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기장 총회교육원 사순절 묵상집
2월 24일(금) 사순절 3일째
오롯이 혼자일 때
창세기 39:20~21
찬송 : 149장 / 주 달려 죽은 십자가 말씀 : 요셉의 주인은 요셉을 잡아서 감옥에 가두었다. 그곳은 왕의 죄수들을 가두는 곳이었다. 요셉이 감옥에 갇혔으나,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시면서 돌보아 주시고, 그를 한결같이 사랑하셔서, 간수장의 눈에 들게 하셨다.(새번역, 20~21절) 이에 요셉의 주인이 그를 잡아 옥에 가두니 그 옥은 왕의 죄수를 가두는 곳이었더라 요셉이 옥에 갇혔으나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고 그에게 인자를 더하사 간수장에게 은혜를 받게 하시매(개역개정, 20~21절) |
야곱에게는 네 명의 아내가 있었고, 그들로부터 열두 아들과 딸 하나가 태어났습니다. 요셉은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입니다. 게다가 요셉은 야곱이 가장 사랑했던 라헬의 아들입니다. 야곱의 특별한 마음이 이 아들에게 표현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상징이 바로 그가 입었던 '채색옷'(창37:3) 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로 하면 비단옷입니다. 다른 형들은 모두 무명옷을 입는데 요셉은 비단옷을 입은 것입니다. 어린 요셉은 철이 없었을까요? 형들이 싫어하는 줄 몰랐을까요? 요셉은 아버지가 편애하는 것을 조심하지 않고 형들 앞에 드러냈습니다. 형들의 잘못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쳤고, 자기가 꾼 꿈을 함부로 떠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형들의 미움을 샀습니다. 죽이고 싶을 만큼의 미움을 산 요셉이 던져진 곳은 짐승을 잡으려고 파놓은 구덩이였습니다.
구덩이에 던져진 요셉은 지나가던 미디안 상인들의 손에 넘겨져 이집트 왕의 경호 대장 보디발에게로 팔려 갑니다. 그런데 거기서 요셉은 하는 일마다 형통하여 그 주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됩니다. 보디발은 자신의 모든 것을 요셉에게 맡겼고, 그 주인까지도 복을 받아 하는 일마다 더욱 형통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주인 여자의 유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혹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요셉은 급기야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요셉의 구덩이가 더 깊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요셉은 꿈을 꾸던 소년에서 꿈을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그 일로 결국 그 감옥을 벗어나게 됩니다. 감옥의 위기를 벗어나자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더 큰 영예였습니다. 이집트의 국무총리가 된 것입니다.
꿈 이야기를 눈치도 없이 쏟아내던 소년 요셉은 형들의 손에 의해 구덩이에 빠지던 그때부터 입이 다물어지고 맙니다. 구덩이(보하르, 감옥과 같은 뜻, 창 40:15, 4:14)는 절망과 실패, 반대와 비판, 고립과 외로움으로 견뎌야하는 시공간입니다. 그 일 이후 요셉은 하고 싶은 말을 함부로 떠드는 사람으로 더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무조건 받아주고 안아주는 아버지도 없고, 미우나 고우나 꿈 이야기를 맘껏 떠들어댈 수 있었던 형들마저도 없는, 오직 혼자의 세상에 던져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그때를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요셉과 함께 계셔서, 앞길이 잘 열리도록 그를 돌보셨다.”(창39:2)
주님이 함께하셨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요셉이 그때 오직 하나님에게만 의지하고 그분과 함께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왕의 경호 대장도 아니었고, 최고 권력자 바로도 아니었으며,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이나 간수장도 아닌, 오직 하나님! 고난의 때에 오롯이 혼자일 수 있어야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구덩이이든 총리의 자리이든 중요한 것은 거기 하나님과 함께 있느냐 입니다.
기도 : 아무도 곁에 없는 시간이 오기도 합니다. 그때가 비로소 주님과 오롯이 마주하는 시간인 것을 알게 하시고, 주님을 찾고 기다리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