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悅樂堂壁上題詠(열락당벽상제영) 열락당 벽에 제목을 붙여 노래하다 ▫ 저자 : 김지익 등 25인 ▫ 시기 : 1740년(열락당 준공일 기준) ▫ 원문 : 열락재유고 2권 p8-p16 ▫ 내용 : 27首 | |
▫ 열락당 준공 후 24명의 선비들이 쓴 글 |
悅樂堂壁上題詠(1)
열락당을 노래하다(1)
-金之益(김지익) p8
新成栗里屋三椽 신성율리옥삼연 / 율리에 세 칸 집 새로이 지으니
五柳孤松綠映川 오류고송록영천 / 오류 고송 녹음이 냇가에 비치네.
幽興琴書盈葉上 유흥금서영엽상 / 그윽한 금서의 흥(興) 가지마다 가득하고
歡情親戚滿床邊 환정친척만상변 / 친척들의 환영하는 정(情) 상가에 가득하네.
携樽酩酊終閑日 휴준명정종한일 / 술병 잡고 취했던 한가한 하루 끝내고
植杖耕耘送暮年 식장경운송모년 / 지팡이 짚고 밭을 갈며 노년을 보내며
高臥北窓堪悅樂 고와북창감열락 / 북창에 편히 누워 열친척락 하면서
風流岡俾古人專 풍류강비고인전 / 풍류를 더욱 더해 옛 사람처럼 오로지 하네.
*김지익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에 기록 *오류 :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 陶淵明이 그의 집에 심어 가꾼 데에서 나온 말 *명정 : 만취하다 *식장 : 지팡이를 땅에다 꽂고서 김을 매는 것. 출처<논어> *모년 : 늘그막. 말년. 노년 *고와 : 베개를 높이고 편히 눕는다는 뜻으로, 벼슬을 하지 않고 속세를 벗어나 숨어 지내는 것을 이르는 말 *풍류 : 속사를 떠나 풍치(風致)가 있고 멋들어지게 노는 일
悅樂堂壁上題詠(2)
열락당을 노래하다(2)
-呂冝周(여의주) p8
栗里田園屋數椽 율리전원옥수연 / 율리 전원에 수 칸 집 지어
主人占得好山川 주인점득호산천 / 주인은 산천을 좋아하여
松壇月色瓦樽裏 송단월색와준이 / 송단의 달빛을 사발 속에 담아두고
柳岸風聲竹杖邉 류안풍성죽장변 / 버들방천 바람 소리 죽장 곁에 두었네.
淸話戚親消永月 청화척친소영월 / 친척들과 맑은 이야기로 세월을 보내고
力探書籍送暮年 역탐서적송모년 / 서적을 탐구하며 말년을 보내면서
堂名悅樂偏多感 당명열락편다감 / 집 이름 열락으로 지어 많은 감회 더하니
想得諸賢趣味專 상득제현취미전 / 생각하건대 제현의 취미 오로지 하고 있네.
*여의주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에 기록. *卮酒安足辭 : 한 잔 술을 어찌 사양하겠는가
悅樂堂壁上題詠(3)
열락당을 노래하다(3)
-鄭儁(金陵)(정준) p8
占得名區結數椽 점득명구결수연 / 좋은 땅에서 수 칸 집 지으니
新裁花柳滿前川 신재화류만전천 / 새로 심은 꽃 버들 앞 냇가에 가득하네.
心全一理無形外 심전일리무형외 / 한 가지 이치에 마음이 온전하여 외물은 없지만
興在雙淸不盡邉 흥재쌍청불주변 / 마음과 자취가 흥하여 주변이 끊임없네.
親戚話情閑暇日 친척화정한가일 / 친척들과 정담으로 한가하게 지내며
琴書幽趣太平年 금서유취태평년 / 금서에 그윽한 취미 두어 태평하게 세월 보내니
世間淸福無如子 세간청복무여자 / 세상의 맑은 복은 자네에게 없지만
陋巷簞瓢樂自專 루항단표락자전 / 누항의 청빈을 즐기길 오로지 몸소 하네.
*정준(1675~?) : 본관 영일, 자 백영(伯英) 거주지 금산(金山) 부 정후장(鄭后章). 숙종(肅宗) 40년(1714) 갑오(甲午) 증광시(增廣試) [생원] 3등(三等) 18위(48/100). 직지사성보박물관에 「직지사 대웅전 중창 상량문 현판」이 있음. *무형외 : 무형 밖. 형체 밖 *쌍청 : 두보(杜甫)의 〈병적(屛迹)〉 시에 “백발로 명아주 지팡이 끌고 다니니, 맘과 자취 둘 다 깨끗함이 기쁘구나.[杖藜從白首 心迹喜雙淸]”라고 하였다. *자전 : 평상시 하는대로
悅樂堂壁上題詠(4)
열락당을 노래하다(4)
-權璲(金陵)(권수) p8-p9
悅樂新齋八九椽 열락신재팔구연 / 열락당 새 제실 여덟아홉 서까래 얹어
明窓靜几對山川 명창정궤대산천 / 밝은 창에 정궤 두고 산천을 마주하네.
閑心倚薄孤雲際 한심의박고운제 / 한가한 마음 외로운 구름 가에 의지하여
淸意留連郞月邉 청의유연랑월변 / 맑은 뜻 밝은 달 가에서 이어가며
簡冊深工猶惜日 간책심공유석일 / 간책을 공부하니 하루해가 아쉽고
箪瓢至樂便忘年 단표지락편망년 / 청빈을 즐기니 나이를 편히 잊었네.
休噳七十諸生困 휴우칠십제생곤 / 칠십 평생 여러 어려움 성내지 말게나.
鶴上楊州世孰專 학상양주세숙전 / 학 타고 양주 가는 걸 세상에서 누가 오로지 하겠는가.
*권수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에 기록. *정궤 : 정갈한 책상이란 의미. 편지 겉봉에 받는 이의 이름아래에 쓰는말. 靜案과 같은말 *의박 : 의지하다 *고운 : 외따로 떠 있는 구름 *유연 : 계속 머무르다 *낭월 : 맑고 밝은 달 *간책 : 죽책, 전책, 서책 등과 같은 말 *망년 : 나이를 잊음. 그 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음 *휴진 : 성내지 말라 *학상양주 :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낙을 제공하는 청풍과 명월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얻을 수가 있으니, 양주학(楊州鶴)의 고사에 나오는 것처럼 허리에 10만 관의 돈을 두를 필요도 없다는 뜻의 해학적인 표현이다. 옛날에 네 사람이 각자 자기의 소원을 말하는 중에, 한 사람은 양주 자사(楊州刺史)가 되고 싶다고 하고, 한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기를 원하고, 한 사람은 학을 타고서 하늘로 오르고 싶다고 하였는데, 이 말을 들은 한 사람이 “나는 허리에 10만 관(貫)의 돈을 두르고, 학을 타고서 양주로 날아가고 싶다.〔腰纏十萬貫 騎鶴上楊州〕”라고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淵鑑類函 鳥3 鶴3》/소식 시의 “世間那有楊州鶴”이란 시구의 주에 “腰纏十萬貫 駕鶴上楊州”라는 글이 있음.
悅樂堂壁上題詠(5)
열락당을 노래하다(5)
-金宬(金陵)(김성) p9
栗里山人屋數椽 율리산인옥수연 / 율리 산인 서까래 몇 개 얽어 지은 집
幽閑勝似浣花川 유한승사완화천 / 그윽하게 좋은 것이 완화천을 닮아서
情親懿戚門庭內 정친의척문정내 / 정 깊은 친척들 마당에 모여 있고
黃券素琴枕几邉 황권소금침궤변 / 책과 소박한 거문고 침궤 가에 놓여있네.
不用聲華誇少日 불용성화과소일 / 젊은 시절 자랑하는 화려한 말 쓰지 않고
惟將義理樂餘年 유장의리락여년 / 의리를 생각하여 남은 생을 즐기네.
厇罇酒熟黃花發 책준주숙황화발 / 잔 펼치니 술이 익고 국화가 피어나니
淸越人間也獨專 청지인간야독전 / 청월한 인간 삶. 오로지 홀로 하네.
*김성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상소에 기록. *산인 : 세상을 멀리하고 깊은 산속에서 사는 사람 *유한 : 부녀의 태도나 마음씨가 얌전하고 그윽함 *완화 : 두보(杜甫)의 초당이 있는 촉 땅 성도의 완화계(浣花溪) *의척 : 정분이 두터운 친척 *황권 : 서책 *침궤 : 베개와 안석의자 *성화 : 세상에 알려진 명성 *소일 : 젊은 시절 *황화 : 국화 *청월 : 청월하다 (용모·풍채가) 말쑥하고 깨끗하다. 소리가 맑고 가락이 은은하다
悅樂堂壁上題詠(6)
열락당을 노래하다(6)
-京客 金亨運(김형운) p9
茅堂數尋椽 모당수심연 / 자그마한 초당에서
松逕俯前川 송경부전천 / 송림 오솔길 따라 앞 냇가 굽어보며
靜意林花下 정의림화하 / 고요한 뜻 숲 속 꽃 아래 두고
幽情巷柳邉 유정항류변 / 그윽한 정 마을 버들 곁에 두었네.
床書堪作伴 상서감작반 / 책상과 서책은 짝 삼을 만하고
疊酒足爲年 첩주족위년 / 거듭된 술은 세월 보내기에 충분한데
講席羣童侍 강석군동시 / 가르치는 자리에 여러 아이 시중드니
儒風叔季專 유풍숙계전 / 유화의 풍속을 막내아우가 오로지 하네.
*김형운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김찬기(金燦紀)와 더불어 이름이 있음. *송경 : 소나무 숲 속의 오솔길이라는 말로, 야인(野人)의 거처를 뜻한다. *숙계 : 맨 끝의 막내아우. 말세
悅樂堂壁上題詠(7)
열락당을 노래하다(7)
-都事 金慶衍(김경연) p9
栗村舊址即新椽 율촌구지즉신연 / 밤실의 옛터에 새로 지은 집은
四面靑山一帶川 사면청산일대천 / 사방이 청산이고 시내가 둘러있네.
晉士淸風深谷裡 진사청풍심곡리 / 도연명의 청풍이 깊은 골 안에 있고
麗賢高躅遠峰邉 려현고촉원봉변 / 고려 현인 높은 자취 먼 봉우리 가에 있기에
擧頭尙戴崇禎日 거두상대숭정일 / 숭정(명)의 해를 이고 머리를 들어보니
切齒不言順治年 절치부언순치년 / 순치(청)를 말하지 않고 절치부심 하였네.
六七冠童時習地 육칠관동시습지 / 육칠 명 어른 아이 때때로 익히는 곳
聖門悅樂此堂專 성문열락차당전 / 성문의 열친척락을 이집에서 오로지 하네.
*도사 : 조선 시대에 관리의 감찰과 규탄을 맡아보는 종5품의 벼슬. 監營에는 감사 보좌. *김경연(1681-?) : 자 君曼. 본관 경주. 충북 영동사람. <승정원일기> 1742. 金慶衍爲慶尙都事’기록 *진사청풍 : 도연명을 이름 *려현고촉 : 길재를 말함 *숭정 : 명나라 *순치 : 청나라 세조 *성문 : 공자
悅樂堂壁上題詠(8)
열락당을 노래하다(8)
-金陵 崔恒久(최항구) p9-p10
茅廬瀟洒只三椽 모려소쇄지삼연 / 소쇄한 띠 집이 서까래 셋이지만
今世吾君舊玉川 금세오군구옥천 / 지금의 나와 자네 오래된 옥천이네.
聖訓喜□□□祭 성훈희□□□제 / 성훈을 반가이 통하며..... 살피면서
朋來欣接講論邉 붕래흔접강론변 / 벗이 오니 즐거이 맞아 강론을 하는데
英華發外寧無日 영좌발외녕무일 / 뛰어난 재주 드러나 편안한 날 없지만
德業成章可有年 덕업성장가유년 / 덕업이 글을 이뤄 거두기도 가능하네.
□□扁堂非偶爾 □□편당비우이 / □□(獨樂) 편당은 자네 짝이 아니기에
顧名方覺用工專 고명방각용공전 / 이름을 돌아보고 두루 깨달아 공부를 오로지 하네.
*최항구 :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옥천 :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의 호가 옥천자(玉川子)이다. 그의 〈다가(茶歌)〉에 “다섯째 잔은 기골을 맑게 해 주고, 여섯째 잔은 선령을 통하게 해 주고, 일곱째 잔은 다 마시기도 전에 두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맑은 바람이 솔솔 이는 걸 깨닫겠네.〔五椀肌骨淸 六椀通仙靈 七椀喫不得 也唯覺兩腋習習淸風生〕” 라고 하였다 *영화발외 : 뛰어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남 *유년 : 농사가 잘되어 농작물을 많이 거둔 해. 풍년
悅樂堂壁上題詠(9)
열락당을 노래하다(9)
-黃溪 沈恒壽(심항수) p10
茅廬只是數間椽 모려지시수간연 / 띠로 이은 오두막집 서까래 몇 뿐이지만
五柳春光映碧川 오류춘광영벽천 / 오류의 봄 풍광 푸른 내에 비치네.
琴和水聲嗚膝上 금화수성오슬상 / 거문고 물소리에 화답하여 무릎에서 울리고
月移松影照床邉 월이송영조상변 / 달빛은 솔 그림자 옮겨서 평상 가에 비치는데
壺觴引酌消長日 호상인작소장일 / 술병 당겨 술 따르며 긴 하루 보내며
親戚話情送暮年 친척화정송모년 / 친척들과 다정한 이야기로 말년을 보내네.
悅樂爲名誠不偶 열락위명성불우 / 열락으로 이름 지은 게 삼가 뜻밖이지만
古人風味箇中專 고인풍미개중전 / 고인의 풍미가 그 속에 오로지 있네.
*심항수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호상 : 술이 들어있는 술병과 술잔
悅樂堂壁上題詠(10)
열락당을 노래하다(10)
-江陽 劉應八(유응팔) p10
丹崖附壁月籠椽 단애부벽월롱연 / 단애를 벽 삼아 다락처럼 집을 지어
別墅依然古輞川 별서의연고망천 / 별서가 의연히 옛날의 망천 같네.
目對聖賢黃卷上 목대성현황권상 / 성현을 대하는 눈 책 위에 두었고
心忘榮辱白鷗邉 심망영욕백구변 / 영욕 잊은 마음은 흰 갈매기 곁에 두었지만
源源滿戶宗親履 원원만호종친이 / 집 가득이 친척 방문 끊임이 없고
衮衮來簮大小年 곤곤래잠대소년 / 와서 절하는 어른 아이 많기도 하네.
栗里先生千載後 율리선생천재후 / 율리의 선생 가고난지 천년이 지난 후에
一般風味也能專 일반풍미야능전 / 모든 풍미를 오로지 할 수 있네.
*강양 유응팔 : 저자의 조카사위. 강양은 합천의 옛 지명. 저자의 합천지역 유람 시문과 연관 있는 듯. *월롱 : 다락을 한자화한 용어. 달 모양의 대바구니. *별서 : 전장이 있는 부근에 한적하게 지은 집 *의연 : 전과 다름없다 *망천 :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가 별장을 세운 곳. *원원 : 연이어 끊어지지 않음 *곤곤 : 많다. 끝이 없다.
悅樂堂壁上題詠(11)
열락당을 노래하다(11)
-居昌 李萬權(이만권) p10
里以喜號結新椽 리잉희호결신연 / 반가운 이름의 마을에 새집 지으니
潯曲餘閑又鑑川 심곡여한우감천 / 심곡처럼 한가하고 또 감천이 있네.
半世銷憂絃誦裡 반세소우현송례 / 반평생 근심 녹이며 부지런히 학문하고
一堂爲樂笑談邉 일당위락소담변 / 한 집에서 즐기며 담소하는 곁에서
秋深菊塲傾千日 추심국장경천일 / 가을 깊으면 국화 핀 마당에서 천일주 기울이고
春暮松関任百年 춘모송관임백년 / 늦은 봄엔 소나무 대문 세월에 맡겨두었네.
時向東皐歌且嘯 시향동고가차소 / 때때로 봄 논에서 노래를 읊조리니
古人淸趣子能專 고인청취자능전 / 고인의 맑은 취향 자네가 오로지하네.
*심곡 : 도연명의 고향인 심양의 다른 이름 *소우 : 근심을 없애다 *현송 : 거문고를 타면서 시를 읊음. 부지런히 학문을 닦음을 비유 *송관 : 소나무대문 *동고 : 동쪽의 언덕. 봄의 논
悅樂堂壁上題詠(12)
열락당을 노래하다(12)
-安陰 邉大中(안음 변대중) p10-11
倣搆潯陽處士椽 방구심양처사연 / 심양 처사 오두막 집 따라 지어
架巖依峀又臨川 가암의수우임천 / 산봉우리 바위에 얹혀 냇가를 바라보네.
情親懿戚門庭內 정친의척문정내 / 정답고 의로운 친척 마당에 들이고
靑帙素琴案几邉 청질소금안궤변 / 푸른 책갑 소박한 거문고 책상 옆에 두고서
人不識中心自得 인불식중심자득 / 알지 못한 가운데 마음을 저절로 얻어
事無營處睡爲年 사무영처수위년 / 일 없이 운영하며 잠자듯 세월 보내네.
騷翁莫遒田園賦 소옹막주전원부 / 시 짓는 어르신 전원부 짓지 말고
淸福如今且有專 청복여금차유전 / 지금처럼 좋은 복 오로지 하소서.
*변대중 : 김지익의 사위로 안음에 거주 *심양 : 고향 시골 등 은거를 뜻하는 말이다. 도연명의 고향마을. *청질 :푸른 책갑 *안궤 : 의자, 사방침(四方枕), 안석(案席)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소옹 : 글을 하는 문사. 초나라 굴원의 별칭 *청복 : 좋은 福
悅樂堂壁上題詠(13)
열락당을 노래하다(13)
-星山 都永鼎(도영정) p11
栗里千秋屋數椽 율리천추옥수연 / 천년 후 율리에 몇 칸짜리 집을 지어
高臨岡上壓前川 고임강상압전천 / 언덕에 높이 임해 앞의 내를 내려 보네.
神遊雲鳥去來際 신유운조거래제 / 정신은 구름과 새가 오가는 사이를 거닐며
身卧梧桐風月邉 신와오동풍월변 / 몸은 오동과 풍월 가에 두고서
撫玩琴書消世慮 무완금서소세려 / 금서를 어루만지며 세상 근심 들어내고
提携親戚送餘年 제휴친척송여년 / 친척과 손을 잡고 여생을 보내네.
分明二字楣間揭 분명이자미간게 / 분명한 두 글자(열락)를 처마위에 걸어두고
靖節遺風自得專 정절유풍자득전 / 청절(도연명)의 유풍을 스스로 얻어 오로지하네.
*도영정 :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생원으로 기록. *분명 :분수와 밝음 *정절 : 도연명은 진(晉)이 망하고 유송(劉宋)이 서자 정절(靖節)을 지켜 율리(栗理)에 은거하였지만 단순한 피세(避世)의 은자(隱者)가 아니라 마음속으로는 고국인 진나라를 부흥할 계획이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悅樂堂壁上題詠(14)
열락당을 노래하다(14)
-星山 呂權(여권) p11
寄梅林壑始加椽 기매림학시가연 / 산골에 매화 필 때 비로소 지붕 얹으니
屋後靑山屋下川 옥후청산옥하천 / 집 뒤에 청산 있고 집 아래 냇가 있네.
世路風波岑寂外 세로풍파잠적외 / 세상 풍파는 산속 정적 밖에 두고서
別區烟景寬閑邉 별구연경관한변 / 별천지 아스라한 풍경 한가하게 대하며
招邀親戚談情日 초요친척담정일 / 친척을 초대하여 날마다 정 나누고
絃誦琴書樂志年 현송금서악지년 / 거문고 타고 글 읽으며 학문을 즐기네.
庶可優逰終味此 서가우유종미차 / 한가하게 노닐면서 이 같이 마치니
肎敎陶令獨能專 긍교도령독능전 / 도령을 몸으로 가르치길 오로지 홀로 하네.
*여권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연경 : 봄에 아지랑이로 인해 연기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풍경 *초요 : 초대함. 불러서 맞이함 *지년 : 15살의 나이를 志年, 30을 立年, 40을 不惑年, 50을 知年, 60을 耳順年, 70을 從心年이라고도 한다. 15세는 학문에 뜻을 둔다는 의미에서 지년(志年), 지학(志學)이라고도 한다 *도령 : 도령(陶令)은 팽택 영(彭澤令)을 지낸 진(晉) 나라 도잠(陶潛)을 가리킨다
悅樂堂壁上題詠(15)
열락당을 노래하다(15)
-星山 都永臨(도영림) p11-p12
幽庄瀟洒創新椽 유장소쇄창신연 / 그윽한 장원에 소박하게 새 기둥 올리니
華扁翼然枕碧川 화편익연침벽천 / 화려한 편액 날듯이 푸른 내에 잠기네.
原憲巷深瓢飮裡 원헌항심표음리 / 원헌처럼 마을에서 청빈하게 살면서
羲皇天闢葛巾邉 희황천벽갈건변 / 회황처럼 외진 하늘가에서 갈건을 쓰고서
團率親戚淸廉慮 단솔친척청렴려 / 친척을 이끌면서 청렴을 꾀하고
耽樂琴書送暮年 탐락금서송모년 / 금서를 즐기며 말년을 보내네.
栗里之名今是古 율리지명금시고 / 율리의 명성이 지금인지 옛날인지
淵明遺趣俾罔專 연명유취비망전 / 연명이 남긴 취향 독차지 하였네.
*소쇄 : 맑고 깨끗함 *원헌 : 벼슬을 하지 않고 가난하게 살았음을 뜻한다. 원헌은 공자의 제자로서 매우 가난하여 오두막집에서 깨진 독으로 구멍을 내서 바라지 문으로 삼고서, 위로는 비가 새고 아래는 습기가 찬 방에서 바르게 앉아 금슬(琴瑟)을 연주하고 있었다 한다. 《莊子 讓王》
悅樂堂壁上題詠(16)
열락당을 노래하다(16)
-星山 李泰蕃(이태번) p11-12
問君何意結斯椽 문군하의결사연 / 자네에게 묻노니 어떤 뜻으로 이 오두막 지었는가.
不在扵山不在川 부재扵산부재천 / 산에도 있지 않고 강변에도 있지 않네.
偶學成村依悅樂 우학성촌의열락 / 학문을 짝 삼아 촌을 이뤄 悅樂에 의지하여
仁親叙族樂無邉 인친서족락무변 / 인친서족 즐거움 끝이 없네.
功名大志靑春日 공명대지청춘일 / 공명의 큰 뜻은 청춘 때의 일로 여기며
樽酒淸逰白首年 준주청逰백수년 / 술통지고 청유로 노년을 보내고
栗里陶潛歸去後 율리도잠귀거후 / 율리의 도잠이 돌아간 후에
北窓閑趣又能專 북창한취우능전 / 북창의 한가한 취미 오로지 하고 있네.
*도잠 : 도연명을 말함 *북창 : 선비가 기거하는 곳. 은자가 기거하는 곳
悅樂堂壁上題詠(17)
열락당을 노래하다(17)
-星山 都命益(도명익) p12
新卜幽居結屋椽 신복유거결옥연 / 유거할 곳 새로 정해 초가집 지으니
甘文別業勝樊川 감문별업승번천 / 감문의 별업이 번천보다 낫다네.
一堂親叙情談裡 일당친서정담리 / 한 집에서 여러 친척 정담을 나누며
三尺琴懸樂几邉 삼척금현락궤변 / 삼척 거문고 걸어두고 안석에서 즐기네.
南畒荷鋤歸夜月 남묘하서귀야월 / 남쪽 밭에서 호미질 하다 달이 뜨면 돌아오고
東籬採菊送天年 동리채국송천년 / 동쪽 울타리에서 국화 꺾으며 세월을 보내니
千秋栗理田園與 천추율리전원여 / 오래도록 율리에서 전원과 함께하며
不使陶潛任獨專 불사도잠임독전 / 도잠이 아니라도 오로지 홀로 하네.
*도명익 :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감문 : 개령의 옛이름 *별업 : 살림집 밖에 경치 좋은 곳에 지어놓고 때때로 사는 집 *번천 : 당나라 시인 杜牧(803~853)의 호. 작은 두보로 불린다. 칠언절구의 시에 뛰어난 재주를 보였으며, 화려한 수식과 유장한 리듬을 구사한 시로 유명하다
悅樂堂壁上題詠(18)
열락당을 노래하다(18)
-星山 李胤長(이윤장) p12
詞倒九河筆似椽 사도구하필사연 / 글이 구하에 이르니 붓대는 서까래 같고
結廬幽趣取山川 결여유취취산천 / 오두막 지은 그윽한 취미 산천을 취하였네.
杏壇詩禮千秋後 행단시례천추후 / 행단의 시례가 천년이 자난 후에
栗里田園五柳邉 율리전원오류변 / 율리 전원 오류 가에 두고서
樂子琴書知機日 락자금서지기일 / 금서를 즐기며 날마다 순리 알고
悅吾親戚足爲年 열오친척족위년 / 친척을 반기며 세월 보내기 충분하네.
風期己晏何須恨 풍기기안하수한 / 기약한 기풍 저무니 어찌 한이 없겠는가.
雲水生涯得得專 운수생애득득전 / 운수 같은 생애를 뚜벅뚜벅 오로지 하네
*구하 : 黃河의 孟津 북쪽에 흘러들어오는 아홉 줄기의 강. 우(禹) 임금이 치수 사업을 한 물줄기로, 황하(黃河)를 가리킨다. 우 임금 때에는 황하가 아홉 갈래로 흘렀기 때문에 ‘구하’라고 불렀다. *유취 : 그윽한 정취 *행단 : 학문을 닦는 곳을 이르는 말. 공자가 은행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쳤다는 고사에서 유래 *지기 : 기미나 낌새를 알아차림. 순리를 잘 인식함 *득득 : ① (뚜벅뚜벅) 걷는 모습 ② 특별히 ③ 일부러
悅樂堂壁上題詠(19)
열락당을 노래하다(19)
-星山 李胤庚(이윤경) p12
老去方营屋數椽 노거방영옥수연 / 늙어가며 두루두루 수 칸의 집을 지었는데
白雲其壑緑楊川 백운기학록양천 / 골짜기에 백운 있고 초록버들 냇가에 있네.
春風不死杏壇上 춘풍불사행단상 / 봄바람 없어지지 않고 행단위에 있고
秋菊猶存栗里邉 추국유존율리변 / 가을 국화 여전히 율리 가에 남아있네.
三尺撚攏消永日 삼척연롱소영일 / 삼척 거문고 타면서 긴 하루 보내고
一門親睦樂餘年 일문친목락여년 / 한 집안 친목하게 남은 세월 즐기는데
文章命達嗟何晚 문장명달차하만 / 문장과 명달이 늦음을 어찌 탓 하리오.
隱逸高標剰得專 은일고표잉득전 / 높은 기상 감추니 오로지 넘쳐나네.
*행단 : 행단(杏壇)의 고사는 “공자가 치유(緇帷)의 숲 속에서 노닐며, 행단(杏壇) 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나니, 제자들은 글을 읽고 공자는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는 《장자》 어부(漁父)의 말에서 유래한다. *춘풍 : 仁을 상징하는 용어로 사용 *연롱 : (거문고)를 연주하는 모습을 표현 *명달 : 좋은 운명을 타고나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지위에 오름 *고표 : 높은 기상 *잉득 : 넘쳐나다
悅樂堂壁上題詠(20)
열락당을 노래하다(20)
-星山 李碩升(이석승) p12-13
晚隱斯翁屋數椽 만은사옹옥수연 / 이 늙은이 늘그막에 수 칸 집에 숨어서
登皐舒嘯濯淸川 등고서소탁청천 /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며 청천에서 탁족하고
盤桓栗里孤松畔 반환율리고송반 / 율리의 고송가를 서성이면서
來去潯陽五柳邉 래거심양오류변 / 심양의 오류 주변 오고가네.
悅在團図倫叙日 열재단도윤서일 / 여럿 모여 윤리를 말하는 날에 즐거움 두고
樂促歌詠趣成年 락촉가영취성년 / 노래하고 시 읊으며 즐거움 재촉하니
是知二字名齋意 시지이자명재의 / 서재 이름 두 글자 뜻 비로소 알 수 있어
陶令遺芬子獨專 도령유분자독전 / 도령이 남긴 향기 자네가 홀로 하네.
*등비 : 언덕에 오르다 *서소 : 휘파람 불다 *반환 : 머뭇거리며 그 자리를 멀리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일. *심양 : 도연명이 태어난 동네이름. *시지 : 비로소 알다 *명제의 : 齋의 이름을 (위의 二자:悅,樂) 지은 까닭 *도령 : 도연명을 칭함
悅樂堂壁上題詠(21)
열락당을 노래하다(21)
-金陵 李陽新(이양신) p13
驚風筆畵大如椽 경풍필획대여연 / 필획이 큰 기둥같이 거침이 없이
粧點靑山緑水川 장점청산록수천 / 청산과 푸른 냇가 꾸미는데
物外乾坤寬有別 물외건곤관유별 / 하늘 밖 신선 세상 충분히 구별 하고.
域中烟月浩然邉 역중연월호연변 / 그 가운데 안개와 달 호연하게 곁에 있네.
琴書耽樂诲長日 금서탐락회장일 / 금서에 빠지져 긴 하루 가르치며
親戚話情慰暮年 친척화정위모년 / 친척과 정다운 말로 말년을 위안 삼네.
人世是非聲不到 인세시비성부도 / 세상의 시비에 대해 소리가 없으니
羲皇幽趣子能專 희황유취자능전 / 휘황의 그윽한 취미 자네 홀로 하고 있네.
*이양신 : <승정원일기>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경풍: 거침없다 *물외: 세상물정과 동떨어진 바깥 *탐락: 정신이 빠질 정도로 즐김
悅樂堂壁上題詠(22)
열락당을 노래하다(22)
-星山 李彦白(이언백) p13
琴鳴風檻鶴巢椽 금명풍함학소연 / 학 둥지 난간에서 거문고 울리니
靜者爲山動者川 정자위산동자천 / 고요한 건 산이고 움직이는 건 시내라네.
栗里淸標忘世地 율리청표망세지 / 율리에서 맑은 기품으로 세상을 잊고
杏壇遺韵坐春邉 행단유운좌춘변 / 행단에서 시 읊으며 봄 가에 앉아 있네.
空藏搏虎屠龍手 공장박호도룡수 / 호랑이 잡고, 용을 잡는 기술은 허공에 감추고
閑送耕雲釣月年 한송경운조월년 / 밭 갈고, 낚시하며 한가하게 보내면서
叙族仁親堪且樂 서족인친감차락 / 족친과 인을 펼치며 이 즐거움 감당하니
名言玆在一堂專 명언자재일당전 / 이름처럼 이곳에서 한 집이 오로지 하네.
*이언백 : 영조 12년 병진(1736) 3월 12일(병오). 연명 상소에 기록. *풍함 : 바람을 쐬는 난간 *위산 : 산을 이루다 *청표 : 깨끗하고 기품이 있음. *공장 : 부질없다 *박호 :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다 *도룡수 : 용을 죽이는 손이라는 뜻, 용은 世上에 없는 動物이므로 世上에 쓸모 없는 기술을 이르는 말. *경운조월 : 경운조수. 송(宋)나라 관사복(管師復)이 숭산(崇山)에 은거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무슨 즐거움이 있느냐?”라고 묻자, “언덕에 덮인 흰 구름은 갈아도 다함이 없고, 못에 가득한 밝은 달은 낚아도 흔적이 없네.〔滿塢白雲耕不盡 一潭明月釣無痕〕” 한 데서 유래한 말로, 은자(隱者)의 고답적인 생활을 형용한 것이다
悅樂堂壁上題詠(23)
열락당을 노래하다(23)
-金陵 金潗(김집) p13
閥草誅茅結數椽 벌초주모결수연 / 풀 자르고 띠를 베어 수 칸 집 지으니
靑松黃菊映前川 청송황국영전천 / 푸른 솔과 노란 국화 앞 냇가에 비치네.
話情親戚明窓下 화정친척명창하 / 친척들과 다정한 이야기 창 아래서 속삭이면서
耽樂琴書靜几邉 탐락금서정궤변 / 금서를 탐락하니 안석주변 고요하네.
誼篤姻查傾盖日 의독인사경개일 / 정의 깊고 돈독한 인척들 잠깐씩 보았지만
交深老少却忘年 교심로소각망년 / 노소가 교분 깊어 나이를 불문하네.
地存今古人相得 지존금고인상득 / 땅 있으면 지금이나 예전이나 사람이 서로 얻고
陶後高風子獨專 도후고풍자독전 / 도공 이후 높은 기풍 자네가 홀로 하네.
*명창 : 밝은 창 *인사 : 인척 관계를 조사하는 일을 말하는 듯 *경개 : 경개여고(傾蓋如故)의 준말.《사기(史記)》 권83〈추양열전(鄒陽列傳)〉에 “흰머리가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처음 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수레 덮개를 기울이고 잠깐 이야기했지만 오랜 벗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白頭如新 傾蓋如故〕”라는 말이 나온다.
悅樂堂壁上題詠(24)
열락당을 노래하다(24)
-牙浦 金卨(김설) p14
栗里之中屋數椽 율리지중옥수연 / 율리에 조그만 초가집 지었는데
三公肎換此山川 삼공긍환차산천 / 이 산천 어찌하여 삼공과 바꾸리오.
軒依處處□□凌 헌의처처□□릉 / 헌의 곳곳 □□(陶公)을 능가하고
門對靑蓮醉倒邉 문대청련취도변 / 문 앞의 청련은 취하여 넘어지네.
勝地秘慳經機歲 승지비간경기세 / 좋은 경치 깊게 감추고 몇 해가 지났는가.
营堂開拓□□年 영당개척□□년 / 당을 지어 만든 게 □□년 이네.
琴書左右携親戚 금서좌우휴친척 / 금서를 좌우에 두고 친척과 이끄니
悅樂幽情子獨專 열락유정자독전 / 열친척락 그윽한 정 자네 홀로 오로지 하네..
*삼공긍환 : 송(宋)나라 대복고(戴復古)가 후한(後漢)의 은사(隱士) 엄광(嚴光)의 고사를 소재로 읊은 〈조대(釣臺)〉 시에 “어떤 일에도 마음 없이 오직 하나의 낚싯대뿐, 삼공의 자리 준대도 이 강산과 안 바꾸리. 평소 유문숙을 잘못 알고 지낸 탓에, 허명만 세상 가득 야기했을 뿐.〔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此江山 平生誤識劉文叔 惹起虛名滿世間〕”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石屛詩集 卷6》 문숙(文叔)은 광무제의 자이다. *청련 : 산골짜기에 절로 나는 식물의 한 가지. 줄기와 잎은 연과 비슷하며 꽃이 피지 아니한다. *비간 :깊게 감춤
悅樂堂壁上題詠(25)
열락당을 노래하다(25)
-金陵 裵師度(배사도) p14
度堂林壑尙脩椽 도당임학상수연 / 깊은 골에 집지을 때 서까래만 엮고서
明淨窓欞瞰一川 명정창령감일천 / 밝고 고요한 격창으로 냇가를 내려보네.
滿架琴書歌詠裡 만가금서가영리 / 금서로 시렁 채워 안에서는 시를 읊고
合筳親戚笑設邉 합정친척소설변 / 친척들 한 자리에 모여 밖에서는 웃음 꽃 피네.
襟懷俯仰千年歲 금회부앙천년세 / 하늘 우러르며 회포 품은 지 천년의 세월이지만
身計安閑亦十年 신계안한역십년 / 한가로이 몸을 두고자 한건 십년이 되었네.
更看撥盃松菊下 갱간발배송국하 / 잔을 들어 송국 아래 다시 보니
世人誰識醉鄕專 세인수식취향전 / 고향에서 오로지 취한 걸 세상사람 누가 알리오.
*경당 : 사숙하는 지방 사립학교 *임학 : 숲이 깊숙한 곳 *창령 :격자무늬 창문. 촘촘하게 매어 놓은 그물 같은 담장을 의미 *가영 : 시가를 읊음 *금회 : 마음속 깊이 품고 있는 회포 *부앙 : 엎드려 세상을 굽어보고, 우러러 하늘을 쳐다봄.
詩序(시서) 並序
시의 서문
星山 李敏道(이민도) 並序p14-p17
夫地之相距也 千有餘里, 世之相後也 千有餘歲. 而事或有 即地而偶合 曠世而相感者 今栗里之有悅樂堂是也. 噫潯陽之栗里古矣. 徵士一去 三逕就荒 則其悅扵斯 樂扵斯 聚親族閱琴書扵斯者. 寥寥千載陶後鮮有聞 惟此處士金丈世居扵甘文之栗里 而竊慕陶靖莭古事.
대개 땅은 떨어져 있어도 천리 정도이고, 세대가 서로 이어지는 건 천여 년이다. 어떤 일이 있으면 바로 땅이 합쳐지기도 하고, 세대가 넓어도 서로 느끼기도 하는데, 지금 율리에 있는 열락당이 그러하다.
아! 도연명이 살던 심양의 율리는 오래전의 일이다. 은사가 가고나자 세 오솔길이 거칠어졌지만, 이처럼 기뻐하고 이처럼 즐기면서, 친척이 모여 음율과 글을 살피는 것이 이와 같았다.
도공(도연명)이후 적막한 천년동안 들은바가 드물었는데오로지 처사 김 어른은 감문의 율리에 세거하면서 도공의 맑은 절개를 지키는 일을 숭모하여 왔다.
*즉지 : 즉석(卽席) *광세 : 한 세대에 없었던 일 *심양 : 도연명이 은거한 곳 *징사 : 임금의 부름을 받고도 나아가 벼슬하지 않은 학문과 덕행이 높은 은사(隱士)를 말한다. *삼경취황 : 삼경은 은사(隱士)의 뜨락을 가리킨다. 서한(西漢) 말에 장후(蔣詡)가 은거한 뒤 집 안 뜨락에 ‘오솔길 세 개〔三逕〕’를 만들어 놓고는 오직 양중(羊仲)과 구중(求仲) 두 사람과 교유하며 두문불출했던 고사가 있다. 《三輔決錄 逃名》/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이 거칠어졌으나, 솔과 국화는 아직 남아 있네.〔三逕就荒 松菊猶存〕”라는 표현이 있다. *요요 : 적막하고 공허한 모양 *선유문 : 들은바가 드물다 *절모 : 숭모하다
p15
愛其地名偶合 襟懷上感扵是焉 別搆小堂扁之曰, 悅樂盖取陶詞中 悅親戚樂琴書之義也. 然則 雖今之栗里非古之栗里 而今之悅樂亦古之悅樂也. 世皆照古 今人不相 及今金丈與陶公其悅樂豈則異也. 矧且金丈之悅樂 則又有大扵陶公者矣. 彼陶公不華 當晋朝淩替之運 彭澤斗米 長腰蹔屈 而寄奴天地 田園將蕪 則其以親戚琴書 賦歸來而悅樂者 自有不得其平之歎. 而乃若金丈則時丁唐虞之治 身爲羲皇之人. 太平烟月臥斯堂 而悅樂爲則此及陶公曾所未樂 而公獨樂者也. 至扵富貴浮雲 耳樂夫天命而己. 公豈以是爲獘獘焉 爲憂樂扵其間哉.
그 지명이 우연히 일치하는 것을 사랑하여 여기에 회포를 느껴 조그만 집을 짓고 편액에 이르기를, “열락은 도연명의 글 중 ‘열친척락금서지의’를 대체로 취하였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비록 지금의 율리가 옛날의 율리가 아니지만, 지금의 ‘열락’은 옛날의 ‘열락’이다.
세상 여러 사람들이 옛 사람을 살펴보면 지금 사람과 맞지 않고, 지금의 김 어른과 도공의 ‘열락’은 서로 다르다. 더구나 김 어른의 ‘열락’은 도공의 것보다 훨씬 큰 뜻이 있다. 도공은 당시 쇠락하는 진(晋)나라가 쇠락하는 운명에 조그만 녹봉에 허리를 잠시 굽혔다가, 기노(남조 송 고조 유유)의 천지에서 전원이 장차 황폐해 질 것을 생각하여 그 친척들과 거문고와 서책을 가지고 돌아와 부를 짓고 기쁘게 즐긴 것으로, 자연히 그 평화를 얻지 못함을 한탄하는 것이었다.
반면 김 어른을 말하면, 때가 당우의 치세를 맞아 몸이 희황 시대 사람이 되고자 하였다. 이 당에 누워 세상을 태평하게 즐기면서, 열친척락 한것은 도공이 일찍이 즐기지 못한 것으로 공 홀로 즐긴 것이다. 심지어 부귀에 이르는 것을 뜬 구름처럼 여겼고,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은 대개 천명이 그 몸에 있다 여겼다. 공은 이것에 피폐해지고 근심이 되어도 그 속에서 즐거움을 가졌다.
*우합 : 우연히 맞음 *개취 : ‘대개 그 상을 취하였다.’는 의미로 공자가 단정 짓지 않는 것에 대한 표현으로 많이 사용 *불화 :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음 *능체 : 쇠락(衰落) *팽택 :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이 팽택 현령(彭澤縣令)으로 있다가 오두미(五斗米) 때문에 허리를 굽힐[折腰] 수는 없다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고사가 있다. 《春秋左傳 宣公4年》 《晉書 卷94 隱逸列傳 陶潛》 *두미 : 얼마 되지 않는 쌀(녹봉)을 말함. *장요 : 긴허리 *기노 : 남조(南朝) 송 고조(宋高祖) 유유(劉裕)를 말함. *내약 : ~로 말할 것 같으면 *희황지인 : 희황 때 사람들. 세상일을 잊고 한가로이 지내는 사람을 비유. *차급 : 이것은 ~에 미치다 *獨樂 : 혼자서 즐김 *至於 : 심지어 *耳樂 : 귀를 즐겁게 하다. *天命 : 타고난 운명 *豈以 : 어찌
p16
余扵是年春 登公之堂者數尖. 公及蒼顔白髮 戴葛巾倚南窓 左親戚右琴書 時且話而自樂爲 則余扵此知 公名堂之義 其在斯也. 金丈即余執友也. 余故樂爲之說以識其悅樂 因以敬和 其四韻 云爾.
나는 이번 봄에 공의 堂에 여러 번 올아 왔는데, 공은 파리한 얼굴에 백발이었지만 갈건을 두르고 남창에 기대어 왼쪽에는 친척이 앉고 오른쪽에는 거문고와 책을 두고서, 때때로 이야기하며 스스로 즐기고 있었기에 나는 공이 당의 이름을 지은 뜻이 거기에 있음을 알았다.
김 어른은 나와 뜻이 같은 벗이다.나는 ‘열락’을 알기에 ‘즐긴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공손히 이 네 운에 화답하며 이른다.
*집우 : 뜻을 같이하는 친구. 두보(杜甫)의 詩에서 나온 말로 뜻을 같이하는 벗.
柳陰深處結茅椽(류음심처결모연)
버들 그늘 깊은 곳에 초가집을 지었는데
星山 李敏道(이민도) p16
柳陰深處結茅椽 류음심처결모연 / 버들 그늘 깊은 곳에 초가집 지었는데
風送南窓月滿川 풍송남창월만천 / 남창에 남풍 불고 냇가에 달이 차고
尙友淵明千載上 상우연명천재상 / 천년을 거슬러 연명을 벗하며
占居栗里一丘邉 점거율리일구변 / 율리의 언덕가를 차지하였네.
每邀親戚消閑日 매요친척소한일 / 친척을 초청하여 한가한 날 보내고
時閱琴書永暮年 시열금서영모년 / 때때로 금서 보며 늘그막을 보내니
也識羲皇人去後 야식희황인거후 / 희황시대 사람들 가고난 걸 알고서
田園至樂此翁專 전원지락차옹전 / 전원의 즐거움 이 늙은이 오로지 하네
*남송남창 : 순(舜) 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처음으로 만들어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부르면서 “훈훈한 남쪽 바람이여, 우리 백성의 수심을 풀어 주기를. 제때에 부는 남풍이여, 우리 백성의 재산을 늘려 주기를.〔南風之薰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이라고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禮記 樂記》 *상우 :벗으로 삼을 만한 뛰어난 옛사람
柳陰深處結茅椽(류음심처결모연)
버들 그늘 깊은 곳에 초가집을 지었는데
星山 李敏道(이민도) p16
柳陰深處結茅椽 류음심처결모연 / 버들 그늘 깊은 곳에 초가집 지었는데
風送南窓月滿川 풍송남창월만천 / 남창에 남풍 불고 냇가에 달이 차고
尙友淵明千載上 상우연명천재상 / 천년을 거슬러 연명을 벗하며
占居栗里一丘邉 점거율리일구변 / 율리의 언덕가를 차지하였네.
每邀親戚消閑日 매요친척소한일 / 친척을 초청하여 한가한 날 보내고
時閱琴書永暮年 시열금서영모년 / 때때로 금서 보며 늘그막을 보내니
也識羲皇人去後 야식희황인거후 / 희황시대 사람들 가고난 걸 알고서
田園至樂此翁專 전원지락차옹전 / 전원의 즐거움 이 늙은이 오로지 하네
*남송남창 : 순(舜) 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처음으로 만들어 남풍가(南風歌)를 지어 부르면서 “훈훈한 남쪽 바람이여, 우리 백성의 수심을 풀어 주기를. 제때에 부는 남풍이여, 우리 백성의 재산을 늘려 주기를.〔南風之薰兮 可以解吾民之慍兮 南風之時兮 可以阜吾民之財兮〕”이라고 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禮記 樂記》 *상우 :벗으로 삼을 만한 뛰어난 옛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