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경북) 기차여행<110108~09>
지방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여행에 나서는데, 올겨울 잦은 눈으로 인한 도로사정이 염려돼, 아예 오랜만의 기차여행으로 나섰다. 그리고 제일 낮은 등급 무궁화호를 이용했다.
행선지 경상북도 청도는 요즘 사람들이 애용하는 KTX열차가 서지 않기도 하지만, 느긋한 속도로 달리는 가운데 차창 밖 풍경을 즐기고 싶어서였다. 또 그런 기차여행을 내 취미생활의 하나'영상에 담기'의 한 소재로 삼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무궁화호도 통일호의 신세처럼 곧 우리나라 철로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니 그 전에 타 두어야 할 것도 같아서였다.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올려다보는 서울역 8327
아침 7시가 넘었는데도 신청사에 밀려 내려앉은 서울역 옛 역사(驛舍)는
흘러간 역사(歷史)처럼 어둠속에 묻혀있다 28
전광판 속의 내가 탈 열차무궁화호 1251열차 '07:50해운대행' 30
이른 아침 서울역 플랫폼 31
무궁화호답게 질박(質朴)해 보이는 객차 안 32
열차는 정확한 시각에 출발-창밖 관광을 시작하는데 33
과연 올겨울 전국이 눈이라 창밖 또한 계속 설경(雪景)이다 37
운전대를 안 잡으니 저처럼 책도 읽으며 가는.
이런 여유가 곧 기차여행의 낭만이 아니겠는가? 38
조치원역을 지난다-옛날처럼 잠깐 내려 따끈한 우동 한 그릇이라도
후루룩 먹을 그런 여유는 없어진 듯하다. 40 42
청도역에 도착했다. 서울보다는 한참 푸근하지만,
역구내가 썰렁해 겨울은 겨울인가 하는 느낌이다.44
역사 밖의 청도읍내가 고즈넉해 보이네 45
역 출구에 장식된 소의 조각품이 그냥 지나쳐 보이지 않는다.
청도가 소싸움의 고장이고, 전국적으로 한창 구제역이 극심하니 말이다.46
청도역과 투우(鬪牛)간판과 유명한 역전 추어탕거리 47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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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먼저 향한 읍내 결혼식장 49
신랑신부가 막 차로 도착한 모양이네 51 52
혼주가 하객을 맞는 모습은 경향(京鄕)이 마찬가지로세 53
정갈해 보이는 예식 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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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도 보고, 집안끼리의 저녁잔치도 즐기면서 하루 밤 잔 뒤,
귀경길에 오르며 떠나는 처가 시골집-
반시의 고장 청도인 만큼 집둘레가 모두 감나무지 55
청도역 나가는 시골버스는 바로 가지 않고 골짜기 마을마다 들린다.
그 중 한곳(매전면 금촌)을 다녀나오는데,
주 고객인 할머니들이 굽은 허리로 버스에 타는 양(樣)을 보면,
지팡이 따로 보퉁이 따로 올리며 동전까지 세어가며 차 삯을 내니,
승차시간이 5분이나 되는 듯 길게만 느껴진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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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하차와 열차 승차시간 사이의 긴 부스러기 시간에,
마침 이날 장날인 청도시장을 돌아본다.
그러나 청도 5일장은 새벽에 섰다가 4~5시면 끝나버린단다.
그 구경은 틀린 모양이고 그저 상설 재래시장만 보게 돼 아쉽다.
그래도 '대지다방' 같은 옛적 모습이라도 보니 다행이랄까? 61~63
이 생선은 여기말로 돔배기, 즉 상어고기다.
영남지방에서 돔배기는 제사상에 꼭 올려야 하는 생선이라
수요가 많다. 실제로 쪄서 말린 그 쫄깃한 진미는
최고의 술안주가 아니더냐? 65
이곳은 확실히 임시로 선 장마당이다.
어젠 이 길을 차타고 예식장에 갔었는데, 오늘은 차량통행금지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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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69
내가 탈 15:16발 서울행 무궁화호가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70
내려올 때도 그랬지만 대구 전후로는 입석승객이 많다.
귀경/귀가의 여행객이 넘치는 일요일이기 때문이라 이해하지만,
결코 안락한 기차여행일 수 없어 불만족이다. 78 8400
청도를 떠나며 눈에 띈 창밖 원형건물은 바로 투우(鬪牛)경기장 74
동대구역-창밖에 보이듯이 여기는 KTX가 서는군.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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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어두워진 차창 밖의 풍경들-
인공물이 많아 목가적 풍경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건 시베리아 철도나 타야 가능할런지..
그저 어둠 속에서 설경과 야경만 빛난다.
82 83 84 92 97 8404 09
먼데(평택 근처) 도시의 불빝
한강을 건너며 바라본 용산쪽
서울역을 나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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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기차여행 한 번 자~알 했다.
첫댓글 짧은 시간에 함께 온갖 구경하면서 청도 자알 다녀왔네. 차비 안 들이고... 시골집 흙담을 보는 순간 수십년 시간이 거꾸로 흐른 듯 예전 무궁화열차야 복도마다 사람 가득, 복잡하기 이를데 없었지... 덕분에 좋은 시간여행이었네.
참 좋은 여행했네.... 나도 기차 타 본지 오래돼서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그게 쉽게 안돼는군.... 좋은 구경 잘 했네.....
중국 청도인줄 알았더니 아니네!
사진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