猶 似 閑 山 破 敵 時
유 사 한 산 파 적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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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한산도에서 적들을 무찌를 때 같네
마지막 구절입니다.
장군의 묘소 주변 소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넘실거리는
파도같은 모습이,
그 옛날 한산도 바다의 푸른 파도위에서 적들을 크게 무찔
렀던 한산도 해전을 연상케한다고 하면서 시를 맺습니다.
무덤, 서풍, 송림, 파도, 한산해전 등의 용어들을 동원하고,
장군의 생전의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충성을 두루 거론하
면서, 칠언 절구 한편으로 무덤의 주인공을 진중하게 추모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글자인 時는 운자(韻字)로 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 운자들은 知, 碑, 時 세 글자로 모두 支운목
글자들입니다. 평측 배치도 잘 되어 보입니다.
이제 이 시 한편을 정리해서 한꺼번에 음미해 봅니다.
題 : 過李忠武公墓 / 이순신 장군 묘를 지나며
元 帥 精 忠 四 海 知 (원수정충사해지)
我 來 重 讀 墓 前 碑 (아래중독묘전비)
西 風 一 夕 松 濤 冷 (서풍일석송도랭)
猶 似 閑 山 破 敵 時 (유사한산파적시)
장군의 뜨거운 충성은 온 세상이 다 아네
나는 이곳에 와 비문을 거듭해서 읽는다
저녁 서풍에 소나무 물결 파도처럼 찬데
마치 한산도 바다의 적들 무찌를 때 같네
이 시를 끝으로 칠언 절구 시 감상을 마치고, 다음 회부터
5언 율시를 몇편 감상해 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