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사기 평창지방 체육대회
단기 4356주년 개천절인 2023년 10월 3일 사회평신도부에서는 제21회 감리사기 평창지방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방림체육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그동안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인해 몇 해 열지 못했다가 맞이한 거라서 기대가 많았다. 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따가운 가을 햇살을 차단하는 효과까지 더해서 참석한 모두의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지방 내 38개 교회를 믿음, 소망, 사랑, 온유팀으로 나누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섞어놓아 만든 팀이다. 한 지방 안에 있어도 먼 거리 때문에 교제하지 못했던 성도들끼리 자유스럽게 만남의 장이 마련되었다. 믿음팀은 봉평, 남부, 도돈, 반석, 사천, 산돌, 안미, 약수, 임하교회로 편성되었다. 소망팀은 노산, 대미, 대화, 덕거, 백운, 수항, 종부, 진부, 안미배광교회다. 사랑팀은 개수, 도천, 면온, 미탄, 방림, 상방림, 평창제일, 주진, 횡계교회다. 온유팀은 계촌, 다수, 대창, 무릉, 상안미, 수동, 신리, 우리, 장평, 평창중앙교회다. 경기 종목은 신발양궁, 여자페널티킥, 콘홀경기, 고리던지기, 배구, 족구이다. 번외 경기로 목회자와 평신도 축구대회를 펼친다. 전문적인 운동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종목은 배구와 족구뿐이고 나머지 경기는 나이, 성별, 체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명랑운동회 종목이다.
준비위원장 이용대 장로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예배에서 원창연 감리사는 창세기 2:18~23의 말씀으로 '내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라는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청장년 선교회장 김성복 권사와 김은경 집사의 선수선서, 부진행위원장 김기섭 장로가 경기규칙을 설명하고 종부교회 최승화 목사의 축도로 예배가 끝났다. 이어서 내빈 소개에서는 연회, 타지방 평신도 단체장들과 시의원들도 참여하여 축하해 주었다. 짧은 축하공연 시간이 있었다. 트롯 가수로 활동하는 진성의 무대로 이어졌다. 그는 현재 홍천교회 장로다. 세상적인 가사로 노래 부르는 것이 장로의 양심에 찔려서 그는 스스로 작곡한 트롯 복음성가를 두어 곡 발표했다. 트롯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는 흥을 돋는 곡조다. 더욱이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 트롯은 그냥 삶이고 흥이고 춤이 된다. 진성이 노래 부를 때를 맞추어 몇 사람이 어색한 춤이지만 손을 흔들고 몸을 비틀면서 분위기를 무르익게 했다.
개회식 식후 행사까지 모두 마친 후 각 팀은 대진표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급조되는 각 팀 선수들이 종목마다 열리는 경기장으로 모였다. 노년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선수도 있고, 걸음조차 어려운 비실한 선수, 민첩하게 움직이는 젊은 선수, 운동 신경에 둔감한 무명의 선수도 있다. 이렇게 그냥 뒤섞여서 한 팀이 구성되었다. 오합지졸(烏合之卒) 팀이다. 딱히 정해진 감독도, 코치도 없는 무정부 상태의 팀들이다. 그냥 뒤에서 아무나 큰소리 지르면 그 소리가 감독의 한 마디고 코치의 조언이 된다. 그런데 건강하다고 힘깨나 자랑하는 사람도, 젊다고 자신을 과신하는 사람도 추풍에 낙엽처럼 딱 그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 경기는 실력도 필요 없고 재능도 별 효험이 없다. 오직 하나 운(運) 빨이 좋아야 한다. 신앙적인 표현으로는 하늘 하나님의 도움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리를 던져 보지만 들어가는 확률이 매우 미미하다. 그런데 별 기대하지 않았던 늙은 선수는 다섯 개 중에 하나만 실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콘홀 경기도 마찬가지다. 구멍에 큰 오재미를 던져 넣는 것인데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일던가? 어쩌다가 던졌더니 운 좋게 그게 구멍에 들어가 버린다. 그렇게 유능한 선수는 노령의 할머니다.
배구, 족구는 전문 실력자들로 구성된 스포츠 경기다 보니 아무나 참여할 수 없다. 나름 그 종목에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는 사람이 참여해야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 운빨도 따라야 하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경기는 점수가 동일하다. 꼬부랑 노인이 금메달을 따도 100점이고, 발군의 배구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도 100점이다. 실력 좋다고 목에 힘줄 필요도 없고 힘없다고 주눅 들 이유도 없다. 그렇게 모든 경기가 끝나고 순위가 결정되었다. 소망팀이 종합우승이고 사랑팀, 믿음팀, 온유팀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그런데 상금은 동일했다. 또한 그 상금은 소속팀 내 비전교회에게 전달함으로써 평창지방 가을운동회는 사랑이 가득한 천국잔치가 되고 말았다.
각 팀은 정성껏 점심을 준비했다. 십시일반으로 마련된 식탁은 풍성한 가을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인심은 광에서 난다던데 이날은 모두에게 풍성한 한가위 같은 날이었다. 경품 추첨은 주최 팀의 정성이 엿보였다.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팀별로 경품을 추첨했고 뒤로 갈수록 고가의 경품도 그렇게 진행했다. 특히 경품이 너무나 많아서 당첨자가 선택받은 사람이 아니라 무당첨자가 오히려 선택받았다고 할 만큼 대부분은 무엇이라도 한 손에 들고 가게 했으니 모두에게 화합의 한 마당 잔치였다. 여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선수로서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고 늘 꼴찌처럼 뒤처져 있던 자에게도 금메달의 영광을 안겨줄 수 있었던 평창지방 체육대회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꼭 이루고 말아야 할 하나님 나라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 텅 빈 푸른 운동장에서 또 하나의 희망을 꿈꾸며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발해야 하리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로마서 12:18).
첫댓글 화합의잔치자리입니다.배례와존중이함께공전한우리감리교가되어지길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