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가을, 볕은 늦여름의 쨍~
개학 이후부터 선생님 오시기 전에 이렇게 나와서 선생님을 기다리게 되었네요.
공부하는 학생들의 자세가 절로 만들어지고 있는 걸까요...
배추 모종을 옳겨심고 물을 줘야 하나 고민 될 만큼 더위에 쪼그라들어 있네요.
벌레가 많이 갉아서 형태가 없는 것도 있구요.
이번 첫 말씀이 작물의 일대기를 좌우하는 우리의 노동에 대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생명이 있는 그들이 나의 손놀림에 따라 살기도 하지만 죽을 수도 있다는 말씀에 경건해지는 기분이 들었네요.
가을 농사를 아무리 많이 지어도 한해에 한번 밖에는 지을 수 없기에 힘들지만 우리의 노동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를 느낄 수 있기를 어린 동무들에게 간곡하게 말씀하셨어요.
모둠을 나누어 풀을 매고, 물을 주고, 논에 가서 풀을 매고 또 고구마밭과 배추, 무밭 약하기 등의 일들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되었네요.
더욱이 이장로님이 베어주신 부추로 전을 만드는 샛참 모둠도 모처럼 운영되었구요.
차바람이 날수록 일이 적어짐을 느끼네요.
선생님 논에 가셔서 오시기전에 모든 일들이 휘리릭 마무리 되었습니다.
함께 샛참 나누며 이러저런 이야기들의 꽃도 피었구요.
그래도 일은 일이네요.
땀을 흠뻑 흘렸으니요.
일을 해보면 내 몸의 상태를 알게 되는데, 몸 상태가 좋은 날은 일이 크게 힘들지 않는데 몸이 힘든 날이면 일하기도 힘들어지지요. 이렇게 보면 자신의 몸을 잘 살피는 일이 우선이고,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고마운 하루를 또 이렇게 잘 보냈습니다.
일 마무리 즈음 시들어 있던 배추들이 쌩~쌩해졌네요.
아름다운 가을을 아름다운 사람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