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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에 호반체육관에 다녀온 이후 11일씩이나(?) 경기를 기다려 왔습니다.
좋아하는 팀의 경기는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보는 것이 가장 제 맛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집에서 생중계로 김동훈 - 차양숙 - 신혜인 해설위원님의 친절한 해설과 가끔씩 터지는 농구 위트(?)를 들으며 경기를 즐기는 것도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생각합니다.
특히, 차 위원님은 영국의 'THE SUN' 신문사에 버금가는 정보력으로 많은 팬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선수들의 중요한 개인사, '남자 친구 유무'를 해설과 인터뷰를 통해 시원~하게 밝혀 냄으로써 중계 시청에 소소한, 아니 아주 큰 '빅재미'를 주시고 계십니다.
차 위원님의 이런 정보력으로 인해 여러 중계 방송에서 이미 신정자 - 박세미 - 김진영 - 이경은 선수 등등의 '남자 친구 관계'가 만천하에 공개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선수들의 '비밀(!)'이 차 위원님의 입을 통해 공개될 것 같습니다. 선수들 각자가 개인사 관리에 있어서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ㅋ
우리은행은 9일 춘천에서의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참패 가까운 패배를 당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외곽 수비 로테이션의 실패로 인한 외곽 대량 실점이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이 경기에서 이연화 선수의 컨디션은 최상이었습니다. 이연화 선수 자신도 인터뷰에서 "그 분이 저에게 오신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슛 감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연화 선수가 이렇게 대량 득점을 할 수 요인 중 반 정도는 우리은행의 수비 허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연화 선수는 1쿼터 초반부터 절정의 슛 감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은행 벤치에서 짐작할 수 있고, 지시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연화가 오늘 '필'을 받았으니 박스 원을 해라."입니다. 실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굳이 슬램덩크 만화에서의 장면을 상기해 보자면, 북산 대 해남 전에서 해남은 전반전에서 25득점(27득점인가...)을 미친 듯이 집중시킨 서태웅에 대해 후반 들어 전호장에게 끈덕진 박스 원을 지시해 서태웅의 후반 득점을 6점으로 묶는 데 성공, 승리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에서도 전호장처럼 "연화(언니)는 제가 막아내겠습니다."라고 라커룸에서 패기 있게 나서는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9일 경기에서 전호장을 빙의할 수 있었던 선수는 고아라 선수나 김은경 선수라 생각합니다. 물론, 김은경 선수가 1쿼터 초반 수비 로테이션에서의 혼동으로 이연화 선수를 몇 번 놓쳤긴 하지만 후반에 수비 전용으로 내보내 이연화 선수 전담 마크를 시켰더라면 이연화 선수 결코 29득점이라는 대기록은 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6~8라운드에서 우리은행을 상대하는 팀의 선수 중에 이연화 선수처럼 그 날 '미친 감'을 자랑해가는 선수가 딱~!! 보인다면 조혜진 감독대행님이 변형적인 수비 작전도 마다하지 않고 과감히 써야 하겠습니다.
9일 경기에서 공격 면을 본다면 고아라 - 이승아 선수의 3점슛 폭발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을 마무리하는 우리은행에게 공격면에서 가장 필요했던 것은 '3점 슈터'였습니다. 제가 일전의 글에서 김은혜 선수를 적극 활용하라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정작 김은혜 선수는 2012년의 첫 세 경기에서 3점슛을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극악의 부진을 드러내며 우환거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다행히 김은혜 선수를 대신해서 젋은 선수들이 3점을 펑펑 터트리며 이 우환거리를 몰아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슛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고로 연습이나 경기 시 선수들의 슛을 자세히 관찰하게 되는데, 저의 미숙한 관찰력에 의하면 고아라 선수는 외곽슛을 '쭉 밀어 쏘는' 스타일입니다. 이 스타일로 슛을 쏘게 되면 포물선의 각도가 다소 낮아지게 되나, 먼 거리에서의 성공률은 높아집니다.
슛에 대해 더 말씀드리자면 골대의 링과 U자 형태의 3점 슛 라인 간의 거리는 어느 각도에서나 다 같습니다. 하지만, 슛을 쏘게 되는 각 각도에 따라 슛을 쏘는 느낌과 폼은 조금씩 달라지게 마련인데 고아라 선수의 슛은 정면이나 좌우 60도 지점에서 성공률이 높은 슛입니다. 실제로도, 2012년 들어 고아라 선수가 3점슛을 성공시킨 각도를 보면 정면~좌우 60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3점슛 패턴을 짤 때 고아라 선수가 슛을 하게 되는 패턴이면 이 지점에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이승아 선수가 경기 전 슛 연습하는 것을 자세히 보신 분이라면 연습 시간 동안 이승아 선수가 박언주 선수의 조언을 받으며 90도 사이드 슛 연습에 매진하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박언주 선수 슈팅 한 번, 이승아 선수 슈팅 한 번....이런 식으로 연습을 하는데 선배 선수가 후배 선수의 부족한 점에 대해 친절하게 지적, 지도하는 좋은 모습을 호반체육관에 갈 때마다 볼 수 있어 흐뭇합니다.
박언주 선수의 정이 넘치는 조언은 시간이 갈수록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연습 시 반도 안 들어가던 이승아 선수의 양 사이드 3점슛이 이제는 성공률이 50%를 훌쩍 넘기게 되었습니다. 9일에 연습 시간에 제가 일정 시간동안 동네 농구에서 자유투 시합하며 "일영....이영....삼일....사이...." 식으로 슈팅 시도 갯수와 성공 갯수를 셀 때처럼 성공률을 재어 보니 15개 중 9개인가 10개가 들어가더군요.
그래서 9일 경기에서 은근히 이승아 선수의 사이드 3점 성공을 기대했는데 불행히도(?) 사이드 3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4쿼터에 정면에서 하나, 오른쪽 45~60도 지점에서 두 개, 총 세 개의 3점슛을 쏘아 세 개 다 성공시키는 고감도의 슛감을 보이더군요. 외곽 슈터에 목말라 있는 우리은행으로서는 정말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양지희 선수의 컨디션에 대해 조금은 의심해 볼 수 있겠습니다.
구단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보노라면 아주 일부 분들의 양지희 선수에 대한 인신공격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 올리기 아주 힘든 민망한 말들이 많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고 싶지 않으나, 굳이 하나만 꺼내 보자면 '경기 흐름을 끊는 '멍청'한 플레이를 한다.'입니다.
물론, 오늘 경기에서 양지희 선수는 두 개의 이지 슛을 놓쳐 경기 전반의 상승세를 다소 멈추게 했고, 경기 후반 여느 농구 경기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차징(공격자 파울)에 의한 5반칙 퇴장을 여러 팬들에게 보여주며 하은주 선수 수비에 대한 조 감독대행님의 근심을 가중시켰습니다.
이지 슛 실패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도(참고로 변연하 선수같은 출중한 기량의 선수들도 간혹 이지 샷 실패를 하곤 합니다.) 차징에 의한 퇴장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할 수 있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밀어부치는 것도 때로는 좋지만, 그 상황에서는 파울을 유도하는 플레이 아니면 킥-아웃을 해야 했습니다.
우리은행은 3쿼터에 하은주 - 김단비 - 이연화 선수에게 연거푸 득점을 허용하며 두 자릿 수 점수차를 허용했지만 이는 9일 경기에서만큼 큰 점수차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행 선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이나 움직임이 그만큼 브레이크 기간 전에 비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4쿼터에 우리은행은 양지희 선수만 건재했더라면....... 간만에 안산와동체육관을 찾아오신 팬 분들께 더욱더 박진감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아주 일부 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양지희 선수는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선수라 생각합니다. 더 쉽게 말씀드리자면, 양지희 선수는 '똑똑한' 플레이를 많이 보여 주는 선수입니다.
센터 선수는 골밑에서의 전쟁이 본업이지만, 많은 경우에 '멀티 플레이어'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주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상대 센터를 밖으로 끌어내어 골밑을 비게 해 우리 팀 선수가 용이하게 골밑으로 돌파할 수 있게 하는 플레이, 외곽으로 나와 스크린을 걸어주고 안으로 돌아 들어가는 플레이, 자신에게의 더블팀을 이용한 외곽의 빈 공간에 있는 자기 팀 선수에게의 킥-아웃 패스 등 센터 선수는 여러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은행에서 양지희 선수는 센터 자원 중 이 플레이를 가장 잘 하는 선수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센터 플레이는 이렇게 말로 늘어놓기는 쉬워도 실제로는 하기 힘들다는 것은 농구에서 센터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다 아시는 것입니다. 이 플레이들을 어느 때에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실행할까의 문제는 많은 자기 연구와 팀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강한 실천력도 요구됩니다. 현재, 리그 최고의 멀티 센터 신정자 선수도 수많은 시간 동안 자기 연구를 하고 강한 실천력을 날마다 다짐했을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일인데도 말이죠.
오늘 경기에서는 양지희 선수가 컨디션이 안 좋아 본래의 '똑똑한'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이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차세대 센터인 이정현 선수는 요즘 출장 시간을 소소하게나마 보장받으며 '돈 주고도 못 사는' 소중한 실전 경험을 신인 시절부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정현 선수에게 기대가 가는데 이러한 기대에서 몇 가지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인 마인드로 실전에서 발휘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정현 선수가 경기 전 슈팅 연습을 하는 것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정현 선수는 원 핸드 슈팅이 매우 부드럽고, 페인트 존 안에서의 성공률도 높습니다. 문제는 실전에서 오픈 찬스 시 슛을 쏠 때 다소 위축되는 경향이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슛을 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슛을 쏠 때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아.. 이거 못 넣으면..','아 이게 들어갈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슛은 무의식적으로 흐트러지고 흐트러진 슈팅은 링을 외면하게 됩니다. 슛을 쏘는 그 순간에는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연습 때 하던 것처럼 자연스레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야 연습 때처럼 공이 링을 촥~ 하고 통과합니다. 이정현 선수는 슛을 쏘는 순간에 생각이 다소 많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오픈이 되면 자신있게, 빈 마음으로 슛을 땡겨야 합니다.
이정현 선수의 또 다른 강점은 부드러운 스텝과 터닝 기술입니다. 이정현 선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저는 계령 언니가 좋습니다."라고 털털하게 말하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이정현 선수는 본래 가지고 있는 기술로 보았을 때 자신의 룰-모델을 정말 잘 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보면, 이정현 선수는 이러한 자신의 좋은 기술을 반도 발휘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몸싸움을 싫어해서? 힘이 달려서? 아닙니다. 자신감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고, 과감히 공격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근 경기에서는 이런 자신감 없는 모습이 어느 정도 상쇄가 되었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 동안 이정현 선수는 공격 시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기술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경험치가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실전 코트에 대한 감이 오고, 더 시간이 지나면 김계령 선수 못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수비 시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위치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경기만 놓고 말씀을 드려 보자면, 경기 후반 양지희 선수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자 이정현 선수가 양지희 선수 대신 하은주 선수를 수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정현 선수 개인에게 경기의 승패를 떠나 고액의 정통 센터 수비 수업을 받는 것과 다름없는 소중한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은주 선수를 수비하는 요령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뭐니뭐니해도 하은주 선수가 골대 가까이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막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밖으로 밀어내는 수비인데 이는 왠만한 신장과 힘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은행에서 이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가 바로 이정현 선수입니다. 양지희 - 배혜윤 선수는 신장과 힘 면에서 하은주 선수를 완전 봉쇄하기에 어려움이 큽니다.
양지희 선수를 대신해 하은주 선수를 맡게 된 이정현 선수는 오늘 경기에서 하은주 선수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골밑에서 활개를 치도록 만드는, 팀에 있어 우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신한은행의 다른 선수와 하은주 선수가 사이드에서 2:2 게임을 하려 합니다. 이 때 하은주 선수는 스크린을 하러 외곽 가까이로 나오게 되는데 이정현 선수는 하은주 선수를 따라 외곽으로 나와 스위치를 하더군요.
신한은행에서는 그것을 노린 것입니다. 하은주 선수의 스크린을 받은 선수는 돌파 후 최윤아 선수에게 패스, 그동안 하은주 선수는 재빨리 이정현 선수가 스위치하느라 비운 골밑으로 달려가고 최윤아 선수의 로빙 패스, 공짜나 다름없는 슛 성공...
하은주 선수는 페인트 존 밖에서 슛을 거의 쏘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득점이 페인트 존, 그것도 골대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의 골밑 슛으로 이루어집니다. 그것을 감안할 때, 이정현 선수는 앞에서와 같이 하은주 선수를 따라 나와 스위치를 해야 되는 것이 아니고 하은주 선수가 노리는 곳 바로 앞 길목(페인트 존 선 바로 앞)에서 자세를 낮추고 지키고 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상황에서도 페인트 존 근처에서 하은주 선수를 따라다니며 몸싸움으로 하은주 선수를 페인트 존 밖으로 밀어내야 합니다.
여러 분들께서 지적하셨듯, 우리은행이 앞으로 박혜진 - 이승아 - 이은혜 선수 맴버를 유지하고 이들을 잘 이끌어 간다면 2~3년 내에 우리은행은 '가드 천국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오랜간만에 경기에 출전한 박혜진 선수는 그 동안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코트에서 풀어버리며 2번(슈팅 가드) 역할을 잘 소화해 냈습니다. 경기 후반에 득점이 터지지 않은 점이 아쉬운 대목이겠지만, 경기 초반 터트린 2개의 3점슛과 상대 선수를그대로 달고 바로 올라가는 과감한 레이업은 앞으로 국가대표 장신 가드로서의 박혜진 선수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박혜진 선수는 속공 시 패싱 능력과 대인 수비만 조금 보완한다면 오프 시즌 때 모든 팀들이 탐내는 가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지금도 일부 팀에서 박혜진 선수를 영입하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구정 설도 지나는 시점이니만큼 박혜진 선수가 작년 말의 상처를 훌훌 공중으로 털어버리고 예전같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코트에서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경기 후반의 백미는 같은 1년차인 이승아 선수와 김규희 선수의 매치업이었습니다.
김규희 선수는 최근 최윤아 선수의 백업으로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김규희 선수의 모습을 보아하면 임달식 감독님 - 전주원 코치님 - 위성우 코치님의 선수 키우는 재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몇 번 보여준 굿 디펜스와 게임 조율은 앞으로 최윤아 선수의 부담을 덜어줄 어린 주전급 백업 가드의 출현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우리은행에서는 이에 이승아 선수로 하여금 김규희 선수를 공략케 했습니다. 이 때부터 이승아 선수의 임팩트 넘치는 득점쇼가 펼쳐지게 되었는데 역시나 같은 년차이고 고등학교 때 라이벌이었다 해도 팀에서 25분 이상을 뛴 주전 선수와 최근에 와서 출전 시간을 보장받는 선수와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임달식 감독님은 이에 더 이상 이승아 선수의 기를 살려주지 않기 위해 최윤아 선수를 다시 코트에 내보내더군요.
여러 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이승아 선수는 쉬운 공격보다 어려운 공격을 더 잘 합니다. "어 저걸 어떻게 넣지?"가 나올 의아한 상황에서도 득점을 해냅니다. 그만큼 경기 운영을 하느라 시도를 잘 하지 않았던 본래의 득점 능력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동안 조혜진 감독대행님이 이를 감안하여 이승아 선수에게 직접 공격을 더욱 주문하고, 이승아 선수를 위한 패턴도 2~3개 정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아 선수의 공격력까지 팀 플레이에 가미되면 포인트가드 - 슈팅가드 포지션에 있어 변화의 폭(박혜진 - 이승아 - 이은혜 선수를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1,2번을 드나들게 하는)이 넓어지게 되는 긍정적인 현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김단비 선수는 전반 득점에 있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득점을 몰아치며 자신이 왜 요즘 '여농의 대세'인가를 안산와동체육관을 찾은 팬 분들께 보여 주었습니다.
9일 호반체육관에서 저와 같이 간 후배 녀석이 김단비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선수 정말 움직임이 부드러워요. 남자농구 선수 부럽지 않아요." 곧이어 한 말, "우리은행에서 저런 선수를 적극 영입했으면 좋겠어요." 역시나, 우리은행 팬다운 이야기였습니다. 후배 녀석의 지적은 정확합니다. 김단비 선수의 움직임은 여느 선수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신장이 큰데도 움직임이 부드럽고 돌파가 물 흘러가듯 술술 됩니다.
김단비 선수는 앞으로 신세계의 김정은 선수와 함께 여랑이 포워드의 양 날개를 이룰 선수입니다. 이 두 선수의 팀 스코어러의 모습을 보는 것은 여자농구를 보시는 많은 분들의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 두 선수를 보면서 두 선수를 비교해 보는 것 또한 즐거움입니다.
개인적으로, 김단비 선수는 김정은 선수보다 패싱 능력이 조금 좋다 생각합니다. 물론, 김정은 선수가 몸담고 있는 신세계의 팀 사정 상 김정은 선수는 공격 시 패싱보다는 득점에 치중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나, 그래도 김단비 선수의 패싱력은 김정은 선수보다 조금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있는 곳의 반대쪽(위크 사이드) 외곽에 있는 자기 팀 선수에게의 크로스 패스 타이밍이 빠르고도 정확합니다.
앞으로 김단비 선수가 이런 패싱 기량에 있어 더욱 발전을 보인다면? 불과 2~3년 후에 김단비 선수는 국가대표 신(新) 에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조금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겠지만 마이클 조던이 현역 시절 위대한 선수로 전세계의 농구 팬들에게 추앙받았던 까닭은 비단 전성기 시절 평균 30점대를 찍어대던 득점 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시카고 불스 시절 스카티 피펜과 더불어 득점하기 좋은 자리에 있는 동료 선수에게 입맛에 딱 맞는 패스를 할 줄 아는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농구 황제', 더 나아가서 '농구의 신'라 불려지는 것입니다.
앞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여농의 마이클 조던 대세 김단비'라는 좋은 별명이 우리 나라 스포츠계에 널리 퍼지길 김단비 선수를 보며 기대해 봅니다.
오늘 경기에서 신한은행의 결점을 뽑자면 경기 초반 슛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안 좋았다는 것입니다.
경기 초반 이연화 선수와 강영숙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의 슛 밸런스가 '어~?? 저 선수들이 저럴 수가 있을까?'라 생각될 정도로 신한은행 선수들의 슛은 링을 외면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브레이크 기간 동안 푹 쉬었던 다른 팀들과는 달리 공중파 방송 녹화 등의 행사를 치뤘구나. 그래서 피로도가 아직 쌓여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벤치에 앉아계신 임달식 감독님의 표정에는 상당한 여유가 흐르고 있더군요. '전반에 이래도 후반에 이기면 돼.'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듯 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3쿼터에 하은주 선수 출근(?), 점수차 확보...승리. 늘 이기던 공식 그대로였습니다. 다른 팀 팬 분들은 이에 식상해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임달식 감독님도 이에 할 말이 있습니다. 할 말이란 아마도, "게임이란 이길려고 하는 거지 질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길려면 상대편에게 위협적인 무기를 적시적소에 잘 사용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일 것입니다.
신한은행의 승리 공식에 도전하는 다른 팀 감독님들의 전략을 보는 것도 여자농구를 보는 또 히나의 재미입니다. 매 경기마다 같은 공식을 써서 승리한다고 임 감독님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보다는 이런 전략전을 직관 혹은 중계로 보고 나름대로 각 전략의 장단점을 꼽아 보는 과정에서 팬 분들의 농구를 보는 눈도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둔해서 아직 각 구단의 '신한의 승리 공식 깨기 전술'이 대충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잘 모르겠지만요.ㅠㅠ
곧 구정 설입니다~ 모든 팀 코칭스텝, 선수들, 팬 분들 구정 설 福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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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지막 부분쯤에서 괜히 울컥했어요. 좋은 관전평,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잘읽었습니다... 진짜 글 읽을때마다 배워가네요ㅎ
새해복 많이받으십쇼 ^^
저도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이승아-김규희 매치업에서는 이승아 선수가 더 돋보이더군요.
1라운드 1순위와 5순위의 차이이기도 하고 출전 시간에 따른 것일 수도 있고..^^
그리고 글에 쓰신 것처럼 굳이 이승아 선수를 1번으로 한정지어서 키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번 포지션이나 아니면 듀얼로 가도 괜찮을 거 같아요. 물건입니다. 이승아 선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맏으세요~^^
우리은행의 앞선에서 수비하는 선수들의 스텝에 문제가 있는지 상대가드가 방향전환을 할때 움직임을 막아버리는 모습이 안나오는데 최윤아 이미선 선수의 사이드 스텝으로 길목을 막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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