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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두지재(八斗之才)
여덟 말을 차지한 재주라는 뜻으로, 재능이 많고 뛰어남을 말한다.
八 : 여덟 팔(八/0)
斗 : 말 두(斗/0)
之 : 갈 지(丿/3)
才 : 재주 재(手/0)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재주다. 어떤 일에 잘 대처하려면 재주가 필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씩의 재주는 가지고 있어서 그것으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재주는 장에 가도 못 산다’는 속담대로 남보다 뛰어난 재주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우고 익혀야 한다.
모든 일을 잘 하기는 어렵다. 맑은 날에는 신발로, 궂은 날에는 나막신으로 쓸 수 있는 온갖 재주를 가진 사람을 이극구당(履屐俱當)이라 한다.
이같이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 팔방미인(八方美人)이란 말이 또한 온갖 일에 조금씩 아는 얼치기라는 뜻도 있다.
재주를 계량화하거나 등위를 매길 수 있을까. 손재주는 일하는 속도나 완성도를 보고 부분적으로 잴 수는 있겠다. 그래도 머리로 창작하는 예술이나 문학 등은 순위를 매길 수 없다고 상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종종 나온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어도 비유적으로 재능이 많고 뛰어남을 말한 것이 여덟 말을 차지하는 뛰어난 재주라는 이 성어다.
중국 남북조(南北朝)시대의 이름난 산수시인 사령운(謝靈運)이 조조(曹操)의 아들인 조식(曹植)을 극찬하면서 한 말이다.
당(唐)나라 이연수(李延壽)가 남조 네 왕조를 기술한 남사(南史)에 기록돼 있다. 부분을 보자. ‘천하의 글재주를 모두 한 섬이라 한다면, 조식 혼자서 여덟 말을 차지한다.’
天下才共一石(천하재공일석)
曹子建獨得八斗(조자건독득팔두)
자가 자건(子建)인 조식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조조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으나 아버지 사후 즉위한 형 조비(曹丕)가 사사건건 트집하여 큰 고통을 겪었다.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아 고통을 안기는 자두연기(煮豆燃萁)는 형제끼리의 다툼을 말한다. 이 말이 조비가 일곱 발자국을 옮기는 동안 시를 지으라고 하여 탄생한 조식의 칠보시(七步詩)에서 유래한 구절인 것은 유명하다.
조식을 높이 평가한 사령운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남은 두 말의 재주 중 자신이 한 말을 차지하고, 예부터 그 때까지의 사람들이 남은 한 말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재주를 믿는 자부심은 좋으나 너무 아무 데나 앞세우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먼저 다치거나 타인의 질시를 받아 일찍 쇠퇴한다는 감정선갈(甘井先竭)이란 말도 있으니 마음을 먼저 닦아야 한다.
▶️ 八(여덟 팔)은 ❶지사문자로 捌(팔)과 동자(同字)이다. 네 손가락씩 두 손을 편 모양을 나타내어 '여덟'을 뜻한다. 혹은 물건이 둘로 나누어지는 모양, 등지다, 벌어지다, 헤어지다의 뜻도 있다. 수(數)의 8을 나타내는 것은 둘로 나누고, 다시 또 둘로 나눌 수 있는 수라는 데서 왔을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八자는 ‘여덟’이나 ‘여덟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八자는 사물이 반으로 쪼개진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나누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숫자 ‘여덟’로 가차(假借)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刀(칼 도)자를 더한 分(나눌 분)자가 ‘나누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八자는 단독으로 쓰일 때는 숫자 ‘여덟’을 뜻하지만, 부수로 쓰일 때는 公(공평할 공)자처럼 여전히 ‘나누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八(팔)은 여덟이란 뜻으로 한자어의 명사(名詞) 앞에 쓰이는 말로 ①여덟 ②여덟 번 ③팔자형(八字形) ④나누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나이 여든 살을 이르는 말을 팔질(八耋), 나이 여든 살을 팔십(八十), 나이 여든 살을 팔순(八旬), 일 년 중 여덟 번째의 달을 팔월(八月), 사람의 한 평생의 운수를 팔자(八字), 길이 팔방으로 통하여 있음 또는 모든 일에 정통함을 팔달(八達), 여덟 치 또는 삼종 형제되는 촌수를 팔촌(八寸), 인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을 팔고(八苦), 팔방의 멀고 너른 범위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말을 팔굉(八紘), 여든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나이 일흔 한 살을 일컫는 말을 망팔(望八), 어느 모로 보나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팔불용(八不用), 몹시 어리석은 사람을 팔불출(八不出), 지붕을 여덟 모가 지도록 지은 정자를 팔각정(八角亭), 여덟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이라는 뜻으로 뛰어난 능력으로 다방면에 걸쳐 눈부신 수완을 발휘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팔면육비(八面六臂), 어느 모로 보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을 팔면부지(八面不知), 팔자에 의해 운명적으로 겪는 바를 팔자소관(八字所關), 장대한 사람의 몸을 과장하여 이르는 말을 팔척장신(八尺長身), 생활에 걱정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팔포대상(八包大商),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는 뜻으로 실패를 거듭하여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섬을 칠전팔기(七顚八起), 열에 여덟이나 아홉이란 뜻으로 거의 예외없이 그러할 것이라는 추측을 나타내는 말을 십중팔구(十中八九),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 또는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사통팔달(四通八達),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일곱 가지 어려움과 여덟 가지 고통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칠난팔고(七難八苦) 등에 쓰인다.
▶️ 斗(말 두/싸울 두, 싸울 투, 싸울 각)는 ❶상형문자로 鬥(투)의 속자(俗字)이다. 鬥(투)의 간자(簡字)이다. 물건의 양(量)을 재는 자루가 달린 국자의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斗자는 '말'이나 '구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斗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국자와 같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나 액체를 담는 용도로 사용하던 '구기'를 그린 것이다. 그러니 斗자에 있는 '말'이라는 뜻은 용량의 단위를 뜻하는 것이다. 이처럼 斗자는 국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북두칠성(北斗七星)'이란 북극 하늘에 있는 국자 모양의 7개 별자리를 뜻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국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斗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양을)재다'나 '용량'과 같이 국자의 용도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斗(두, 투, 각)는 (1)말로 곡식이나 액체를 되는 분량의 단위 (2)두성(斗星) 등의 뜻으로 ①말(용량의 단위) ②구기(자루가 달린 술 따위를 푸는 용기) ③조두 ④기둥 위에 꾸민 구조 ⑤별의 이름 ⑥홀연히 ⑦갑자기 ⑧깎아지른 듯이 서 있다 ⑨떨다 ⑩툭 튀어나오다 ⑪털다 ⑫뾰족하다 ⑬싸우다 ⑭다투다 그리고 ⓐ두 병사가 손에 병기를 들고 싸우다(투) ⓑ싸우게 하다(투) ⓒ승패를 겨루다(투) ⓓ투쟁하다(투) ⓔ두 사람이 손에 물건을 들고 다투다(투) ⓕ경쟁하다(투) ⓖ당하다(투) ⓗ맞서다(투) ⓘ한데 모으다(투) ⓙ맞추다(투) ⓚ합치다(투) ⓛ싸우다(각)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편들어서 감싸 줌을 두둔(斗頓), 온 세상을 두우(斗宇), 험악하게 삐죽삐죽 솟음을 두기(斗起), 벼랑처럼 험준함을 두절(斗絶), 작은 장막을 두장(斗帳), 남을 두둔하여 보호함을 두호(斗護), 곡식을 되는 말과 휘를 두곡(斗斛), 말과 되 또는 어떤 사물을 헤아리는 기준을 일컫는 말을 두승(斗升), 되나 말로 곡식을 되어서 셈 또는 그 분량을 두량(斗量), 논밭 넓이의 단위를 두락(斗落), 문득이나 왈칵이나 큰 모양을 두연(斗然), 아주 작은 집이나 아주 작은 방을 두옥(斗屋), 말곡식이나 많은 양식을 두곡(斗穀), 한 말의 쌀이나 얼마 안 되는 녹미를 두미(斗米), 말로 된 수량을 두수(斗數), 썩 작은 방을 두실(斗室), 말술도 사양하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주량이 매우 큼을 일컫는 말을 두주불사(斗酒不辭), 두남의 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온 천하에서 제일 가는 현인을 일컫는 말을 두남일인(斗南一人), 도량이 좁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두斗는 한 말들이 말이고 소筲는 한 말 두되들이 대그릇을 일컫는 말을 두소지인(斗筲之人), 북두칠성처럼 꺾여 구부러진 모양과 뱀이 기어가듯 꼬불꼬불한 도로나 수류 등의 모양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두절사행(斗折蛇行), 얼마 안 되는 급료를 받기 위하여 관리가 되어 고향을 멀리 떠나 근무함을 일컫는 말을 두미관유(斗米官遊), 수레에 싣고 말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한 말들이 말 만한 작은 집이란 뜻으로 한 칸밖에 안 되는 작은 집을 이르는 말을 일간두옥(一間斗屋), 식은 땀이 서 말이나 나온다는 뜻으로 몹시 무서워하거나 부끄러워함을 이르는 말을 냉한삼두(冷汗三斗), 한 되와 한 말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대수롭지 않은 이익을 이르는 말을 승두지리(升斗之利), 남쪽의 기성은 키로 쌀을 까불지 못하고 북두칠성은 쌀을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유명무실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남기북두(南箕北斗)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才(재주 재)는 ❶지사문자로 纔(재)의 간자(簡字)이다. 초목의 새싹이 땅에서 돋아나는 모양을 나타낸 글자로 초목의 싹이 자라나듯 사람의 능력도 클 수 있다는 데서 재주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才자는 ‘재주’나 ‘재능’, ‘근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才자는 手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손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才자를 보면 땅속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才자는 이렇게 싹이 올라오는 모습으로 그려져 ‘재능이 있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보고 ‘싹수가 보인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니 才자는 힘 있게 올라오는 새싹을 사람의 재능이나 재주에 빗대어 만든 글자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갑골문과 금문에서의 才자는 종종 ‘있다’라는 뜻으로도 쓰였지만, 후에 土(흙 토)자가 더해진 在(있을 재)자가 만들어지면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才(재)는 성(姓)의 하나로 ①재주 ②재능(才能)이 있는 사람 ③근본(根本) ④바탕 ⑤기본(基本) ⑥사격의 하나 ⑦겨우 ⑧조금 ⑨결단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간 기(伎), 재주 량/양(倆), 재주 기(技), 재주 예(藝), 재주 술(術)이다. 용례로는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재주와 타고난 바탕을 재질(才質), 어린아이의 슬기로운 말과 귀여운 짓을 재롱(才弄), 무엇을 잘하는 소질과 타고난 슬기를 재조(才操), 재치가 있어 훌륭하게 일을 해 내는 정신 능력을 재기(才氣), 재주와 도량을 재량(才量), 재주가 있고 풍채가 뛰어난 사람을 재준(才俊), 재주가 있는 여자를 재녀(才女), 재주와 덕행을 재덕(才德), 재주가 뛰어나서 현명함을 재현(才賢), 눈치 빠른 재주를 재치(才致), 재치가 있게 하는 재미스러운 말을 재담(才談), 재주가 많은 남자를 재사(才士), 여자의 재주와 용모를 재색(才色), 재주가 있는 젊은 남자를 재자(才子),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영재(英才), 학문과 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수재(秀才), 재주가 놀라운 사람을 인재(人才),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천재(天才), 둔한 재주 또는 그러한 사람을 둔재(鈍才), 재주가 많음을 다재(多才), 세상에서 드물게 뛰어난 재기 또는 그 사람을 귀재(鬼才), 더할 나위 없는 재능을 지재(至才), 남달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러한 사람을 고재(高才), 남보다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현재(賢才), 널리 사물에 통달한 인재 또는 그러한 재주를 달재(達才), 사리 판단이 날카롭고 재능이 빛난다는 재기환발(才氣煥發), 재주가 있는 사람은 병이 많다는 재자다병(才子多病), 재주와 덕행을 다 갖춤을 재덕겸비(才德兼備), 여성이 뛰어난 재능과 미모를 함께 갖춤을 재색겸비(才色兼備), 재주는 있으나 덕이 적음을 재승덕박(才勝德薄), 재주와 학식을 다 갖춤을 재학겸유(才學兼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