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강해 (6)
여호와께 감사하라
시편 136:1~26
I. 서론
냉정하고 현실적인 독일 남편과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프랑스 아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들 부부는 야외로 캠핑을 가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남편이 눈을 뜨게 되었는데, 아름답고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한 하늘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웠고, 아내에게 지금 보이는 하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아내는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하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보는 이 하늘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밤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누군가가 우리 텐트를 훔쳐 갔어~!”
저는 이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텐트가 없어진 것은 기정 사실입니다. 이들 부부는 이런 현실을 놓고 어떻게 반응을 했을까요? 그들은 불평을 했을까요?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도 감사를 했을까요?
신앙의 선조들은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감사했습니다. 그냥 감사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감사의 제목을 가지고 감사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손양원목사님일 것입니다. 두 아들 (동신, 동인)이 공산주의자에 의해서 순교를 당하자, 손목사님은 아들의 장례식에서 아홉 가지 감사 제목을 말했습니다. 1)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2)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서 이런 보배를 나에게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3) 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장남과 차남을 바치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4)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이 함께 순교했으니 감사합니다. 5) 예수 믿고 와석종신해도(제명을 다하고 편안히 누워서 죽음) 복이라 했는데 전도하다 총살 순교했으니 감사합니다. 6) 미국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던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이 안심되어 감사합니다. 7) 내 아들을 죽인 원수를 회개시켜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8) 내 아들의 순교의 열매로서 무수한 천국의 열매가 생길 것을 믿으면서 감사합니다. 9) 역경 중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시고 이길 수 있는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텐트를 도둑맞은 부부는 어떤 감사를 할 수 있었을까요? 이것 역시 3가지 정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도둑이 텐트만 가지고 가고, 자고 있는 우리 부부를 해하지 않음에 감사합니다. 2) 캠핑을 올 수 있을 만큼 삶의 여유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3)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오늘 본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본문 시편 136편을 보시면, 시인이 감사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감사의 제목을 놓고 감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하여 우리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II. 본론
1. 첫째, 시인은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1~3절,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신들 중에 뛰어난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주들 중에 뛰어난 주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신들 중의 신, 주들 중의 주. 이 표현은 히브리어에 나오는 시적인 표현으로서 최상급을 나타낼 때 하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어떤 신이나 우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하시고 인자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 하나님께서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그에게 가장 큰 감사 제목이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이 말씀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가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이 선하고 인자하면, 그 가정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가장이 가정에 있다는 것 자체로 가정은 안정되고 평화롭습니다. 그러나, 가장이 매일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옵니다. 술을 마실 뿐만 아니라 그 성격이 포악해서 술을 마실 때마다 아내를 구타하고 자녀들에게 욕지거리를 늘어놓습니다. 이런 가정은 아버지가 있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신들 중의 신이시고, 주들 중의 주라는 것 자체가 감사할 제목입니다. 이제 시인은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하신 일로 시선을 돌립니다.
2. 둘째, 시인은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4절,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나님께서 “홀로 행하신 큰 기이한 일들”은 뒷부분에 나오는 천지창조와 구속사역입니다. 먼저 천지창조 부분을 보겠습니다.
5~9절, “지혜로 하늘을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땅을 물 위에 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큰 빛들을 지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달과 별들로 밤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천지창조를 “지혜로” 하셨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5절) 본문의 구조를 보시면, 5절에 나오는 “지혜로”가 6~9절 앞부분에도 걸립니다. “지혜로 하늘을 / 지혜로 땅을 / 지혜로 큰 빛들을 / 지혜로 해로 / 지혜로 달과 별들을 지으시고 주관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무작위로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아무 계획 없이 우연히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지혜로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것입니다.
3. 셋째, 시인은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10~15절,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이스라엘을 그들 중에서 인도하여 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강한 손과 펴신 팔로 인도하여 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홍해를 가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이스라엘을 그 가운데로 통과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바로와 그의 군대를 홍해에 엎드러뜨리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를 하나님의 지혜로 하셨다면, 구원사역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행하셨습니다. 12절, “강한 손과 펴신 팔로” 13절, “홍해를 가르신 이” 15절, 당시 최강의 군대였던 “바로와 그의 군대를 홍해에 엎드러뜨리신 이” 그런데, 천지창조와 구원사역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홀로” 행하셨다는 것입니다. 4절,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실 때, 사람과 논의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때에도,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홀로 창조와 구원을 이루신 것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왜 지금 홀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홀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을까요? 이것은 당시 시인이 처한 상황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시편 136편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시를 썼는지에 대한 <표제어>가 없습니다. 하지만, 시편 136편이 시편 전체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보면, 그에 대한 해답을 조금 찾을 수 있습니다.
제럴드 윌슨(Gerald Wilson) 교수는 1985년 그의 책 <히브리 시편의 편집>이라는 책에서 시편 전체에 대한 구조를 이야기 했습니다. 시편은 모두 5권으로 이루어진 한 권의 책이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시편이 무작위로 편집된 책이 아니라, 각 권은 각 권마다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편집되었다는 것입니다. 시편 1~3권(1~89편)은 다윗의 왕권부터 바벨론에 의한 패망까지의 시를 모은 것입니다. 시편 4권(90~106편)은 출애굽 때 모세의 인도로 광야 생활을 한 이스라엘을 언급함으로, 바벨론 포로 생활을 출애굽의 광야 생활과 대비를 시키고 있습니다. 시편 5권(107~150편)은 바벨론의 포로생활에서 돌아온 포로 후기의 상황이 그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제럴드 윌슨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시인의 상황은 바벨론에 포로로 있다가 막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보니, 예루살렘 성전은 처참하게 파괴되어 있고, 이스라엘은 독립된 국가로서 서기에는 너무나 나약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홀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바라본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제가 다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지혜로 다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어떻게 나타날지 제가 다 알지 못하지만, 능력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장차 큰 일을 행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의 고백이 오늘 본문에 나타나 있는 것입니다.
4. 마지막으로, 시인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25~26절, “모든 육체에게 먹을 것을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5절은 제가 한국에서 공부한 “총신대학교 식당”에 붙어 있는 말씀입니다. 제가 자주 보면서 은혜를 받았던 말씀입니다. 시인은 지금 포로의 상황 가운데에서도 먹을 것을 공급해 주셨고, 포로에서 돌아온 상황 가운데에서도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 주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어떤 감사의 제목으로 감사를 하고 있습니까? 탈무드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
III. 결론
말씀을 맺겠습니다. 펜실바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폴 로진(Paul Rozin)박사는 부정적인 것을 상쇄하는데, 긍정적인 것이 네 배가 더 필요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습니다. “바퀴벌레 한 마리는 체리가 가득 담긴 그릇을 완전히 망쳐놓을 수 있지만, 체리 하나는 바퀴벌레가 가득 담긴 그릇을 좋게 만들지는 못한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쉽게 망칠 수 있지만, 긍정적인 것은 부정적이 것을 쉽게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삶에 불평이 더 많습니까? 아니면 감사가 더 많습니까? 우리 삶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감사의 제목을 네 배 더 찾아야 합니다. 원래 thank와 think는 같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감사는 생각을 해야 감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과 가정에 베풀어 주신 감사의 제목을 생각해 봅시다. 그 감사의 제목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