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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남편 위소보를 죽이려는 못된 아가 늙은 거지가 말했다. [잠깐, 이 몇 명의 어전시위는 불초가 잡은 것이오. 노형이 함부로 가 져가 도박을 해도 된단 말이오?] 땅딸보는 말했다. [빌립시다.] 늙은 거지가 말했다. [지게 되면 어떻게 되돌려줄 참이오?] 땅딸보는 말했다. [지지 않을 것이오.] 늙은 거지가 말했다. [만약 노형의 재수가 좋지 않아 다시 지게 된다면?] [걱정 마오. 이곳 유주성 안에는 어전시위들이 적지 않소. 내가 몇 명 잡아서 그대에게 돌려드리지.] 늙은 거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안심했소.] 땅딸보는 재촉했다. [주사위를 던지시오.] 위소보는 그 시골 농사꾼에게 말했다. [노형께서는 패를 섞고 세우십시오.] 그 시골 농사꾼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서른두 장의 골패를 탁자 위 에서 한참 동안 섞더니 네모꼴로 나란히 쌓아 올렸다. 위소보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탁자 위에는 새로이 난 패 자국을 발견할 수 없었다. 패 자국도 그가 암암리에 돋군 내공을 써서 패를 섞는 바람에 깨끗이 지워지고 오로지 종횡으로 수십 가닥으로 새긴 자국만 남아 다시는 점 수를 알아볼 수 없었다. 만약에 땅딸보가 금이나 은을 걸었다면 위소보 는 염려할 필요도 없었고 이 시골 농사꾼이 땅딸보와 노름을 해서 누가 이기고 지든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그러나 이때 천문에 건 것은 조제현이니 이번에는 전주 노릇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큰 패가 어느 쪽에 쌓여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주사위로 농간을 부려도 아 무런 쓸모가 없게 되었다. [두 사람이 노름을 하는데 패구로 노름을 할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차 라리 주사위를 던져서 점수가 크면 이기는 것으로 하지요.] 땅딸보는 동그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나는 패구로 노름을 좋아한다오.] 위소보는 말했다. [그대는 패구를 제대로 모르면서 어떻게 좋아하게 됐소?] 땅딸보는 대노해서 위소보의 멱살을 붙잡고 들어올리더니 말했다. [제기랄! 내가 패구를 모른다구?] 위소보가 그에게 잡혀 한차례 흔들리고 있을 때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 가 외쳤다. [손을 놓으시오. 그러면 안 되오!] 바로 반두타의 음성이었다. 그 땅딸보는 오른손으로 위소보를 높이.허공에 쳐들더니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어, 자네가 어떻게 왔지. 어째서 안 된다는 거지?] 이때 육고헌의 음성이 들렸다. [그분....위....위 대인은 크게 내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죄를 지어서는 안 되네. 빨리 손을 놓게나.] 땅딸보는 기뻐서 말했다. [이 자가....이 자가....위....위....제기랄! 위소보란 말이지? 하하 하, 정말 잘되었군. 정말 잘되었어. 나는 그렇지 않아도 이자를 찾고 있었는데, 하하하, 이번에야 찾게 되었군.] 그는 몸을 돌리고 문 밖으로 걸어나가려 했다. 오른손에 여전히 위소보 를 들고 있었다. 반두타와 육고헌은 일제히 그를 막아섰다. 육고헌이 말했다. [수두타, 그대는 이미 위 대인의 내력을 알면서 어째서 이토록 무례한 행동을 하지? 빨리 내려놓게.] 땅딸보는 말했다. [설사 교주가 친히 온다 해도 나는 놓지 않겠다. 해약을 가지고 온다면 몰라도.] 반두타는 말했다. [터무니없는 짓을 빨리 그만두지 못하오? 그대는 표....그 알약을 먹지 도 않았는데 해약을 무엇에 쓴다는 것이오?] [흥, 자네가 무얼 안다고 그래? 빨리 비켜.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대에 게 어떤 짓을 할지 모르네.] 위소보는 몸이 허공에 떠 있었으나 세 사람이 주고받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이 땅딸보가 바로 반두타의 사형인 수두타였구나. 그러니 이토록 살이 찌고 난쟁이 똥자루처럼 키가 작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구나.) 그 날 자녕궁에서 살코기로 빚은 공 같은 괴물이 가짜 태후의 이부자리 안에 숨어 있다가 알몸으로 그녀를 안고 궁중에서 달아난 바 있었다. 위소보는 나중에 반두타와 육고헌에게 물어 보고 그가 반두타의 사형 수두타인 것을 알았었다. 그날 그가 너무 빨리 도망쳐 버렸기 때문에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따라서 그와 반나절 동안 노름을 하면서 도 그를 알아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위소보는 다시 생각했다. (반두타는 과거에 자기와 수두타 두 사람이 교주의 명을 받고 해외로 나가 일을 처리하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기간 안으로 돌아올 수 없어 표태역근환의 독성이 퍼져 반두타는 키가 크고 비쩍 마르게 되고 수두 타는 오히려 땅딸보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들 두 사람은 해약을 먹었지 만 원래의 몸매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땅딸보는 해약을 또 달라고 해서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아, 그렇군. 가짜 태후 늙은 갈보가 먹은 표태역근환의 독성이 아직도 풀리 지 않은 상태이다. 이 수두타가 그녀와 한 이부자리에서 잔 것을 보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한 그는 큰소리로 말했다. [그대가 표태역근환의 해약을 갖고 싶다면 빨리 나를 내려놓으시오!] 수두타는 표태역근환이라는 말을 듣자 비계살을 부르르 떨면서 위소보 를 내려놓고 왼손을 내밀며 외쳤다. [내놓아라!] [그대가 나에게 이토록 무례한 행동을 하는데 흥흥, 방금 그대는 뭐라 고 했소?] 수두타는 몸을 날려 앞으로 다가오더니 왼손을 위소보의 등에 갖다대고 호통을 질렀다. [해약을 꺼내라!] 그의 두툼한 손바닥이 누른 곳은 바로 대추혈이었다. 장력을 쏟아 내면 위소보는 즉시 절명할 것이다. 반두타와 육고헌은 동시에 외쳤다. [안 되오!] 그 소리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수두타의 몸에 세 개의 손바닥이 와 닿 았다. 늙은 거지의 손바닥은 그의 머리에 있는 백회혈(百會穴) 에 닿았으며 이서화의 손바닥은 그의 뒤통수에 있는 옥침혈(王枕穴)에 닿았고, 그 시골 농사꾼의 손바닥은 바로 그의 얼굴을 눌러 식지와 중 지 두 손가락을 그의 좌우 눈꺼풀 위에 갖다대고 있었다. 백회와 옥침 두 혈도는 요혈이었다. 더욱이 그 시골 농사꾼이 두 손가락에 조금만 힘을 주면 그의 눈알을 뽑아 낼 수 있었다. 수두타는 너무나 키가 작아서 위소보의 가슴에 올 정도였다. 그래서 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쓰게 되었을 때 자연히 그의 동그란 머리통에다 손 을 갖다대었고 가슴팍이나 등줄기에 있는 혈도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반두타와 육고헌은 세 사람이 손을 뻗쳐내는 것을 보자 무학의 고수라 는 것을 알았다. 세 사람이 동시에 힘을 내쏟으면 즉시 수두타의 커다 란 머리통은 박살이 나고 말 것 같아 일제히 외쳤다. [안 되오!] 늙은 거지는 말했다. [땅딸보, 빨리 손을 놓게.] 수두타는 말했다. [그가 해약을 준다면 놓겠소.] 늙은 거지는 말했다. [손을 놓지 않는다면 내가 힘을 내쏟겠네.] 수두타는 말했다.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동귀어진(同歸於盡)할 수밖에....] 별안간 반두타는 오른손을 늙은 거지의 옆구리에 갖다댔고 육고헌은 이 서화의 뒷덜미를 눌렀다. 반두타와 육고헌 두 사람은 다 효기영의 군사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늙은 거지와 이서화는 그들 두 사람이 수 두타와 알고 있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두 사람이 이토록 무공이 고강할 줄은 몰랐던 관계로 일 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반두타와 육고 헌 두 사람은 말했다. [일제히 손을 놓읍시다.] 그 시골 농사꾼은 갑자기 수두타의 얼굴에서 손을 떼더니 두 손을 나누 어 반두타와 육고헌 두 사람의 등에 갖다대고 말했다. [두 분이 먼저 손을 놓으시지!] 이서화는 웃었다. [하하하, 정 말 가소롭군.] 그는 손을 떼더니 번개와 같이 뻗쳐내며 어느덧 그 시골 농사꾼의 머리 위에 손을 갖다댔다. 이렇게 되자 위소보, 수두타, 육고헌, 반두타, 시 골 농사꾼, 늙은 거지 일곱 명은 서로 제압당하여 몸에 있는 요혈이 다 른 사람의 손바닥 아래에 놓이고 말았다. 삽시간에 일곱 명은 모두 흙으로 빚거나 나무로 조각해 놓은 사람처럼 꼼짝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오로지 위소보만이 제압당했을 뿐 다른 사 람을 제압할 수 없었다. 갑자기 위소보가 외쳤다. [장강년!] 이때 도박장 한 모퉁이에 웅크리고 있던 장강년이 즉시 대답했다. [예.] 그는 휙, 하니 허리에 찬 칼을 뽑았다. 수두타는 외쳤다. [이 개 같은 시위야, 사내라면 이리 다가오너라!] 장강년은 칼을 빼들고 땅딸보가 위소보에게 상처를 입히게 될까 봐 감 히 한 걸음도 다가가지 못했다. 위소보의 몸은 한가운데 에워싸인 상태 였다. 그는 한평생 이번처럼 희한한 일을 겪은 적이 없었다. [재미있군, 재미있어! 땅딸보, 그대가 일장에 나를 죽이는 것도 상관없 고 그대 자신이 죽는 것도 상관없지만 표태역근환의 해약을 그대는 한 평생 손에 넣지 못하게 될걸? 그렇게 된다면 그대의 늙은 정부는 전신 의 살덩어리가 썩어문드러질 것이고 먼저 머리카락이 모조리 뽑혀 대머 리가 된 후에....] 수두타는 호통쳤다. [말하지 마라!] [그녀의 얼굴은 다시 썩어 커다란 구멍이 뻥뻥 뚫리게 될 것이며....] 여기까지 이야기하였을 때 객청 입구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이곳에 있다!] 곧이어 한 사람이 말했다. [모두 잡아랏!]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 객청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하얀 광채가 번쩍이는 가운데 한 사람이 장검을 손에 들고 사람들 주변을 빙 글빙글 맴돌았다. 사람들온 등, 옆구리, 허리, 어갯죽지 등 각처의 요혈이 즉시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어느덧 혈도를 짚힌 것이었다. 삽시간에 하나 둘 땅바닥 에 맥없이 쓰러졌다. 객청 입구 쪽에 세 사람이 서 있었다. 위소보는 크게 기뻐서 외쳤다. [아가, 그대 역시....] 그는 말을 하다말고 흠칫 놀라며 입을 다물었다. 그녀 곁에 두 사람이 서 있었는데 왼쪽은 이자성이었고 오른쪽에는 바로 그가 한평생 가장 혐오하는 정극상이 아닌가? 동쪽의 한 사람은 어느덧 장검을 칼집에 꽂고 두 손을 허리에 갖다댄 채 냉소를 흘리는데 바로 일검무혈 풍석범이었다. 수두타, 늙은 거지, 이서화, 반두타, 육고헌, 시골 농사꾼 등 여섯 명 의 고수들은 서로 경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는데 그때 갑자기 한 명의 고수가 와서 힘들이지 않고 사람들의 혈도를 모조리 짚 어 버렸고 장강년도 일검에 혈도를 짚히고 말았던 것이다. 수두타는 땅바닥에 주저앉았으나 앉아 있는 키는 서 있을 때와 비교해 별로 차이가 없었다. 그는 노해 소리쳤다. [너는 무엇인데 감히 나의 양관혈(陽關穴)과 신당혈(神堂穴)을 짚는 것 이냐?] 풍석범은 냉소했다. [그대는 무공이 그럴싸하군. 자기가 어느 혈도를 짚혔는지 알고 있으니 말이다.] 수두타는 노해 외쳤다. [나의 혈도를 풀어 주어 그대와 한바탕 싸우도록 해주시오. 이와 같이 암습을 가한다면 제기랄....어찌 영웅호걸이라 할 수 있소?] 풍석범은 웃었다. [그대가 영웅호걸인가? 제기랄....땅바닥에 쓰러져서 꼼짝도 못하는 영 웅호걸이 다 있나?] 수두타는 노해 말했다. [나는 땅바닥에 앉아 있는 것이지 쓰러져 있는 것은 아니야! 제기 랄....너는 눈깔도 없냐?] 풍석범은 왼발을 들어 그의 어깻죽지를 걷어찼다. 수두타는 벌렁 뒤로 자빠졌다. 그러나 그의 엉덩이에 비계살이 유난히 많았고 전신의 무게 중심은 바로 그 엉덩이였다. 뒤로 벌렁 쓰러지게 되자 즉시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 앉았다. 정극상은 껄걸 웃었다. [아가 누이, 저것 보시오. 저 오뚝이는 꽤 볼만하군!] 아가는 미소지었다. [정말 재미있네요.] 정극상은 말했다. [그대가 저 꼬마를 죽이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끝내 소원을 풀게 되었 소. 우리는 이제 그를 잡아 천천히 요리해야 하나, 아니면 일검으로 찔 러 죽여야 하나?] 위소보는 깜짝 놀라 속으로 생각했다. (꼬마라면 나를 가리키는 게 아닌가? 설마 하니 아가가 나를 죽이겠다 는 것인가?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죽을 죄를 지은 적이 없는데?) 아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나는 저 사람을 보기만 해도 화가 나요. 일검으로 죽여 버리는 것이 깨끗하겠어요.] 그녀는 휙, 하니 검을 뽑아들고 위소보 앞으로 다가왔다. 수두타, 반두 타, 육고헌, 늙은 거지, 이서화, 장강년 여섯 사람은 일제히 외쳤다. [죽여선 안돼!] 위소보는 말했다. [사저,나는....] 아가는 노해 외쳤다. [나는 이미 그대의 사저가 아니에요. 이 작은 귀신, 그대는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서 나를 해치고 나를 욕보이려고 했겠다?] 그녀는 냅다 검을 들어 그의 가슴을 찔렀다. 사람들은 일제히 놀라 비 명을 질렀다. 그런데 갑자기 장검이 륑겨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위소보 는 몸에 보의를 입었기 때문에 검이 찔러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아가가 흠칫 놀랄 때 정극상이 외쳤다. [그의 눈을 찌르시오.] [맞아요!] 그녀는 검을 들어 다시 찌르려고 했다. 이때 한 모퉁이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달려나와 위소보를 자기 몸으로 덮었다. 일검은 그 사람의 어깻죽지를 찔렀다. 그 사람은 위소보를 안 고 데구르르 한 모퉁이로 굴러갔다. 그는 위소보의 몸에 지니고 있는 비수를 뽑아들었다. 이 사람 역시 효기영 군사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솜씨가 민첩하고 체구가 왜소했는데 얼굴은 흙으로 더럽혀져 있어 똑똑 히 볼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위소보를 대신해서 일검을 몸으로 받는 것을 보고 하나 같이 생각했다. (이 사람은 꽤나 충성스럽군!) 풍석범은 장검을 뽑아들고 천천히 다가갔다. 그는 별안간 장검을 떨쳐 내며 수십 송이의 검화를 뿌려냈다. 별안간 쨍, 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풍석범의 손에 들린 장검은 두 토막이 나고 말았다. 그 효기영 군사의 어껫죽지에서 피가 샘솟듯 흘러나왔다. 원래 그는 위소보의 비수로 상대방의 손에 들린 장검을 잘 라 버린 것이었다. 만약 비수가 예리하기 이를 데 없는 물건이 아니었 다면 아마 지금쯤 그가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풍석범은 안색이 시퍼래지더니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는 잘라진 검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위소보는 외쳤다. [하하하, 일검무혈 풍석범, 그대는 나의 부하인 한 군졸을 찔러 이토록 많은 피를 흘리게 했으니 그대의 별호를 고쳐 불러야겠소. 마땅히 반검 유혈(半劍有血) 풍석범이라 해야 되겠구려?] 그 효기영의 군사는 왼손으로 어깻죽지의 상처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위 소보의 가슴과 등에 있는 혈도를 한차례 어루만져 그의 봉해졌던 혈도 를 풀어 주었다. 반두타와 수두타, 육고헌, 이서화 등은 서로 견제하고 있다가 갑자기 암습을 당하는 바람에 혈도를 찔렸으므로 마음속으로 불만을 느끼고 있 었다. 그러던 중 위소보가 그와 같이 통쾌한 말을 해주자 모두들 껄껄 소리내어 웃었다. 그 늙은 거지는 큰소리로 말했다. [반검유혈 풍석범이라! 매우 좋다, 매우 좋아. 천하에서 몰염치한 자로 서는 귀하가 둘째일 것이오.] 위소보는 말했다. [그가 어째서 두 번째인지 가르침을 받고 싶군요.] [오삼계에 비하면 이 반검유혈이 약간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 오.] 여러 사람은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 이서화는 말했다. [내가 볼 때 백지 한 장 차이밖에 되지 않는 것 같구려.] 풍석범은 자기의 무공에 대해서 매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 이 이토록 비웃는 것을 보자 그만 울화가 치밀어 전신을 부르르 떨었 다. 이때 다시 검을 바꾸어 그 효기영의 군사를 공격한다면 물론 그를 해치기는 쉽겠지만 자기의 신분과 명성을 생각해야 했다. 그는 그 효기 영의 군사를 부릅뜬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너의 이름은 뭐냐? 오늘은 네 목숨을 빼앗지 않겠다. 다음에 나의 손 에 걸리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는 죽음을 당하도록 해주마.] [나는....나는....] 그 사람의 음성은 매우 간드러지고 부드러웠다. 위소보는 놀라고 기뻐 서 말했다. [아, 그대는 쌍아였군! 나의 보배 쌍아여....] 그는 팔을 뻗쳐 그녀의 머리에 씌워진 모자를 벗겼다. 그 순간 길고 탐 스러운 머리채가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 위소보는 왼손으로 그녀의 허 리를 껴안으며 말했다. [그녀는 나의 시녀요. 이봐, 반검유혈 풍석범, 그대는 나의 어린 시녀 도 이겨내지 못했는데 무슨 큰소리를 치는 것이오?] 풍석범은 극도로 분노하여 왼발로 객청의 노름판에 사용하던 탁자를 차 버렸다. 그 바람에 탁자 위의 한 무더기 은자와 원보는 물론이고 모서 리에 얹혀 있던 조제현도 덩달아 허공으로 솟아올라 천장에 부딪치고 말았다. 은자와 골패가 사방으로 날아오르더니 수두타 등의 머리와 몸 에 우수수 떨어졌다. 사람들은 다투어 욕을 했다. 풍석범은 더 아무 말 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비켜!] 그는 두 손으로 밀어내었다. 두 사람은 손을 들어 그의 공격을 막았다. 순간 세 사람은 동시에 신음소리를 냈다. 두 사람은 뒤로 몇 걸음 밀려 나가다가 벽에 무겁게 부딪혔다. 풍석범은 몸을 비틀 거리다가 깊이 숨 을 들이마시고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그 두 사람은 왁, 하니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해냈다. 원래 그들은 풍제 중과 현정 도인이었다. 위소보는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풍제중을 부 축하고 현정 도인에게 물었다. [도장, 괜 찮습니 까?] 현정은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괜찮소. 위....괜찮소이다. 위....위 대인, 별일 없으신가요?] [아직 괜찮은 편이오.] 그는 고개를 돌려 풍제중을 바라보았다. 풍제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억 지로 웃어 보였다. 그의 무공은 현정 도인보다 훨씬 고강한 셈이었으나 조금 전 일장을 맞받게 되었을 때 풍석범의 오른손과 부딪쳤기 때문에 그가 받은 장력은 현정 도인보다 심하여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이서화 는 말했다. [위 형제, 그대의 효기영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적지 않구려.] 원래 풍제중과 현정 도인이 입고 있는 것 역시 효기영 군사의 복장이었 다. 위소보는 말했다. [부끄럽소이다, 부끄러워.] 이때 발걸음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전노본, 서천천, 마언초 세 사 람이 걸어들어왔다. 아가는 위소보의 부하가 점점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자성과 정극상에게 도망치자는 눈빛을 보냈다. 이때 이자성은 위소보의 앞으로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선장으로 힘껏 땅바닥을 찍으 며 날카롭게 외쳤다. [사내대장부는 은원이 분명해야 한다. 그날 네 사부는 나를 죽이지 않 았으니 오늘 나 역시 너의 목숨을 살려준다. 이제부터 네가 다시 나의 딸을 넘보거나 한 마디의 말이라도 건넨다면 너의 몸을 짓이겨 버리겠 다.] 위소보는 화가 치밀어올라 말했다. [사내대장부의 한마디는 중천금이라고 했소. 그날 삼성암에서 그대와 그대의 정부 진원원은 아가를 나의 처로 주겠다고 약속하지않았소? 그 런데 시치미를 뗄 생각이오? 그대는 나보고 마누라를 한번 바라보지도 못하고 말도 한 마디 건네지 못하게 하는데 천하에 이와 같은 장인 어 른이 어디 있소?] 아가는 화가 치밀어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버지, 우리 가요. 그 녀석의 터무니없는 소리에 상관하지 말아요. 개 입에서 상아가 돋아나지 않는 법이니 무슨 좋은 말이 나오겠어요?] 위소보는 말했다. [좋아, 그대는 끝내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는구먼. 부모의 명령을 그대 는 듣겠소, 듣지 않겠소?] 이자성은 대노해서 선장을 쳐들고 날카롭게 호통쳤다. [이 개잡종, 아가리 닥치지 못하겠느냐?] 전노본과 서천천은 동시에 달려들어 칼로 일제히 이자성의 등을 내리쳤 다. 이자성은 획, 하니 선장을 들더니 창,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자루의 강철 칼을 밀어냈다. 마언초는 어느새 칼을 뽑아들고 위소보의 앞을 가 로막고 호통을 질렀다. [이자성, 곤명성 안에서 그대 부녀의 목숨을 구한 사람이 누구냐? 배은 망덕하고 의리를 저버리는 소인배야, 정말 염치가 없구나.] 이자성은 과거에 천하를 석권한 적이 있었고 나라를 세우고 황제의 칭 호까지 들었었다. 마언초가 그의 이름을 들먹이자 대청의 늙은 거지와 수두타 등은 모두 놀라 소리를 내질렀다. 이서화는 큰소리로 말했다. [당신....당신이 바로 이자성이오? 당신이 아직 죽지 않았단 말이오? 좋아, 좋아, 좋아!] 그 말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이자성은 그를 한번 노려보더니 말 했다. [왜 그러느냐? 그대는 누구지?] [나는 너의 살을 뜯어먹고 너의 가죽을 벗겨서 이불을 삼아 잠을 자고 싶을 정도로 너를 증오하는 사람이다. 나는 네가 이미 죽은 줄 알았는 데 하늘이 나에게 보내주셨구나. 정말 잘되었다.] 이자성은 냉소했다. [흥, 나는 파리 목숨처럼 사람을 죽여 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죽 여 원한을 갚으려고 했지만 나는 밀쩡하게 살아 있지 않느냐? 네가 원 한을 갚기란 수월한 노릇이 아닐 것이다.] 아가는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나직이 말했다. [아버지, 우리 가요.] 이자성은 선장을 들어 땅바닥을 한번 치더니 몸을 돌려 대문을 나섰다. 아가와 정극상도 따라나갔다. 이서화는 외쳤다. [이자성, 내일 이 시각에 이곳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네가 영웅호걸이 라면 이리 와서 나와 일대일로 싸워 사생결단을 내도록 하자! 그만한 용기가 있느냐?] 이자성은 고개를 돌리고 그를 한번 바라보더니 얼굴 가득 멸시의 빛을 띠며 말했다. [내가 천하를 주름잡을 때 네 녀석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지도 않았 다. 내가 영웅호걸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자격은 네게 없다.] 그는 선장으로 땅을 치더니 걸어나갔다. 사람들온 서로 쳐다보며 침묵 을 지켰다. 이자성은 사람을 파리 목숨처럼 죽였으며 세상 사람들은 그를 칭찬하기 보다는 비판을 많이 했다. 그러나 그는 한때는 천하를 소유했던 인물이 었다. 그는 이미 늙었으나 여전히 위풍이 당당했다. 대청에 있는 사람 들은 무공이 약하지 않았고 오랫동안 강호에서 실력을 쌓은 사람들이었 으나 그의 시선을 받자 자기도 모르게 두려움이 치솟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위소보는 욕을 했다. [빌어먹을, 분명히 자기 딸을 나의 마누라로 주겠다고 허락해 놓고 이 제 와서 잡아떼기야? 나는 당신을 개도적이라고 했으면 했지 영웅이라 고는 하지 않겠다.] 그는 쌍아를 향해 물었다. [쌍아, 여기엔 어떻게 왔지? 정말 공교롭게 나타나 나를 구해주었구나.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의 마누라는 남편을 모살하거나 최소한 눈을 찔러 멀게 했을 거야.] [저는 줄곧 상공의 곁을 따르고 있었어요. 다만 상공이 몰랐을 뿐이에 요.] 위소보는 크게 의아했다. [줄곧 내 곁에 있었다고?] 수두타는 외쳤다. [이봐, 빨리 나의 혈도를 풀어 주고 해약을 가져와. 그렇지 않을 때는, 흥, 흥....나는 즉시 너의 머리통을 박살내고 말겠다.] 별안간 대청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위소보의 부하들은 키가 작 고 뚱뚱한 녀석이 혈도가 봉해져서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주제에 입으 로 위협하는 말을 하는 걸 보자 웃음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 수두타는 노해 외쳤다. [당신들은 왜 웃소? 뭐가 우습소? 나중에 나의 혈도가 풀어졌을 때 그 가 나에게 해약을 주지 않는다면 내가 그의 머리통을 박살내지 않는지 두고 보면 알거요.] 전노본은 칼을 들고 웃으면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지금 내가 그대의 머리에 세 번 칼질을 하면, 제에미! 노형의 머리에 꽃이 피겠소, 안피겠소?] 수두타는 노해 부르짖었다. [물을 필요도 없다. 꽃이 피겠지 뭐.] 전노본은 웃었다. [그대의 혈도가 풀어지기 전에 나는 먼저 그대의 머리통을 박살 내겠 소. 그러면 나중에 그대의 혈도가 풀어지게 되어도 우리 주인의 머리를 박살내지 못할 것이 아니겠소?] 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다시 확,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수두타는 노해 외쳤다. [나의 혈도는 그대가 짚은 것이 아니니 그대가 남의 공에 편승하여 나 의 머리통을 박살낸다면 영웅이라고 할 수 없지.] [나는 본래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칼을 쳐들었다. 반두타는 외 쳤다. [위....위 대인, 저의 사형이 위엄을 거슬린 점을 아무쪼록 용서해 주 십시오. 속하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사형, 빨리 사죄하시오. 위대인이 그대의 윗사람인 것을 모른단 말이오?] 수두타는 말했다. [그가 나에게 해약을 준다면 사과는 물론이고 큰절이라도 하겠으며 그 의 소나 말이 될 각오가 되어 있네. 하지만 해약을 주지 않으면 그의 머리통을 쳐서 박살내겠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늙은 갈보의 무엇이 좋길래 저 사람은 그녀를 저토록 돌보려고 하 는 것일까?) 그가 막 입을 열려고 했을 때 갑자기 그 시골 농사꾼이 두 손을 한 번 떨치더니 사람들 틈에서 걸어나와 말했다. [여러분, 실례하겠소.]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덟 명은 풍석범에게 혈도를 짚혔다. 위소보는 쌍아에 의해 혈도가 풀렸으나 나머지 일곱 사람은 움직일 수 가 없었다. 풍석범이 내력을 검의 끝에 주입시켜 혈도 안으로 밀어넣는 수법은 무척 무서운 것이었고 무공이 제아무리 높은 사람도 한두 시진 동안은 행동할 수 없었다. 이 시골 농사꾼 차림을 한 사람은 조금 전 패구를 섞을 때 패가 탁자에 틀어박히도록 해서 자국을 내어 이미 고강 한 내공을 드러낸 바 있지만 이 짧은 시간에 스스로 혈도를 풀 수 있었 으니 실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는 신발을 질질 끌며 걸어나갔다. 위 소보는 전노본에게 말했다. [우리 형제들의 혈도를 풀어 주시오. 이분....이 선생 역시 우리 편이 외다.] 그는 이서화를 손가락질했다. 전노본은 응답했다. [예.] 그는 칼을 꽂고 이서화의 혈도를 풀어 주려고 했다. 그러자 늙은 거지 가 갑자기 말했다. [명복청반(明復淸反), 모지부천(母地父天).] 전노본은 아, 했다. 서천천이 달려와 그 늙은 거지의 혈도를 몇 번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 의 앞에서 두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그의 얼굴 쪽으로 구부려 보였다. 천지회의 형제들은 사람 수가 많아 서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천지회에 가입한 사람들은 천부지모, 반청복명이라는 여덟 글자를 회원의 암호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외부 사람이 옆에 있고 기밀을 누설할 수 없을 때 는 그 여덟 글자를 거꾸로 말했다. 외부 사람들은 갑자기 들으면 어리 둥절해지게 마련이었다. 서천천이 그 늙은 거지에게 손가락을 구부린 것은 절을 한 셈으로 이것 역시 외부 사람이 알지 못하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전노본과 서천천 두 사람은 곧이어 이서화, 반두타, 육고헌 세 사람의 혈도도 풀어 주었다. 수두타 한 사람만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호통을 내 질렀다. [사제, 빨리 나의 혈도를 풀어 주지 않고 뭐해? 제기랄! 무엇을 또 기 다린단 말이야?] 반두타는 말했다. [혈도를 풀어 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위 대인에게 무례한 행동을 해 서는 안 되오.] 수두타는 노해 외쳤다. [그가 해약을 내놓지 않는 것이 탈이지 뭐! 그가 나의 반감을 산 것이 고 내가 그에게 죄를 지은 것은 아니야. 그가 해약을 주면 나에게 사과 를 한 셈이라고 할 수 있으니 나는 과거의 일을 따지지 않겠다.] [그렇다면 곤란하오.] 늙은 거지가 호통을 내질렀다. [땅딸보가 저토록 잔소리를 늘어놓고 있으니, 위 형제가 해약을 주지 않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해약을 준다고 해도 나는 다시 빼앗 을 수밖에 없다.] 그는 오른손의 손가락을 쳐들어 한 줄기의 세찬 지풍을 수두타에게 내 쏘았다. 곧이어 다시 두 손가락을 찔러 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찍 찍, 하는 소리가 인달아 일어나더니 수두타의 혈도가 대뜸 풀렸다. 별 안간 커다란 살로 빚어진 공 같은 것이 땅바닥에서 퉁겨올라 곧장 위소 보에게 덮쳐들었다. 늙은 거지는 획, 하니 일장을 후려쳤으며 수두타는 허공에서 몸으로 일 장을 받았는데 그 바람에 몸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 랐다. 그의 무공은 역시 대단했다. 허공에서 아래로 덮쳐들면서 두 손 으로 이번에는 늙은 거지의 머리를내리쳤다. 늙은 거지는 왼발을 쳐들어 그의 허리를 걷어차려고 했다. 수두타는 즉 시 손을 내려쳤다. 장력과 상대방 다리의 힘이 서로 부딪치니 비대한 몸뚱어리가 다시 날아올랐다. 그의 몸이 허공에 떠 있는 모습은 그야말 로 커다란 가죽 공을 연상시켰다. 늙은 거지는 손으로 후려치고 발로 찼으나 시종 땅딸보의 몸을 적중시킬 수가 없었다. 땅딸보의 모양이 미 련해 보였고 우스꽝스러웠으나 손 씀씀이는 지극히 민활하였으며 발을 땅에 닿지도 않았는데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서화와 천지회의 군웅들은 견문이 넓었다. 그러나 수두타처럼 야릇한 수법은 한평생 보 지 못했다. 반두타와 육고헌은 온 정신을 쏟아 늙은 거지가 손 쓰는 것 을 바라보았다. 늙은 거지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세차고 날카로웠다. 수두타의 이백여 근이 넘는 몸뚱이는 늙은 거지의 힘을 빌어 허공에서 춤추 듯 너울거리 며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싸움은 갈수록 격렬해졌다. 권 풍과 장력은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을 밀어내 모두 다 등을 벽에 기대야 했다. 별안간 수두타가 호통소리를 내지르며 오정개산(五丁開山)이라는 초식을 펼쳐 왼손을 먼저 뻗쳐내고 오른손 주먹을 곧이어 아래로 뻗쳐 늙은 거지의 머리를 후려쳤다. 늙은 거지는 호통을 질렀다. [좋다!] 그는 몸을 웅크리더니 천왕탁탑(天王托塔)의 초식으로 마주 쳐올렸다. 두 줄기의 거대한 힘이 서로 맞부딪치자 수두타는 불끈 위로 솟아올라 등이 대들보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 순간 우지끈, 뚝, 하는 소리가 나면서 지붕 위의 기왓장과 흙이 우 수수 쏟아졌다. 대청은 흙먼지로 가득 찼다. 이때 수두타가 재차 덮쳐 내려왔다. 늙은 거지는 몸을 움츠려 피했다. 수두타는 허공을 덮친 격 이 되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심하게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늙은 거지가 껄껄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끝나기 전에 수두타는다시 몸 을 퉁겨 신속하게 커다란 머리통을 앞으로 내밀고 늙은 거지의 가슴팍 을 향해 부딪혀 왔다. 그가 이와 같이 부딪쳐 오는 기세는 실로 흉악하 기 짝이 없었다. 늙은 거지는 몸을 옆으로 돌려 피하는 동시에 오른손 을 그의 볼기짝에 갖다대고 힘을 쏟아내며 일성을 대갈했다. [얏!] 수두타는 늙은 거지의 내공에 얻어맞자 급격히 날아갔다. 머리통이 벽 에 가 부딪히면 즉시 두개골이 깨어져 즉사할 것만 같았다. |
첫댓글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