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꼬(吉子)의 영가천도
1700년 대 초반, 21세의 요시꼬 (吉子)는 일본 다까다(高田)에
사는 스즈끼라는 남자와 결혼을 하였다.
그런데 신방을 치르고 나서야
남편 집안의 젊은 며느리들이 나이 서른에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더욱이 그와 같은 일이 무려 2백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 서른이 되면 무조건 죽게 된다니.......'
크게 상심한 그녀는 친정으로 가서 어머니에게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친정어머니는 잠깐 생각하더니 단호하게 말하였다.
"네가 서른 살에 죽고 싶거든 10년 조금 못 되는 기간이나마
마음껏 즐기면서 편안하게살고,
서른 살을 넘기고 싶거든
오늘부터 지장보살님에게 매달려라.
어떻게 하겠느냐?"
"지장보살님을 부를께요."
☸️"집안 식구들이 방해를 하더라도 상관하지 말고 불러라. ●죽는 것은 너다."
그날부터 요시꼬는 쉬임없이 지장보살을 불렀다. 부엌에서 일할 때에도 빨래를 할 때도 잠자리 속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지장보살을 불렀다.
이 염불소리에 처음으로 역정을 내기 시작한 것은
시아버지의 두 번째 부인이었다.
그나마 시아버지는 이해를 해주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자 둘째 부인과 하나가 되어 방해하기 시작했고, 시부모가 함께 반대를 하자 마침내는
남편까지 염불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어느 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장보살 부르는 소리도 듣기 싫고 꼴도 보기 싫으니 친정으로 가버려!"
요시꼬가 울면서 친정집으로 가자, 이번에는 친정어머니가 꾸짖었다.
"답답한 것은 너다. 죽는 것은 너다.
남편이 대신 죽어 준다더냐,
시부모가 대신 죽어준다더냐?
서른 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싶거든
네가 지장보살을 불러야 한다.
어떤 방해에도 꺾여서는 안 된다."
시집으로 다시 돌아온 요시꼬는 가족들의 갖은 구박 속에서도
지장보살 부르기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서른 살이 되던 해 봄,
요시꼬의 꿈에 사람인지 귀신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여인이 나타나서 말하였다.
"나는 2백년 전, 이 집안의 남자들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죽으면서,
이 집안 며느리들이 서른 살이 되면 모두 죽여버릴 것을 다짐했다.
그 결과는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네가 지장보살을 열심히 부르니,
그 염불소리에 내 원한이 녹아 차마 죽이지를 못하겠구나,
나도 이제 이 원한의 몸을 벗고 싶다.
그러나 나의 죄업이 너무 깊어 이 귀신의 몸을 나의 힘으로는 벗을 수가 없구나.
너에게 부탁하노니, 지장보살의 츰부다라니를 나무판에 새겨 10만장을 찍어라.
그리고 백중날 음식을 만들어 배에 싣고 스미다가와를 오르내리며
음식과 츰부다라니를 강물에 넣어주도록 해라. 그렇게만 하면 그
공덕으로 나는 모든 업을 면하여 좋은 나라에 태어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이 집안 며느리들은 계속 서른이 되면 죽게 될 것이다.
이 집안이 잘 되고 못 되고는 너에게 달렸으니
꼭 명심하기 바란다."
백중까지 남은 날은 백 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요시꼬는 밤잠을
줄여가며 츰부다라니 10만장을 찍었으며,
가족들의 도움으로 많은 음식을 장만하게 되었다.
백중날 그들 부부는 꿈속에 나타난
영가의 부탁대로 강을 오르내리며 츰부다라니와 음식을 던져주었고,
그날 밤 부부는 똑같은 꿈을 꾸었다.
스미다가와 강 위에 공중에 광명을 발하는 구척 장신의 노스님이
우뚝 서서 손에 든 줄을 강물 위로 흔들자, 물 속의 귀신들이 그
줄을 잡고 따라 올라가는 것이었다.
목이 잘린 귀신, 팔다리가 떨어진 귀신, 아기를 안은 어머니 귀신, 처녀귀신, 총각귀신 등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 일이 있은 뒤 그 집안 며느리들이 서른에 죽는 일이 없어졌고,
요시꼬는 아흔 살까지 장수하였다.
또 슬하에는 십여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모두가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들 부부는 보은의 뜻으로 집을 절로 바꾸어 지장사(地藏寺)라 하였다.
지금도 지장사에는 그 때의 츰부다라니판이 보관되어 있으며,
매일같이 많은 신도들이 영험있는 이 절을 찾고 있다.
출처: 도서출판 효림 우룡큰스님저 불교신행총서4 영가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