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09회는 감동의 무대였습니다.
언제나 가곡 부르기 날이 가까워질 때면 걱정 아닌 걱정이 앞선다.
처음 가곡 부르기를 시작할 때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와주라고 알리면서 그런데 회비가 만원이라고 말을 할 땐 마치 도둑질하다 들킨 것처럼 가슴이 떨렸는데 이제는 회비를 받지 않으니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자신감이 생기게 된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얼마나 많은 회원들이 올까?
마음속으로 아는 얼굴들을 떠올려본다.
이번에는 와서 함께 노래를 부르며 어느 만큼의 행복을 가슴에 담아갈 수 있을까?
곡은 잘 선곡이 되었을까?
어제 109회는 감동의 무대였다.
참여 인원이 130여 명
관객이 연주홀에 가득 차고 함께 부르는 노래들도 소리와 사랑이 어께동무를 하고 홀 가득히 울려 퍼졌다.
♣ 추억의 노래로 <과수원길> <그네> <오라> < 별>은 누구나 다 아는 노래로 함께 부르기로 마음을 여는 시간
<과수원길>을 부를 때 40여 년 전, KBS 방송국에 편지를 보내 악보를 구해 아이들에게 가르치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우리가곡부르기의 최고의 매력은 어느 지역에서도 하지 않는 즉석 연주인데 이번에도 회원들의 즉석연주는 인기리에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연주자 중심 가곡부르기가 아니라 시민(관객)과 함께 하는 가곡부르기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뜨개질- 전원범 시>를 낭송하신 조경환 시인은 갑자기 구안와사가 와서 병원에 입원 중인데도 몹시도 불편한 몸이지만 프로그램에도 나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오신 그 책임감에 고개가 숙여졌다. 시인의 마음은 그런 것이다.
빨리 쾌유하시길 기원한다.
소리의 조련사라 할 수 있는 박호진 지휘자님의 챔버싱어즈의 연주는 언제나 최고의 수준으로 관객들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청산에 살리라> <어느 봄날><고향의 봄>을 연주했다. 재작년 팬텀싱어에서 <어느 봄날>이 연주되어 크게 각광을 받았는데 드디어 챔버싱어즈의 합창으로 듣는 순간 역시 음악은 사람의 영혼을 일깨우고 울린다는 것을 실감했다. 세 곡을 연주했는데도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앙콜 요청에 한 곡 더 연주를 했다. 챔버싱어즈는 해매다 난치병 어린이 돕기 정기연주회를 해서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배우는 노래 <산이 날 부르네- 한여선 시 / 정영택 곡>
선곡을 할 때면 고민이 많다
신록이 우거진 5월의 산에 올라 귀에 익은 산새소리로 나뭇잎 사이사이 헤쳐 나가는 명랑한 바람소리를 마음을 비우고 대자연의 속삭임을 들으면 몸과 마음이 한결 건강해지는 노래다. 이 노래를 배우면 속사랑 다 내어준 어머니 같은 산으로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것 같아서 선곡을 했다.
배우는 노래를 즉석에서 완벽하게 연주한 두 분 중 이미 노래가 되어버린 고광덕 님과 메조 소프라노, 뒤에 들으니 메조소프라노인 그분은 목포시립합창단원인 전공자라고. 전공자라 해도 그분의 연주는 특별히 가슴에 와 닿았다. 덕분에 신작가곡을 정확하게 보급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앞으로도 신작가곡을 배우고 연주에 자신 있는 분들을 무대에 세우면 회원들이 확실하게 배우고 갈 것 같다.
회장님의 <그네>에 얽힌 가곡이야기
김말봉과 금수현의 관계 .
원래 김수현이었는데 금씨로 바꾸어 우리나라 금 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금 씨 가족들의 활동 상황까지 자세히 조사하여 오신 회장님의 가곡이야기는 우리 광주우리가곡부르기에서만 특별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회원연주에 참여하신 한 분 한 분의 노래실력이 매우 향상 되어 듣는 사람들에게 다음기회에 참여하고 싶은 동기유발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 분들은 선곡도 매우 잘 하셨다.
연로한 회원이 연주하니 지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좋은 점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그분들이 더욱 더 열심히 참여하도록 해야겠다.
멀리 고광덕 운영위원이 이끈 곡성의 강빛마을 중창단의 참여가 은퇴자들의 삶에 새 희망을 불러일으켜 감동을 주었고 한 마을 사람들이 노래로 하나가 된 모습은 노래처럼 아름다웠다. 만약 마을마다 마을 합창단이 생긴다면 우리나라는 노래 꽃이 피어 사랑의 정원이 되리라 상상해 본다.
초청성악가 강숙자 교수님도 연주를 위해 감기가 심해도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역시 대학교수인 성악가의 무대 장악력은 뛰어났다.
어제 행사에 운영위원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서 상부상조했고 걸개그림을 설치할 때 누구나 서슴없이 도와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성스러웠다.
너나 할 것 없이 마음을 나누어 주는 모습. 하루 종일 진료하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시고 우리가곡부르기가 잘 되고 있어 기쁘시다며 멀리 강진에서 와주신 김왕수 부회장님도 앞으로 꼭 오시겠다 하셨다. 언제나 간식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은데 이번엔 진행을 맡은 심옥효 님도 여느 때보다 곱고 고운 목소리로 차분하게 진행을 잘 하였다.
노래도 아주 잘 하신 바리톤 기세관 교수님께서
앞으로 가능하면 매월 참석하시겠다. 친구의 동생이라며 피부과 의사라고 소개하시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는 그 말씀에 가슴에 싸안 장미향이 피어오르고 앞으로 더욱 잘 하고 싶은 의욕이 충만해졌다.
사진 작가인 김현식 선생님
혹시나 전화 한 번도 못 드려 서운해 하셨을지 몰라 전화 드렸더니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오시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 하시며 껄껄껄 웃으셨다. 전체동영상에 반드시 촬영 및 편집에 선생님 존함을 넣으라니 그런 것 넣을 필요 없다며 겸손해 하시니 미안하면서도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전체 동영상에 해설과 노래의 가사까지 넣어 편집하는 곳은 이것도 광주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사진과 동영상도 많은 기대가 된다.
100부를 인쇄한 악보집이 부족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일이다.
앞으로 120부 씩 준비해야겠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제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우리 가곡이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이제 날개를 펴고 창공을 가장 높이 나는 도요새처럼 하늘 높이 날아 행복의 씨앗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려주면 좋겠다.
109회 행사 후기.hwp
첫댓글 이번 우리가곡 부르기 행사는 정말 감동의 도가니었나봅니다
박원자 샘의 글만 읽어도 상상이 되어지네요
축하드립니다!!
우리 광주에 우뚝 서게된 광주전남가곡 부르기! 늘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영원하시기를~~!!!
서혜란 님의 응원 감사합니다. 어느 분은 109회가 되도록 이렇게 아름다운 모임을 왜 몰랐을까 하시며
다음에도 꼭 오시겠다 하였답니다.서혜란 님도 아시는 서 0 주 님이....
@박원자 서옥주님?
오셨던가요? 드뎌 광주우리가곡에 첫발을 딛으신 모양입니다
축하축하드립니다~~~
사진으로 증명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운 우리가곡 109회 행사였지요. 노심초사하시는 부회장님의 진심어린 표현들이 글을 마주한 저희들에겐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느누구 할 것 없이 주인정신을 가지고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데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우리모두 감사합니다.
그 동안 제가 본 우리연주회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참석했던 날로 기억됩니다.^^
모두 합심해서 운영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걸로 단언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