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통해 관련 기사들을 접하기 전, 동궐과 종묘는 본디 갈라져 있던 곳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두 곳 다 서울에 자리한 고즈넉한 곳으로 매우 좋아하던 곳이지만, 서글픔보다 안타까움 그리고 반가움이 앞섰다. 창덕궁 돈화문과 대학로를 연결하던 통로. 약 100년의 시간 동안 단절된 채, 서울의 도심 속 일부분으로 녹아 있었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틀어 우린 '동궐'이라 칭한다. 본디 이곳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접한 나는 왜 그런 생각 또는 상상을 가져보지 못했을까?라는 자책 아닌 자책을 했었다.
율곡로는 현재 지하화가 진행되어 있었고, 그 위로 100년 전의 길을 복원한다 라는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완료 시점은 조금 지연되고 있었지만, 그저 우리들 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 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웠기에 다소곳이 두 손 모아 무한정 기다릴 수 있었다. 이후, 수개월이 지나고, 현직 서울시장이 직접 가서 독려의 목소리를 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니, 침묵의 시간을 뒤로한 채 그 본연의 모습을 일반에 공개한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볼거리가 있다는 것보다는 존재 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했기에, 지체 없이 바로 다녀왔던 곳. 궁궐담장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1. 율곡로
동궐과 종묘를 잇던 곳.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가히 '왕의 길'이라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던 곳이었다. 일반에 공개가 되고 이곳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매우 다채로워 보였지만 종묘 쪽으로 한 번 그리고 창덕궁과 대학로를 통해 접근해 본다. 혹시나 싶었던 예측은 역시 나로 보기 좋게 맞아떨어졌으며, 덕분에 다채로운 각도에서의 궁궐담장길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최근, 다시 이곳을 찾았을 때, 주변에서 한창 일을 하시던 분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광합성을 즐기고 계셨다.
궁궐담장길은 본래 창경궁과 종묘를 잇던 길이었다. 서라벌과 경주 남산을 잇던 월정교가 생각나던 순간이었지만, 오롯이 고궁을 거닐던 왕족들을 위한 길이었기에 살짝 어긋나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술국치 이후 서울 내 늘어나던 교통량을 감당코자 조선총독부에 의해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당시, 서울에 자리했던 경성제국대학의 위치를 보니 그런 의식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보이기기도 했지만, 조선의 마지막 왕이었던 순종의 반발로 공사에 착수하지 못하며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이후, 순종이 세상을 떠나자 이와 관련된 공사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시작됐으며, 영친왕의 제가 와 동시에 오늘날의 율곡로가 당시의 종묘관통도로로 불리며 늘어나는 도심의 교통량을 감당했다 전한다. 그로 인해, 그 주변의 흔적들은 약 100년 동안 땅 밑에 묻혀 있었으며, 개방과 관련된 공사가 확정되고 비로소 그 모습을 오롯이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소복이 쌓여왔던 시간들은 그 자리에서 멈춰 다소곳이 사람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그 옆에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던 외벽을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서울로 7017, 광화문처럼 평일 점심시간에는 무수히 많은 직장인들이 이곳을 산책코스로 삼았다. 내 취향과 직결되던 그곳. 광화문을 좋아라 하는 이유는 유일무이하거니와 시간의 그 경계를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고궁에서부터 이어진 과거의 흔적들은 종묘 양옆으로 뻗어나가 공생관계를 맺던 중이었고, 순라길로 설명되던 종묘돌담길은 그 높이만큼 가늠할 수 없던 신비로운 분위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게다가 순라길 그 끝자락에는 대학로와 고궁의 그 하염없이 고풍스럽던 분위기를 탐닉할 수 있는 카페가 존재했다. 최근,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몰려들던 직장인들로 촬영이 쉽지 않아 잠시 쉼표를 찍을 곳이 필요했고, 우연히 매우 맘에 들던 공간을 리스트에 담을 수 있었다. 짧았기에 매력 있었으며, 그 순간은 두고두고 탐닉하고 싶을 만큼 소중했다. 마냥 흐렸던 날씨조차 아름답게 다가왔기에, 누군가와 그 주변에서 일정이 생긴다면 앞으로 그곳들을 주로 찾지 않을까 싶다. 그 직장인 분들의 시끌벅적함이 잦아들자 다시금 카메라를 들고 궁궐담장길로 향했다.





2. 문화제
오래전, 이곳은 연결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단절된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종묘의 경계는 매우 높았으며, 창경궁은 그저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낮았다. 묘하게 그 높낮이가 이승과 저승의 경계처럼 느껴지기도 했기에, 그 바로 앞에 자리한 사무소 직원분께 자초지종을 여쭤봤다. 아직 이곳과 관련해서 관련부처들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에 굳게 닫혀 있을 뿐,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문을 개방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자유로이 오가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사진을 담고자 종묘를 다시 다녀왔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오직 주말과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만 자유관람을 허용하고 있어 시간이 좀 걸렸다. 한창 종묘의 정전은 공사중에 있었지만, 영녕전 뒤쪽으로 자리했던 가림막은 궁궐담장길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말끔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탁 트인 개방감은 생각지도 못한 반가움을 동반했으며, 지나다니던 사람들과 마주하며 간혹 인사를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담당 부처간 협의가 잘 마무리되고 이곳이 개방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그리 길지 않은 곳이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걷는다면 15분이면 충분해 보였기 때문에 말이다. 게다가 과거의 자행됐던 일들에서 비롯된 분노는 사그라든 지 오래며, 다시금 그 모습을 오롯이 볼 수 있다는 감사함에 나도 모르게 합장하며 고마움을 표하곤 했다. 조선의 왕은 1년 365일 동안 각종 제례 행사 둘을 관장하며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상당히 바쁜 존재였다. 성리학적 관념이 시대정신으로 이 땅에 뿌리내려 있었을 때, 한 나라의 왕으로서 그들은 이곳을 오가며 어떤 기분이었을지도 문득 궁금해진다.
담장길 그 끝과 끝에는 산수유와 나뭇잎이 한창 돋아나던 중이었다. 지난 100년간 이곳의 시간은 멈춰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시간은 묵묵히 그러면서도 성실히 갈 길을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작별을 고한 뒤, 서순라길 방향으로 내려가며 이곳에서의 순간을 정리해 본다. 오래전, 이 땅을 살아냈던 사람들이 남긴 그 흔적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자리를 찾아가던 중이었으며, 그 덕분에 서울에서의 하루하루가 참으로 가치 있다고 느껴지던 요즘이다. 다음 이 순간에는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이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가져보며.

/*0) generatedType=2; if (generatedType==2) { dMap.style.cursor = "pointer"; dMap.xxonclick = function(e) {initGmapsLoader(e||event)}; var t = document.createTextNode("Click to load"), d = document.createElement("div"); d.appendChild(t); d.style.cssText="background-color:#e5e5e5; filter:alpha(opacity=80); opacity:0.8; padding:1em; font-weight:bold; text-align:center; position:absolute; left:0; box-sizing:border-box; width:100%; max-width:500px; top:0"; dMap.appendChild(d); } function CreateGMapgmap202322805133() { var dMap = document.getElementById("gmap202322805133"); if (dMap) dMap = dMap.parentNode; else dMap = document.getElementById("wgmap202322805133"); if (!dMap) return; if (dMap.ckemap) { var map = dMap.ckemap.map, center = map.getCenter(); google.maps.event.trigger(map, "resize"); map.setCenter(center); return; } dMap.xxonclick = null; var mapOptions = { zoom: 15, center: [37.57616,126.99479], mapType: 0, zoomControl: "Default", mapsControl: "Default", heading: 0, tilt: 0, overviewMapControlOptions: {opened:true}, pathType: "Default", googleBar: false }; var myMap = new CKEMap(dMap, mapOptions); dMap.ckemap=myMap; myMap.AddMarkers( [{lat:37.57616, lon:126.99479, text:"율곡로",color:"green", title:"율곡로", maxWidth:200, open:0}, {lat:37.57616, lon:126.99479, text:"율곡로",color:"green", title:"율곡로", maxWidth:200, open:0}] ); } if (!window.gmapsLoaders) window.gmapsLoaders = []; window.gmapsLoaders.push(CreateGMapgmap202322805133); if (generatedType==3) window.gmapsAutoload=true; window.gmapsKey="AIzaSyBdNWKBpXHz-UDSmoiz_-IVjXz3Zo_pFZ8"; /*]]>*/
/* CK googlemapsEnd v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