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부암동 언덕길
옛 동네의 살가운 풍경을 비밀스럽게 간직한 동네 부암동. 자하문 터널을 지나 뒤쪽으로 하늘에 닿을 듯 언덕이 이어진다. 그곳부터 아무 길이나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걸어 본다. 나지막한 담장의 집들과 어린아이 손으로 빚은 듯한 돌계단을 지나다 보면 커피 파는 집도, 방앗간도 지나게 된다. 부암동 산책로 가는 길이란 표지를 따라 가면 조선시대 별장터인 백사실터와 도롱뇽과 버들치가 사는 계곡도 만난다.
북촌의 한옥 마을 골목길
서울 한복판에 고풍스러운 한옥이 남아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 한옥 마을은 가회동과 삼청동에 밀집되어 있는데 가회동 31번지 일대에 가장 많은 이가 찾아간다. 한옥 마을은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 가면 더 운치가 있다. 대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들기도 한다.
성북동의 문화 거리
성북구 성북동을 고샅고샅 걸으면 시간이 멈춘 듯한 옛 풍경에 빠져든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성북1동사무소를 지나서 보이는 오른쪽의 골목길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걷다 보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한 최순우의 옛집이 보인다. 다시 큰길로 나와 선잠 단지를 끼고 오르면 조선 시대 별장 성락원이 나오는데, 가는 길목의 주택들 구경도 빠뜨리지 말자. 근처에는 유명한 사찰 길상사, 한용운 선생의 집인 심우장, 성북2동사무소 옆에는 수연산방이란 전통 찻집이 된 이태준 선생의 옛집 등이 있다.
서울의 몽마르트 낙산 공원의 하늘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가파른 언덕길을 20분쯤 걸어가면 낙산 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과 비슷한 높이로 가슴이 확 트이는 전망이 펼쳐진다. 왼쪽으로 서울 성곽을, 오른쪽으로는 다닥다닥 붙은 집들의 지붕을 내려다보면서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다. 낙산 공원을 지나 접어드는 내리막길에서는 소박한 동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낙산 프로젝트에 의해 그려진 벽화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내려 이대 동대문 병원을 지나 마로니에 공원 쪽으로 걸을 수도 있다.
영화 세트장 같은 청파동 거리
용산구 청파동은 각양각색의 집들을 모아놓은 살아 있는 박물관과도 같다. 일제 강점기의 주택부터 단층집과 도시형 한옥, 양옥, 다세대 주택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늘과 닿을 듯 가파르게 이어지는 미로 같은 골목은 낯선 이들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옛 친구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괜한 설렘을 느끼게 한다. 개발에 밀려 언젠가는 보지 못할 풍경들이라 더 아쉽다. 지하철 1호선 남영역이나 4호선 숙대입구역에서 가깝다.
서울의 명소 삼청동 골목길
삼청동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오밀조밀한 옛집들이 한적하게 자리 잡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교통 정체가 일어날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하지만 대로변을 벗어나면 아직 소박한 풍경들과 만나게 된다. 삼청동의 길은 다른 곳에 비해 갈림길이 많고 가파르게 꺾이는 게 특징.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만나는 대문 앞 화단의 작은 꽃들과 빨랫줄, 칠이 벗겨진 대문들…. 바라보면 미소 짓게 되는 풍경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