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맥그리거 쇼, 언제까지 봐야 하나
UFC가 못 버리는 2500만 달러
2026. 7. 12.
5년 만의 복귀전은 69초 부상 TKO패… 선수 경쟁력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UFC 역대 최고 입장 수입은 경기 전에 완성됐다.
▲ 코너 맥그리거가 UFC 329 메인이벤트에서 맥스 할로웨이를 상대하고 있다. 맥그리거는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1라운드 1분 9초 만에 TKO 패했다. 사진
코너 맥그리거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1분 9초 만에 옥타곤을 떠났다.
맥그리거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9 메인이벤트에서 맥스 할로웨이에게 1라운드 부상 TKO로 졌다.
첫 공격부터 몸이 버티지 못했다. 점프 회전차기를 시도한 뒤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다시 일어나 주먹을 휘둘렀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상태를 확인한 심판이 경기를 중단했다.
▲ 코너 맥그리거가 UFC 329 메인이벤트 시작 직후 맥스 할로웨이를 향해 점프 회전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맥그리거는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1라운드 1분 9초 만에 경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는 전방십자인대 손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기 공명영상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확정 진단으로 볼 수는 없다.
talkSPORT는 맥그리거의 복귀전을 ‘충격적인 결말’로 다뤘다. GiveMeSport도 할로웨이의 공격보다 맥그리거의 무릎이 꺾인 장면에 주목했다.
승패는 기록에 남았지만 두 선수의 실력을 비교할 내용은 없었다. 결정적인 펀치도, 서브미션도 나오지 않았다. 할로웨이는 맥그리거의 몸이 무너지면서 승자가 됐다.
UFC가 13년 만의 재대결과 기자회견 설전, “10초 안에 끝내겠다”는 도발로 키운 경기는 첫 장면에서 멈췄다.
맥그리거의 현재 위치도 달라졌다.
2018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전부터 UFC 5경기 성적은 1승 4패다. 2020년 도널드 세로니를 꺾은 뒤 더스틴 포이리에에게 두 차례 졌다. 두 번째 포이리에전에서는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2024년 마이클 챈들러와의 복귀전은 발가락 부상으로 무산됐다.
이번 경기만으로 맥그리거의 기량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량이 남았다는 증거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 공백과 반복된 부상만
확인됐다.
▲ 맥스 할로웨이와 코너 맥그리거가 UFC 329 메인이벤트 종료 맥그리거가 글로브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UFC가 맥그리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옥타곤 밖에서 드러났다.
화이트가 밝힌 UFC 329 입장 수입은 약 2500만 달러(약 375억 원)다. UFC 역대 최고 기록이다. 티켓과 광고, 협찬은 맥그리거가 첫 발차기를 던지기 전에 팔렸다. 몸은 경기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름은 흥행을 끝냈다.
UFC의 방송 사업에도 맥그리거 같은 스타가 필요하다.
UFC와 파라마운트가 맺은 미국 미디어 권리 계약은 2026년부터 7년간 이어진다. 연평균 규모는 11억 달러다. 미국에서는 넘버링 대회도 별도 페이퍼뷰 결제 없이 파라마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 맥스 할로웨이와 코너 맥그리거가 UFC 329 메인이벤트 종료 뒤 서로를 안고 있다. 할로웨이는 맥그리거가 회복하면 세 번째 대결을 치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맥그리거의 역할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페이퍼뷰를 판매했다. 지금은 신규 가입자와 시청시간, 티켓 가격, 광고 효과를 끌어올린다.
팬들이 사는 상품도 승부만은 아니다. 맥그리거가 실제 옥타곤에 올라올지, 몸이 버틸지,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쏟아낼지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경기가 짧거나 무산돼도 UFC는 상당한 수익을 먼저 확보한다.
국내 일부 보도에 등장한 ‘대전료 3000만 달러·약 451억 원’은 공식 확인된 액수가 아니다. UFC와 맥그리거 측은 이번 경기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 수입과 업계 전망을 섞은 추정치를 확정 대전료처럼 쓰면 안 된다.
할로웨이는 경기 후 세 번째 대결을 제안했다. 맥그리거가 회복하면 UFC가 다시 흥행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크다. 역대 최고 입장 수입이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
흥행 가치가 메인이벤트 출전권까지 자동으로 보장해야 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활동 중인 상위 랭커들은 승리를 쌓아 타이틀 도전권을 얻는다. 맥그리거는 5년의 공백과 반복된 부상에도 가장 큰 무대를 받았다. 3차전마저 곧바로 메인이벤트에 배치한다면 UFC는 순위와 경기력보다 추억과 화제성을 앞세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복귀 자체를 막을 이유는 없다. 메인이벤트 자동 배정은 재검토해야 한다.
맥그리거가 다시 싸우려면 이름이 아닌 몸으로 출전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UFC도 흥행 카드와 스포츠 경쟁의 경계를 정리해야 한다. 그 선을 긋지 못하면 다음 맥그리거 쇼의 주인공도 승자가 아니라 티켓 매출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