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살며
김 영 숙
코로나 뉴스가 종일 방영되고 있었다. 찬바람 탓에 움직이기 싫은데 더욱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고 하고, 될 수 있으면 외출도 하지 말라고 권고하니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바쁘게 살다 오랜만에 휴식을 하니 편안해서 좋긴 했다. 강요된 휴식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전부 찾아서 보기도 하고, 그동안 밀린 집안일도 챙겼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니 하루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외출하지 말라고 했지만 좀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밖은 차가운 날씨였지만 건강을 위해서 골목을 걷기 시작했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한적해진 골목길에는 새들이 여기저기 모이를 쪼아 먹고 있었다. 자유롭게 다니는 새들이 부러웠다.
코로나가 가져온 불편한 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우선 외출을 제대로 할 수 없어 갇혀있다는 구속감으로 갑갑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았던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니 좋아하는 여행이며 취미생활은 물론이고 마트조차 제대로 갈 수 없었다. 또한 모임을 할 수가 없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던 일상들이 제한되니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가 실감났다.
전염병의 역사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아테네 역병은 기원전 430 ∼ 426년간 지속되었는데 피를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병이었다. 당시 아테네인구 1/3의 목숨을 앗아갔다. 페스트는 1304년 몽골이 유럽을 침략하였을 때 시작되었다. 흑사병”이라고 불린 이 괴질은 쥐벼룩이 원인으로 1351년 찾아들 때 까지 유럽 인구의 30%~50%가 사망했다. 아메리카대륙에 상륙한 백인들 때문에 발생한 천연두는 그곳 원주민 1억 명 중 90%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후 콜레라, 스페인독감, 홍콩독감, 에볼라, 에이즈,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이 나타나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인류의 안전을 위협했다.
코로나가 유행한지 3년이 될 무렵, 순간 방심했다가 나도 코로나에 감염되고 말았다. 처음엔 발병 자체를 몰랐다가 몸이 좀 안 좋아서 검사를 해보니 전염된 것이다. 링거를 맞고 약을 먹으니 아프지는 않은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심하게 아픈 사람도 있다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일주일 간 격리를 했지만 좀처럼 몸이 낫지 않았다. 입맛이 없는 후유증으로 밥을 먹지 못해서 그런지 설상가상으로 대상포진까지 생겼다. 3주일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 전염병은 누구든 예외가 없다는 걸 실감했다.
산책길에 분꽃이 피어 있었다. 아름다운 모습은 어릴 때 그대로 다. 꽃들은 변함없는데 세상에는 온갖 바이러스가 생겨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괴로움을 감당하기에는 인간의 힘이 너무 나약하고 인간의 힘이 나약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조금씩 외출을 시작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끼면서 모임도 가지고 여행도 다니기 시작했다. 백신접종도 한몫했으리라. 역사적으로 모든 전염병이 그랬듯이 처음 발병 땐 대책이 없어 희생자가 속출했으나 치료법과 백신이 생기면서 전염병을 정복할 수 있었다.
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매년 발생되는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모든 전염병이 그렇듯이 완전한 퇴치는 없다. 위험도를 낮추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요즘은 퇴직한 남편과 함께 건강관리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느낀 것은 전염병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것을 이겨낼 수 있도록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인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당한 운동과 꾸준한 취미생활로 건강지수를 높이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첫댓글 이렇게 최종정리를 했습니다. 남편 이야긴 다 뺐고요. 전염병의 역사도 이렇게 여러 개를 잘막하게 가져와야 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