대강의 내용만 기억했는데 글로 쓰인 대사를 보니 마주친 언정의 시선 속에 든 왜 그러느냐는
물음에 장옥이 아무말 없이 환하게 웃어 보인 이유를 알게 되어 이 장면이 더욱 마음에 든다.
첫댓글 벌써 10년이 지난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이 연상 된다.
비밀의 문을 통해 캐나다로 이동한 공유와 김고은이 공원의 분수대 앞에서 고은은 환하게 웃으며 분수대를 따라 돌고 공유는 한 켠에 앉아 시집을 보면서 그녀를 바라보던 모습이 말이다. 단풍잎?이 떨어지는 시집의 한 쪽에 적혀있던 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유독 그 장면은 기억한다. 그 장면이 '축옥' 13화의 이 장면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