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스키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스키종목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평지에서 곧은 자세로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스키를 신고 경사진 슬로프를 정확한 포지션으로 내려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긴 스키와 딱딱한 부츠에 의지해서 중심을 잡아서 전후좌우 밸런스를 유지하며 내려가지는 것이 초보 때의 모습입니다. 넘어질 때 보면, 엉덩이가 아래로 내려가 무릎이 구부러져 주저앉아 전후밸런스를 잃거나, 좌우로 스키가 벌어지는 좌우밸런스의 문제로 한동안 고생을 합니다. 그래서 '푸르그'라는 기술이 처음에는 단순 좌우균형 유지에 도움을 주니 초보기술로 접하면서 스키를 시작합니다.
과거에는(아직도 그런 감각이라고 얘기하는 지도자도 있습니다만) 부츠의 텅에 정강이를 꽉 대고 타야 후경에 빠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스키를 한 번만 타고 말지도 모를 사람이니 우선 넘어지지 않게 해야 오늘 강습이 가능하니 그렇게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런 지도방법이 초보~상급으로 갈수록 점차 디테일해지고 정확해지는데, 감각이라던가, 스키기술에 대한 이해를 차츰 세련되게 전달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 지도자가 외형을 위주로 가르치면 스스로 스키를 타면서 본인이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 잘못된 연습을 지속하게 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스키어에게 근육으로 버티어 중심을 잡게 하는 '힘들고 추운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갖지 않게, 좋은 포지션으로 오전 내내는 평지에서 적응 연습들을, 오후에는 그 스키장에서 가장 경사가 낮은 곳에서 하면 좋습니다. 직활강해도 무섭지 않을 곳에서 하면 두렵지 않고 부상의 위험도 없어 좋습니다. 지도자가 특히 초보자에게는 급하지 않게 지도하게끔 스키지도환경을 조성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경사에서 직활강만을 한다면 처음에 배운 스키포지션으로 가만이 있으면 됩니다만, 스키기술은 좌우로 '턴'을 기반으로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턴의 전반, 중반, 후반에 따르는 경사에 대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의 순서로는 전반, 중반, 후반으로 해야 내려가는 순서가 되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으로는 후반, 중반, 전반으로 순서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후반은 속도가 줄어드는 과정이고 경사 아래에서 중력이 당기는 것에 대항하며 버티는 구간이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아래 그림의 F처럼 마음껏 산으로 기대어 버티면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수도 있구요. 턴 전반은 후반에서 엣지가 선 것을 풀어서 반대로 뒤집어야 하는데, 이것은 중심을 아래로 떨어트려야 가능한 것이라 풀장 옆에 서서 물로 몸을 떨어트리는 것처럼 기분이 나쁜 것이니 극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후반에서 턴 전반을 구사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확한 타이밍, 방향, 양까지 세련되게 익히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요.
아래 그림을 보면 슬로프의 가장 경사가 센 폴라인(파란 점선)을 기준으로 볼 때, 턴 전반(A~B)구간은 가장 센 폴라인 경사를 향해가는 속도를 내는 구간이고, 턴 후반(B~C)구간은 가장 센 폴라인 경사에서 빠져나가는 구간입니다. 턴의 마무리 및 다음 턴과의 연결구간인 C에서 더 엣지를 세운 상태로 기다리면 파란색 실선인 F를 향해 계속 산쪽으로 회전이 말려 올라가게 됩니다. 점차 속도는 줄어 멈추게 되지요. 이처럼 B~C구간은 속도가 주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C를 지나 다음 턴 D로 속도의 손실을 적게 하려고 후반에 스키를 더 휘는 노력을 해서 다음 턴에 스키가 강하게 펴지는 가속으로 연결합니다.
턴 후반과 전반의 접선을 가와 나로 표시했습니다. 폴라인에 대하면 같은 각도이지만, 폴라인을 향해가느냐, 빠져나가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집니다. 또 전반은 원심력이 적게 작용하는 구간이라 신체에 부하가 작지만, 후반은 폴라인까지 가속이 일어난 전반의 운동성 후에 원심력과 스키의 저항에 의해 스키에 압력이 크게 일어나는 구간이라 신체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구간입니다. 그래서 스키판에 대하는 신체의 운동성을 달리 해주어야 합니다.

<뵐클스키 아카데미>
이것이 모두 스키가 경사에서 좌우로 한 번씩 턴을 하며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지에서와 같이 안정감을 갖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이 됩니다. 자, 우선 이렇게 다가가봅시다. 직활강을 하면 어깨의 기울기가 사면과 평행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스키가 폴라인을 향하는 구간인 턴의 중반에서는 그렇게 하도록 합니다. 이 때 무작정 허리만 갑자기 외경으로 꺾는다면 허리에 부담이 올 수 있으니 턴 전반~후반으로 점진적으로 해주어야 합니다.
그럼 턴의 후반은? 사면에 대해 검은 실선 '가' 처럼 대각선으로 스키가 향하고 있기 때문에 두 스키가 사면에 대해 위아래로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스키의 고저차만큼, 또 활주 중 눈에 보이는 슬로프 경사의 기울기 만큼 어깨의 기울기도 맞춰 줍니다. 골반의 기울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스키판이 산쪽으로 세워져 있으니 다리와 함께 골반도 산쪽에 있습니다만 어깨의 기울기는 경사진 사면과 평행하게 계곡쪽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이것이 되어야 두 스키판에 잘 중심이 실리게 됩니다. 이것이 '좌우밸런스'가 좋다고 칭합니다. 이 때 많은 스키어들이 범하는 실수가 엣지가 걸려 있다고 적당하게 외경을 취하는 부족한 외경이 문제가 됩니다.
그럼 턴 전반을 살펴보지요.
전반에는 뉴트럴을 지나 중심은 계곡쪽으로 넘어가며 스키의 엣지가 반대로 서기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이 때는 그저 스키판에 잘 서 있으면 됩니다. 여기서 외향이나 외경 등 무건가 하려하는 것은 미리 스키조작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도달했을 때 하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스킹을 하려면 순수하게 스키가 가는 길을 정확하게 가라고 따라주는 것입니다. 이 때 어깨의 기울기(또는 신체의 기울기)는 스키판 기울기와 평행하게 합니다. 그래야 턴의 시작을 매끄럽게 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모델에서 차이를 확인해 봅시다.
좌측의 사진 1, 2 를 보면 턴 전반에 어깨의 기울기를 수평으로 시작해서 폴라인인 3, 4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턴 전반은 스키판과 같은 기울기로 시작을 하면 좋지만, 중후반에 바깥스키가 가벼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부터 미리 수평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실수가 없이 폴라인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후반을 향해 사선으로 가면서 두 스키의 고저차가 생기며 기울어지는 경사면에 어깨의 기울기를 맞추지 못해서 바깥스키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 스탠스가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엣지가 걸려 있어 스키가 스키딩하지 않지만 두 스키의 회전력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좌우밸런스가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우측의 사진 1을 보면 턴 전반에 어깨의 기울기를 스키판과 같은 기울기로 시작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폴라인을 맞이하는 2, 3에서도 어깨의 기울기가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스탠스가 벌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계속 기울어진 어깨의 모습에 후반인 4, 5에서는 좌측그림인 좌턴보다 더 바깥스키가 멀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 6의 뉴트럴에서는 재빠르게 회복해서 커버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턴 중반부터는 경사면에 따르는 어깨의 기울기를 맞추는 것이 좋은 좌우밸런스로 스탠스폭을 유지하며 활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카빙성이 강한 스키로 탈 때는 엣지가 설면에 물려 있어서 괜찮은 포지션이라고 착각을 하고, 부족한 기울기로 턴을 마치게 됩니다. 그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은 중반을 지나면서 두 눈으로 슬로프 펜스쪽의 설면 기울기를 바라보며 어깨 기울기를 맞추어가면 거의 정확합니다. 전후밸런스나 신체의 회전축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