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옷차림이 점점 가벼워지는 요즘,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있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며칠 전부터 부풀어오른 아랫배는 좀처럼 꺼질 줄을 모르고,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까지 좁은 화장실에 앉아 있어봐도 좀처럼 신호가 오지 않는다. 외출할 때 꼭 배를 가리는 옷을 골라야 하니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곧 다가올 휴가기간에도 찜찜함이 계속된다면 정말 난감할 일이다. 변비, 한여름엔 정말 공공의 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그 괴로움을 아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2배 가량 변비 경험이 많다. 경험 연령층도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하다. 다만 원인은 조금씩 다르다. 왜 생기는지 알아야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변을 볼 때 전보다 힘을 과도하게 줘야 하는 경우, 매우 단단한 변이 나오는 경우, 변을 본 뒤에도 남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 변을 볼 때 항문에서 막히는 느낌을 받는 경우, 1주일에 변 보는 횟수가 3회 미만인 경우 등엔 기능성 변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증상들 중 2가지 이상이 최근 6개월 중 3개월 넘게 지속됐다면 대개 기능성 변비로 진단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을 복용하기 앞서 먼저 운동과 식습관, 배변습관이 잘못돼 있지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많이 불편하다면 ‘삶의 질’을 위해 변비약 복용을 고려하는 것도 현명하다.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점점 복용 양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 변비약 먹기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전문의들은 정해진 용법이나 용량을 제대로 지켜 복용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조언한다. 용법과 용량을 무시한 채 임의로 약을 먹으면 장기적으로 오히려 변비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다만 어떤 변비약이 적절한지 전문의 상담 등을 통해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좋겠다.
변비 고민에서 벗어나려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급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 식단은 지방 성분은 되도록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으로 신경 써서 짜는 게 좋다. 미역이나 다시마, 김 같은 해조류와 배추, 시금치, 무, 옥수수 같은 채소가 대표적인 섬유질 식재료다. 섭취한 섬유질에 수분을 공급하기 위해 물도 충분히 마셔줘야 한다. 변비 예방을 위해 필요한 하루 수분 양은 1.5리터 정도다. 변을 보고 싶을 때 절대 미루지 않는 습관도 필수다. 이런저런 이유로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느낌을 억누르다 보면 나중에는 변이 모여도 장의 감각이 둔해져 배변운동이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변비가 고질병이 되는 것이다. 화장실에 앉았는데 변이 잘 안 나올 때는 발판 등을 이용해 몸을 좀더 쪼그려주면 도움이 된다. 다만 10분 이상 앉아 있는데 변이 나오지 않으면 그냥 일어서야 한다. 화장실에 앉아 너무 오랫동안 힘을 주면 뱃속 압력이 점점 높아진다. 복압이 올라가면 피가 항문 쪽으로 몰리는데, 이는 항문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짬을 내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공부하다가도 중간에 잠깐씩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가까운 거리는 가볍게 걸어 이동하는 것도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한 좋은 습관이다.
특정 약을 오랫동안 복용해도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울증이나 불면증, 고혈압, 역류성식도염, 위염, 위궤양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주로 이런 변비가 생긴다. 항경련제나 항우울제, 철분제, 항히스타민제, 마약성 진통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 등이 장 운동을 억제해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또 노년에는 소화기능이 떨어져 혈류랑이 줄고 직장 벽의 탄력도 저하돼 변비가 더 쉽게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집에서 임의로 변비약을 먹기보다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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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