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9일 월요일
수영
김미순
우리집 가까이에 수영장이 있다. 아주 작고 낡은 그 수영장은 동네 사람 몇만이 드나들었다.
일요일 날 남편이 주기작으로 간다. 물도 깨끗하고 내부 시설도 그만하면 중급에 해당한다고 남편이 만족해 한다.
그런데 건강검진에서 내 심장이 좌우 부동맥이라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무슨 일일까?
남편은 운동 부족이라고 진단하고 같이 수영을 다니자고 성화였다. 달달 볶은지 2주만에 수영장에 갔다. 사람들이 쾌 있었다. 레인이 다섯 개 있고 었 레인마다 서너 명이 허푸허푸 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 중에서 근육이 울통불통 튀어나온 아저씨가 단연 돋보였다. 그 옆에 여자인데도 단단한 체격을 자랑할 것 같은 여자가 그 아저씨와 히히덕거리며 물을 가르지르고 밌었다.
나는 몸이 뻣뻣해서 물에 안 떴다. 남편이 몸을 잡고 앞으로 뒤로 흔들어 줬다. 좋은 남편이다.
한참동안 허우적대다 레인 밖으로 나왔다. 안락의자에 앉았다.
휴 휴 한숨을 쉬고 있는데 예의 그 부부가 내 옆 의자에 앉았다..
"아이고 힘드네. 부인, 힘드들죠?"
부부가 아니었나?
"내일은 접영을 배워봐요. 호호"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그 아저씨의 울퉁불통한 근육이 마음에 들었던 탓이었다.
그 다음 날부터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나면 잽씨게 수영복을 챙긴다. 어김없이 그 시간에 그 두 사람도 물을 가르고 있었다.
"자, 저도 가르쳐 주실 수 있어요. 저는 아직 물어 뜨지도 못하는데"
아저씨가 나를 훑어봤다.
"부인은 살이 붙어야겠네요. 체지방이 어느 정도 받처줘야 물에 뜨죠. "
그래서 당장 소고기집에 갔다. 일인 분에 2만원하는데 3인분 시켰으니 음료수 포함 6만5천원이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을 공들었으니 어느정도 살 이 붙고 물에도 떴다. 역시 선생님 실력이 짱이야. 남편이 칭찬을 했다.ㅈ
그러던 어느날 , 그 두 사람이 나에게 부탁을 했다.
"부인 다음 달 적금 타면 드릴테니 삼 백만원 좀 돌려 주세요.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해서 ㆍㆍㆍ"
그 아저씨가 애걸복걸했다.
그길로 천 만원짜리 적금을 해약했다. 우리의 인연은 계속되고 한달 후 그 아저씨가 백 만원을 돌려줬다. 사정이 생겨 며칠 후에나머지 돈은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건 그녀였다.
"친정아버지강 위암 3기라 급히 수술을 해야해요. 보험료가 나오면 드릴테니 오백 만원 빌려줘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거듭 애원했다.
어쩌겠는가?
나는 그 두 사랑의 처지가 하도 안 되어서 얼른 돈을 빌려쥤다.
그런데 그 다음 날부터 그들이 안보였다. 오겠지 오겠지 출입문을 지켜봐도 자취를 감추었다.
사장에게 물어보니 그둘이 부부라는 것만 알러줬다.
당했다. 사기를 당했다. 심장이 벌꺽벌꺽 뛰었다.
지금 내 심장에 스탠스 기계가 움직이고 움직이고 있다.
어디서 찾을 거나?
남편은 수영장에 가지 말라고 당부한다.
나는 물에는 안 들어가고 로비에 앉아 출입구만 뚫어지게 보고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