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만에 다부동에서 동상으로 만난 한,미 대통령
이승만,투루먼
드디어 이승만·트루먼 동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유세계를 지켜낸 두 최고사령관, 69년 만에 다부동에서 동상으로 재회하다!
27일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에 세워진 이승만·트루먼 두 대통령의 동상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전 70주년인 이날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서 두 동상을 감싸고 있던 흰 천이 벗겨지자 행사에 참석한 500여 명의 인사들이 일제히 손뼉을 쳤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갑제 동상건립추진모임 대표,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재욱 칠곡군수, 국가유공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으며, 동상 건립 취지 및 경과보고, 기념사, 대통령 축사 대독, 환영사, 동상 제막 퍼포먼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자유세계를 지켜낸 두 최고사령관, 69년 만에 다부동에서 동상으로 재회하다”. 제막식 안내 책자 표지를 장식한 문구대로 이승만(1875~1965)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1884~1972) 전 미국 대통령, 두 나라 정상의 동상이 한 자리에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상은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이하 동건추)이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조각가에 의뢰해 만들었다.
조갑제 동건추 대표는 “자유가 공짜가 아니듯 두 인물 동상 건립도 민관(民官)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두 동상은 단순한 쇳덩어리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 위대한 이야기를 전해줄 ‘생명체적 존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두 나라 정상의 동상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의 표상”이라고 강조하며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야말로 역사의 원동력이라 확신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초하여 이 나라가 나아갈 비전과 전략을 마련한 선각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루먼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두 번의 세계사적 전쟁을 이끈 군 통수권자”였다며, “북한군의 남침을 맞아 과감하고 신속하게 미군이 참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그의 결단으로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는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전장에서 피로써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다부동 전적지의 정신이 미래세대로 이어져 세계 시민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아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기념사에서 “2021년 우리 도를 찾아와 장소 협조를 요청했는데 낙동강 방어선 격전지인 경북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호우로 인한 재난 상황에도 동상 건립을 계속 미룰 수 없어 '정전 70주년'을 맞는 오늘 자유 수호 진영의 승리를 다시 한번 선포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등 현대사 영웅들을 화폐 인물로 새겨 건국, 산업화, 민주화 영웅들을 우리 화폐의 인물로 새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동상 건립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승리의 역사를 기리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든 인물과 역사의 화해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높이 4.2m 규모의 두 동상에는 양 옆으로 두 인물의 발언을 담은 명문(銘文)이 있다. “우리는 남자·여자·아이들까지 나와서 필요하다면 몽둥이와 돌멩이를 들고서라도 싸울 것입니다”. 이승만 동상 왼쪽 기단에 새겨진 문구로, 이 전 대통령이 1950년 6월 25일 존 무초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한 말이다.
오른쪽 기단에는 이 대통령이 1950년 7월 19일 트루먼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으로 “위대한 귀국의 병사들은 애국심을 뛰어넘어 세계시민으로서 그들의 목숨을 바쳤습니다”란 글귀가 새겨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 때 쓴 ‘세계시민’ 용어는 여기서 유래한다.
트루먼 대통령 동상 좌우 기단에는 그가 딘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지시한 “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개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란 문구와 1950년 6월 29일 기자회견 내용인 “유엔 회원국들은 한국에 대한 마적단 습격사건을 진압하기 위하여 한국을 구원하기로 하였습니다”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미국은 연인원 약 180만 명을 파병했고, 이 중 약 15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