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꿈은 이루기 위해서 꾸는 겁니다. 지난 20여 년간 이런 도전정신을 자산 삼아 수출 미개척지인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을 뚫어왔습니다."
동광무역상사(부산 영도구 남항동) 이상훈(63) 대표는 대우그룹의 계열사에서 10여 년간 수출과 해외영업 업무를 해오다 1992년 마흔의 나이에 전문무역상사를 차렸다.
전문무역상사는 해외의 무역업자를 상대로 직접 물품을 매매하는 업체로, 대기업이 주도하는 종합상사 외에 부산에도 50여 개 전문무역상사가 활동 중이다.
1994년 이후 매년 10% 성장
현지 시장점유율 5위권 내 유지
지난해 수출 2천만 달러 돌파
그 중에서도 동광무역상사는 창업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러시아 극동지역을 거점으로 자동차와 선박 및 산업용 윤활유류 제품을 수출해 왔다.
이 대표는 "당시 러시아는 1985년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개혁개방 움직임이 일면서 교역이 시작되던 초창기였기 때문에 미지의 시장이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컸다"면서 "앞선 개척자 정신으로 치밀하게 시장조사를 벌여 자동차 윤활유라는 주효한 시장공략 아이템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는 당시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기 시작해 윤활유는 쉽게 팔릴 만한 제품이었으며, 향후 장기간 거래될 수 있는데다, 판매량이 늘어나면 이익도 비교적 쉽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특히 일본 자동차를 많이 타고 다녔던 점에 착안해 일본 미쓰비시오일과 기술제휴를 통해 유류를 생산하는 부산의 미창석유를 거래처로 삼고, 추운 날씨와 먼 이동거리 탓에 내구성이 강한 철제용기를 선호하는 러시아인의 니즈를 파악해 따로 러시아 전용 윤활유 제품을 만들어줄 것을 거래처에 주문해 수출에 나섰다.
또 러시아 현지의 유력한 바이어 1명과 독점적으로 거래를 유지해 현지 바이어와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일궈냈다. 그 결과 러시아 극동지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 하바롭스크, 노보시비르스크, 모스크바, 예카테린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주요 거점도시에 딜러망을 구축하고 그 아래로 총 100여 개의 영업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1994년 첫 러시아 수출 거래 이후 매년 10% 이상 꾸준히 성장해 온 동광무역상사는 1998년 수출 100만 불 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수출 500만 불 탑, 2009년 수출 1천만 불 탑을 달성했다.
2004년 9월에는 한러 정상회담의 대통령 수행 경제사절단 50인에 부산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고, 2007년 6월에는 부산시의 CIS 시장개척단 단장으로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몰도바 등의 나라를 방문했다.
그때 시작한 CIS 지역과 인근 동유럽을 대상으로 한 시장개척 활동을 계기로 동광무역상사는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은 러시아와 CIS 지역에서 동광무역상사의 윤활유류는 항상 시장점유율 5위권 내를 유지하며 세계적 오일메이저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동광무역상사의 수출액은 2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새로운 꿈을 꾼다. 그는 "자유무역지대인 국제선용품유통센터로 지난해 사무실을 옮겨 새로운 수출 동력을 발굴하고 있고, 물류회사인 선민국제물류㈜와 주유소 동광에너콤을 설립하면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5년 내에 수출을 5천만 달러까지 올려 부산의 대표 무역상사로 남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김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