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끓여 먹은 삼계탕
한국보다 13 시간 늦은 이곳은 오늘이 초복이다.
초복은 일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세 절기중 하나이다.
뜻과는 달리 초복날 이곳은 더위가 조금은 주춤해졌다.
어제 인테넷으로 한국 소식을 잠시 더듬어 보는 중에
나를 기암하게 만든 여름 보양식 가격.
일반 시중 식당에서 만오천원에서 3만원 정도하는 보양식 가격이
특급 호텔에서는 최고 24만원 까지 한다고 했다.
최고의 재료와 요리사를 운운하지만 우리 같이 평범한 서민들에게는
먼 나라의 황당한 이야기 같은 것임에 틀림없다.
한주먹거리 영계를 사다가 챙겨둔 인삼이라도 있으면 한뿌리씩 넣고
그도 없으면 불린 찹쌀과 대추, 마늘을 넉넉히 넣고
들통에 뽀얀 국물 우러나게 고아서 땀흘리다 돌아온 가족들과
한마리씩 오손도손 먹는다면 그 보다 더 훌륭한 보양식이 세상에 어디있을까.
몇십만원 하는 호사넘치는 것이나 집에서 만든 만원도 안되는 보양식이나
우리 몸에 들어가서 피가 되고 살이 되기는 매한가지일 것 같다.
문득 고등학교 때 배운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이 떠오른다.
飯疏食飮水라도 曲肱而枕之하면 樂亦在其中라
거친 밥 먹고 물 마시고 팔 베고 누었으면 즐거움이 거기 있다.
논어에서는 사람이 먹는 음식은 곧 그 사람의 마음이요 인격이라고 생각했다.
경제 성장으로 생활 환경이 좋아지고 먹거리도 풍부해진 지금
먼 옛날 논어를 들추어내면서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나의 요점은 주부의 정성이 들어간 저렴하고 좋은 먹거리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활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도 병아리 몇마리 사다가 폭 고아서 어머니 모셔다 몸보신이나 해야겠다.
For You / Baccara
첫댓글 그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것을 모르고 살 뿐이지...
아들과 나는 닭을 싫어해서 추어탕으로 대신했단다.
엄마랑 맛있게 드시기를...
흐흠~
추어탕 또한 이곳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보양식.
부럽당~!
여름을 건강하게....
몸이 아프고 괴로우니 날 가는 줄도 모른다. 초복인지도 모르는데 남편이 양념치킨 사 들고 와서 몇개 먹었다.
그럴수록 더욱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잘 다독여야 한다.
잘 먹어야 회복도 빨라요.
담백하니 맛있게 보이네^^
난 삼계탕집가서 사다가 집에서 먹었는데....
줄을 너무 길게 서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