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95)
제4장 무송의 복수 9장
“예, 알겠습니다. 추호도 거짓없이 대답하고 말고요”
하구는 두려운 눈길로 무송을 힐끗 바라보고는 머리를 굽실거린다.
무송과 죽은 무대가 형제라는 사실을 하구도 알고 있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하구는 참 기묘한 형제도 다 있구나 싶었다. 동생은 칠척 거구의 장사인데, 형은 삼척도 안되는 난쟁이이니 말이다.
게다가 동생은 순포도두인데, 형은 보잘 것 없는 행상이니, 여러 모로 대조적인 형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하구는 무대의 시체를 검시할 당시는 무송의 생각을 미처 못하고 있었다. 무송이 동경으로 떠난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을 뿐 아니라, 그 동안에 새로 순포도두가 임명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무송은 머리에서 희미해져 갔던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이렇게 술집에서 맞닥뜨리다니. 더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가향이를 무송이 데리고 술을 마시고 있는 판에 고함을 지르면서 들어서고 말았으니 재수 더럽지 않을 수 없었다.
하구가 두려워하는 것은 물로 가향이 따위 때문이 아니었다. 무대의 시체를 자기가 검시했기 때문이었다. 검시를 해도 제대로 했다면 두려울 게 뭐 있겠는가. 서문경으로부터 뇌물을 받고서 시신을 실제로 눈으로 보지도 않고 슬쩍 눈감아 주어버렸으니 말이다,
“자네 혹시 우리 형님이 누군지 아는가?”
무송이 묻는다.
“예, 압니다. 무대씨지요”
하구는 정신을 바짝 차려 아랫배에 힘을 주며 비교적 침착하게 대답한다.
“그럼 돌아가셨는지도 알고 있겠군”
“물론이죠”
“검시를 자네가 했는가?”
“예, 그렇습니다”
“검시관이 몇 사람 있지? 우리 현청에”
“모두 세 사람이죠”
“그럼 검시를 세 사람이 같이 했는가? 우리 형님의 시신을 말일세”
“아닙니다. 저 혼자 했습니다”
“혼자서 했다구? 왜 혼자서 했지?”
무송은 두 눈을 부릅뜨며 하구를 쏘아본다. 형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꿈틀거리며 머리를 쳐들었던 것이다.
“검시는 혼자서 해도 되고, 둘이나 셋이 같이 해도 됩니다. 그때 그때 형편을 보아서 하고 있지요”
“좋아. 그건 그렇다고 해두고....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이 중요하다구. 똑똑히 듣고, 추후도 거짓이 없이 대답해야 된다구. 알겠지?”
“예”
“어험!”
크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서 무송은 하구를 똑바로 쏘아보며 묻는다.
“검시를 해보니 죽음의 원인이 무엇이었던가? 왜 우리 형님이 돌아가셨더냐 그 말일세”
다음회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