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시각장애인 유도대표 감독 ‘유죄’

[렘넌트주간보호센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개막식. ⓒ뉴스1
 

법원, “장애인 선수선발 공정성 훼손 심각”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가짜 시각장애인 선수 행세를 시킨 유도 국가대표 감독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수들 11명 중 8명도 각각 벌금형에 처해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이진웅 판사는 업무방해,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시각장애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 박모(61)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15~2018년 선수들이 시력검사에서 의사를 속여 국제시각장애스포츠등급 의무기록을 받도록한 뒤 유도 국가대표에 뽑히도록 하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시킨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선수들에게 “내 팔을 잡고 따라와 시력검사에서 의사에겐 잘 안 보인다고 말 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씨는 대회 포상금 등 명목으로 모두 1천546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선수 13명 중 3명은 징역형 집행유예, 8명은 벌금형, 나머지 2명은 무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은 일제히 국제시각장애스포츠 등급을 받아 유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이후 각종 국제대회 입상으로 130만~4천200만원 상당의 정부 포상금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리우 패럴림픽, 2018년 자카르타 장애인 아시안게임 등에 참가했다.

재판부는 선수선발 등 장애인 스포츠의 공정성을 크게 해친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판사는 “박씨는 자신의 직분과 책임을 망각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선수선발의 공정성을 해하는 행위를 종용해 장애인 스포츠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며 “선수들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 등을 이용해 허위 시력검사를 유도하는 등의 행위는 지도자로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