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51. 추상(Chusang)
황금색 암벽 밑에 아름다운 마을 추상이 있다.
추상, 가을의 상념. 이름도 아주 추상적이다.
벌써 오래 전에 사람들은 저 암벽에 뚫린 굴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지금은 물이 불어 넘어갈 수 없지만 그 고대인들의 삶의 흔적을 영혼으로 느낄 수 있다.
보름달이 뜰 때면 서로 모여서 춤을 추며 삶의 존재와 미래를 위해 기도를 드렸을 것이다.
기묘한 암벽 밑에 분홍빛 메밀꽃이 어우러져 피어있고,
깔리간다기 검은 강물이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탐스런 붉은 사과가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붉은색 잘 익은 사과를 주문하여 으석으석 깨물어 먹는다.
상큼한 사과의 향기가 가슴속에 젖어든다.
금방 따온 사과는 여기 무스탕 여인의 미소처럼 달콤하고 순수한 맛이다.
하루 만에 포카라에서 좀솜을 거쳐 까그베니와 탕베를 통과하여 여기 추상에 도착한다.
제노바에서 왔다는 잘생긴 남자는 오늘 포카라에서 출발했다는 우리의 말에 혀를 내두른다.
“임파서블!”(Impossible) 도저히 불가능이라고.
그러나 우리에게는 불가능이란 것이 없다.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당파싸움과 쇄국정책으로 시대에 뒤쳐진 결과로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일본에 지배를 당하고, 남북으로 분단되어 아직까지 분단병을 앓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똑같이 권력욕과 물질욕에 사로잡혀 당파싸움을 하고 있다.
남북으로 갈라지고, 동서로 갈라져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 파당을 짓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사람들처럼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다.
우리는 빠른 것이 장점이다.
우리는 빠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국가번호도 82번이지 않은가?
세계 최고의 고속 인터넷을 자랑하며 가장 빠르게 첨단의 시대를 달려간다.
그것이 기적을 이루어냈다.
가장 빠른 몽골의 기병들이 세계를 정복한 것처럼
우리는 현대의 노마드 유목민으로 가장 빠르게 세계를 정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가야 한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지는 사람들은 자연 도태될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와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즐겨야 한다.
시대에 맞는 사고를 가지고 앞장서 달려가야 한다.
문명의 이기를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옛 것의 지혜를 존중해야 한다.
고대와 현대의 아름다운 조화가 우리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여기 추상에서 찾아오는 상념이다.
이제 여기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아직 다 가지 못한 길을 걸어야 한다.
태그#히말라야
[출처] 히말라야-51. 추상|작성자 윤종수 John Sher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