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해명을 반박합니다.
이 사람은 85세의 不起動 중환자입니다. 오랜 병상에서 그동안 tv를 통해 이 사람이 듣고 본
외래어, 특히 영어외래어는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이 사람을 비참하게 하였습니다.
참을 수 없어서 얼마 전 <궁노선생의 외래어진단> <우리 외래어 이래도 되겠습니까?> 라는
160여 페이쥐 책을 만들고 60부를 인쇄하여 정부 유관기관과 학계 언론사 등에 보냈습니다.
마침 국립국어원 원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회신을 받았기에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고자
합니다.
수신 홍지득 귀하
(경유)
제목 민원(1BA-2307-1081493) 처리결과 안내(외래어 표기 관련 제안)
1.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비서실에서 이첩된 민원 (신청번호 1BA-2307-1081493)에 대한
조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알려 드립니다.
2. 선생님께서는 현실 발음을 반영하여 외래어 표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미국식 영어를
반영한 표기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재 외래어 표기는 국제 음성 기호, 여러 나라말의 문자나 음소들을 한글과 체계적으로 대조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발음을 중심으로
외래어를 표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드신 'recipe'의 경우 선생님께서는 발음을 반영하여 '뤠에서삐'로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셨지만 관점에 따라서 '레씨피'나 '레써피'로 발음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영어의 권설음 [r]과
국어의 유음 [ㄹ]이 같지 않은 점, 영어의 무강세 음절 [p]가 국어의 [ㅃ]과 같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뤠에서삐'마저 영어 원음을 표기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기준이 필요하며 '외래어
표기법'이 바로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발음을 중심으로 하나, 인명, 지명 표기에 있어 이미 통용되고 있는 일부
표기에 대해서는 관용을 따라 표기하도록 제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또한 다양한 외국어에서 쓰이는 음운과 우리말 음운 체계가 동일하지 않은 까닭에 <우리말 체계
내에 없는 발음까지 구분하여 표기에 반영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f/p, v/b, r/l'은 영어에서는
구분하여 쓰고 있지만 우리말에서는 구분하지 않습니다. 외국어의 음운을 우리말에 반영하여
이를 드러내고자 한다면 한국어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외래어 표기를 위해 자모를 추가하거나 수정하는 등 개정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며, 국민으로 하여금 큰 부담을 안겨 줌과 동시에 자국어, 자국 문자의 존재
양태에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받침에 'ㄷ'을 쓸 수 있다고도 하셨습니다만, 외래어 표기법 제3항에서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만약 라켓(racket)을 '라켓'이라 하지 않고 '라켇'으로 쓸 경우 현실과 다르게 '라켇이'[라케디],
'라켇을'[라케들]로 발음하게 되어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강세를 반영하여 동일한 알파벳이라도 표기를 달리하 고 장음 역시 표기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하셨으나,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강세와 장음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만약 강세와 장음을
표시하게 되더라도 이들을 표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표시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 표시할 부호나 글자는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다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비록 어문규범에서는 강세나 장음 등 운소에 대한 표기를 다루지 않지만 선생님께서 건의해 주신
내용이 깊은 고심 끝에 나온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제안을 채택하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외래어 표기에 관심을 갖고 정성스럽게 제안해 주신 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립국어원장
(위 글에서 밑줄과 굵은 글씨는 이 사람이 주목하는 부분의 표시입니다.)
먼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신 대통령비서실에 감사를 드립니다.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스스로의 권위를 권력으로 치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 왔습니다만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은 국가의 주인이라는 점도 같이 인지해주신 우리 원장님의 회신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이 사람으로서는 위 글이 국가기관의 국어학자들 특히 외래어전문가들의 공식견해
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밝혀두고 싶은 것은 이 사람은 영문학이나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내외는 자기와 관계되는 분야의 영문원서는 읽고 번역할 정도의
수준은 되었으나 직접 원어민과 대화를 나눌 기회는 거의 없었던 아주 평범한 한국인입니다.
70이 가까워 오자 의사인 두 아들은 부모의 수 십 년 경력의 주말등산이 암벽등반으로 계속
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극구 반대하였으므로 자연스럽게 해외배낭여행을 구상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우리 부부 정도의 영어독해자라면 회화는 쉽겠거니 했더니 천만의 말씀이더군요.
막상 기초인 영어발음 앞에서 절벽을 느꼈습니다. 그때 비로소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차이를
실감하게 되었지요.
그러므로 기왕이면 미국발음을 익히겠다며 우리나라에 있는 미국발음관계서적을 있는 대로 구해
읽었습니다. 심지어 국회도서관에 있는 석 박사논문 중에 미국발음과 관계되는 부분까지 살펴볼
정도로 열심이었으나 이 사람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마땅한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스스로 배워 정리하기로 하고 음운학서적까지 보면서 정리를 시작했던 것이 이 사람 拙著
<우리 외래어 이래도 좋겠습니까?>의 草案이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한글이 얼마나 뛰어난 문자인가는 자세히 알게 되었습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영어외래어가 우리 語文生活에 큰 혼란을 주고 있는 이유부터 먼저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우리 국민의 영어교육 수준부터 살펴보죠.
이제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최소한 6년간은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만큼 진학률이 높은 데다 또 지금은 유치원서부터 원어민수업을 할 정도이니 가히 <영어열풍>
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돕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영어와 근본이 다른> <영어외래어>를 다시 익혀 써야 하는
기묘한 어문생활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에서 누가 <right>과 <light>은 발음이 똑 같다고 가르칩니까?
그런데 원장께서는 ' f/p, v/b, r/l 은 영어에서는 구분하여 쓰고 있지만 우리말에서는 구분하지
않습니다.'라고 단정하셨으며 또 덧붙여 '외국어의 음운을 우리말에 반영하여 이를 드러내고자
한다면 한국어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변 하십니다.
그러나 <right>과 <light>뿐 아니라 <fine>과 <pine>, <very>와 <bury>가 같은 발음이라고
하면 요즘은 영어를 배운 유치원 아이들도 웃을 겁니다.
그런데 원장께서는 우리 외래어는 <발음을 중심으로 표기한다.>면서도 <이들을 모두 똑같이 발음
해야만> <한국어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살릴 수 있다>고 하시니 그 말씀은 이 사람에게 하나의
괴변으로 밖에 달리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말은 왜 [롸잍]과 [라읻], [화인]과 [파인], [붸리]와 [베뤼]가 안 되나요?
차마 말하기도 쑥스럽고 듣기에도 민망하시겠지만 누가 보아도 원장님 주장은 적극적인 일본어
흉내를 숨기려는 외래어 전문가들의 내숭처럼 들립니다.
日語는 이들을 도저히 구별할 수가 없지요. 일본말에는 이들을 구별할 음소가 아예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 한글은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모두 치하해 마지않는, 음운표기가 뛰어난 표음문자
아닙니까?
日語는 청음 탁음 합해야 겨우 100여개인 완성형 음절문자지만 우리 한글은 자음 모음이 따로
있는 조립식음절이므로 비록 24개 자모지만 이론적으로는 최대 3000개가 넘는 음절발음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본문자는 받침(終聲)이 딱 하나 [ん]만 있지요. 그리고 그 발음도 경우에 따라
[ㄴ,ㅁ,ㅇ] 세 가지로 바꾸어 발음합니다. 그래서 [각]은 [가꾸], [독]은 [도꾸], [날]은 [나루],
[싸읻]은 [사이또], [센비]는 [셈비]라고 발음하죠.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 한글이 가지고 있는 탁월한 음운표기능력은 외면하고 옹색하기 짝이 없는
日語 흉내에만 급급하고 있습니까?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의 절대적 기준>이라는 귀원의 외래어표준규정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한동안 사고의 기능이 정지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 사람은 日語를 몰입단계까진
아니지만 초입단계는 거친 터라 우리 외래어표기기준을 보자 소름이 돋았던 거지요.
귀 원의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 표1>을 보면 국제음성기호(IPA) < p, b, t, d, k, s, z, ts, dz, r, h>
는 <종성(끝자음) 받침일 경우 모두 [으]를 붙여 발음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근거는 전혀
밝히지 않았더군요.
귀원의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을 이해하기 쉽게 재편해 보겠습니다.
ㄱ | ㄴ | ㄷ | ㄹ | ㅁ | ㅂ | ㅅ | ㅇ | ㅈ | ㅊ | ㅋ | ㅌ | ㅍ | ㅎ |
g | n | d | l,r | m | b | s | ɧ | z,ʤ | ʧ | k | t | p | h |
그 | ㄴ | 드 | ㄹ,르 | ㅁ | 브 | 스 | ㅇ | 즈 | 치,츠 | ㅋ,크 | ㅅ,트 | ㅂ,프 | 흐 |
첫 줄은 한글자음, 두 번째 줄은 한글자음에 대응하는 영어발음, 끝줄은 그 영어발음에 대응하는
우리말 음절 끝 자음 즉 <받침의 규정표기>입니다.
즉 우리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은 외래어를 만들 때 비음(콧소리) [ㄴ,ㅁ,ㅇ] 을 제외한 모든
語末자음에는 [으]를 붙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규정은 영어를 기준한 것이겠습니까? 영어에는 [으]발음이 없으니 부끄럽게도
일본어를 존중해서 만든 규정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습니다.
日語는 대체로 음절의 받침이 없는 언어지만 유일하게 [ん]만을 받침으로 인정 하고 있죠.
그리고 그 [ん]도 경우에 따라 [ㄴ,ㅁ,ㅇ]으로 나누어 발음하니 결국 일본어 받침발음은
[ㄴ,ㅁ,ㅇ] 세 개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은 우리 외래어가 [ㄴ,ㅁ,ㅇ] 3개 받침 외 에 다른 받침은
쓸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이것을 일본어기준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젭니다. 우리말은 14 子音 모두와 複子音 重子音까지 받침으로 쓰고
있으니 우리말처럼 받침이 화려한 언어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닌 우리말>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우리 외래어 받침은 일어처럼
[ㄴ,ㅁ,ㅇ] 세 개만 써야 한다?
이것은 결국 <日語가 우리말의 根本>이라는 宣言 아닌가요? 또 이것은 이 기회에 <훈민정음의
우리말 音價규정을 송두리째 바꾸자>는 의도로도 읽힙니다.
훈민정음은 우리말 子音의 音價규정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ㄱ]은 <기역>, [ㄴ]은 <니은>, [ㄷ]은 <디읃>.....
이 말은 [ㄱ]은 초성(初聲, 모음 앞의 첫 자음)일 때는 <기>의 [ㄱ]으로 발음 하고 종성(終聲,
음절의 끝 자음 받침)은 <역>의 [ㄱ]으로 발음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은 우리 외래어 자음받침을 어떻게 표기하라는 겁니까?
[ㄱ]<기역>은 <기여그>, [ㄴ]은 <니은>, [ㄷ]<디읃>은 <디으드> 여야 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더 계속해 보면
[ㄹ]은 <리을>이나 <리으르>, [ㅁ]은 <미음>, [ㅂ]은 <비으브>, [ㅅ]은 <시으스> , [ㅇ]은
<이응>, [ㅈ]은 <지으즈>, [ㅊ]은 <치으츠>나 <치으치>, [ㅋ]은 <키읔> 이나 <키으크>,
[ㅌ]은 <티읕>이나 <티으트>, [ㅍ]은 <피읖>이나 [피으프], [ㅎ]은 [히으흐].
이것은 한글 자음의 음가규정을 모두 일어 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것 아닙니까?
이 말은 <한글 뿌리가 日語라는 선언>이니 國恥에 해당하는 妄言입니다.
사안이 이러한데도 원장께서는 “현재 외래어 표기는 국제음성기호, 여러 나라말의 문자나 음소
들을 한글과 체계적으로 대조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기하는 겻이 원칙”이라고 주장하셨지요.
그렇다면 귀원이 정한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은 원장님 주장과 온전하게 합치한다고 보십니까?
영어는 Alphabet이 발음의 근거는 되지만 Alphabet spelling 자체가 바로 발음이 되지 않는
특이한 언어입니다. 그래서 영어사전은 우리말사전과는 달리 <단어의 뜻보다 먼저>
<발음기호부터 표기>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외래어는 영어사전의 발음기호를 제대로 보는지조차 분명치 않습니다.
<recipe>의 국제음성기호(IPA)는 분명히 ['resəpi]인데 왜 우리말 표기는 [레시피]입니까?
이것은 영어사전의 국제음성기호를 기준한 우리말 외래어가 아니라 [어]발음이 없는 일어표기
[레시피]를 그대로 베낀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유형의 우리 외래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으므로 문제입니다.
요즘 많이들 쓰는 <activity>도 보죠. 분명히 이 발음기호는 [æk'tivəti]입니다. 이 경우 영국발음
은 [액티이붜티]이고 미국발음은 [액티이붜리]죠. 미국발음 [t]는 강 약음이 따로 있어서
[ㅌ→ㄷ→ㄹ]로 약화가 이뤄지니까요. 이 사람은 拙著에서 영어 [b]를 두 입술 [ㅂ], [v]는
아랫입술 [ㅇ]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아랫입술을 살짝 물고 [아]를 발음하면 [va]소리가 제대로
나니까요. 이렇게 가르치면 [b]와 [v]는 같은 발음이라고 할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외래어 [액티비티]는 영어사전의 <국제음성기호> [æk'tivəti]가 분명히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것이 <국제음성기호와 여러 나라말의 문자나 음소들을 한글과 체계적으로 대조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기>한 올바른 외래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영어는 多音節의 경우 강세가 없는 음절의 모음은 대부분 [ə]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사전도 분명히 그렇게 표기하고 있죠. 그런데 우리 외래어는 왜 [액티이붜리](미국발음)나
[액티이붜티](영국발음)가 아닌 [액티비티] 일까요?
우리말 [어]는 <우리말 체계 내에 없는 발음>이라는 의미인가요?
우리말에는 분명히 [어]발음이 있으므로 원장님 주장은 면피용 둔사(遁辭) 일 뿐입니다.
이제는 영어와 우리말의 본질적 차이를 살펴보죠. 음운학적으로 정의한다면 우리말은 <음절어>,
영어는 <강세어>, 중국어는 <성조어>로 구분됩니다. 즉 우리말은 音節위주로 발음하고
영어는 强勢, 중국어는 聲調위주로 발음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영어발음기호에 보이는 ['] (accent) 표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Accent이 곧 영어발음의 根本要素이기 때문이죠.
즉 <recipe>의 강세는 첫음절에 있으므로 첫음절에 강세를 줘야 제 발음이 되고 제 뜻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뤠에서삐]가 원음에 가장 근접한 발음인 거죠.
왜 [re]가 [뤠] 냐는 문제는 영어 [r]은 자신의 발음에 [우]나 [오]같은 반모음을 동반하고 있는
탓이죠. 물론 더 설명해야할 부분이 남아있긴 합니다. 즉 <pe>는 왜 [피] 가 아닌 [삐] 가 되느냐?
이 문제는 설명이 길어지니 이 글에서는 생략하기로 하죠. 꼭 필요하다면 제 책을 참고하십시오.
모든 언어는 음소(자음 모음) 위주가 아닌 음절 위주 발음입니다. 그래서 한음절단어도 있고 여러
음절 단어도 있기 마련인데 영어 역시 마찬가집니다.
영어 한음절 단어는 그 자체가 강세음절이 되기도 하지만 약세인 한음절 단어도 있습죠.
<to>나 <of>같은 기능어들.
하지만 영어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는 반드시 강세음절이 따로 있습니다.
또 더 긴 음절일 경우는 제1강세 제2강세가 있기도 하죠. 그러므로 多音節 단어를 강세 없이
발음한다는 것은 영어의 본질을 아예 무시한 막무가내기식 억지입니다. 또 강세가 바뀌면 발음도
바뀌고 뜻도 달라지는 것은 영어의 고유특성입니다.
예컨대 뜻이 <戰略>인 <strategy> [str'ætəʤi]는 미국발음이 [스추레애러쥐]이고 영국발음은
[스추뤠에터쥐] 입니다. 미국발음의 경우 중요 자음에는 강음과 약음이 따로 있으므로 [tə]가
약음절인 탓에 [러]로 발음되지만 [t]의 강약음이 따로 없는 영국발음은 [t]발음을 모두 제대로
하죠. 그러나 <strategy> 의 형용사 <strategic><戰略的>의 발음을 들어보면 영어발음의 묘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발음은 [strə'tiʤik] [스추러티이쥑] 이 되니까 강세가 이동하면
발음도 뜻도 바뀌는 영어의 특성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영어의 우리말 표기는 왜 우리말은 쓰지 않는 長音을 꼭 써야 하느냐 일
것입니다.
그러나 강세어 영어는 강세음절에 힘을 주니까 자연스럽게 長音이 된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음절어인 우리말도 <아버지>를 감정을 섞어 [아아버지] [아버어지] [아버지이]라고 부를 수
있고 이 호칭들은 모두 다른 느낌으로 전달되지요.
그러므로 강세가 기본축인 영어는 강세가 그 단어의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중요
요소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음절어인 우리말도 실제로 표기하진 않지만 감정이나 뜻에 따라 장음이 나타나고 있죠.
말(馬) 마알(言語), 골(骨) 고올(谷), 눈(雪) 누운(臥)은 분명히 장단음의 뜻이 다르지만
우리말 표기는 모두 한 음절 같은 글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세어인 영어는 두 음절 이상의 단어는 반드시 강세음절을 발음해야 합니다. 이것은
영어발음의 변할 수 없는 <根本>이자 <鐵則> 입니다.
영어는 특히 강세가 이동하면 발음체계도 달라지고 단어의 내용마저 달라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예컨대 우리말 <레시피>는 “야, 이것이 그 <레시이피>야?”도 가능하고 “이게 바로 그
<레시피이>?” 또 “이것이 <래에시피>야?”가 모두 통하지만
영어에서는 이런 <우리말식 발음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어는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익혀야 합니다.
그러나 현행 우리 영어외래어를 보면 우리가 영어를 왜 배우는지 그 목적이 애매해집니다.
현행 우리 외래어는 외국어를 유식한 척 뽐내기 위해 배운다는 의미가 더 두드러져 보이니까요.
물론 이에 대한 반격도 만만치 않겠지요.
첫째는 “외래어는 우리말인데 우리 편한 대로 쓰면 되지 꼭 외국어 비슷하게 써야 하느냐?”
둘째는 “일본은 <McDonald>를 [마구도나루도]라고 정해도 불평하는 본토인은 하나도 없는데
왜 반도인은 이렇게 매사에 시비냐?”
첫 번째 반문에는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배제된 허물이 있습니다. 영어는 왜 배웁니까?
영어를 배우는 것은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하기 위한 것이지 남 앞에서 유식한 척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또 영어외래어는 영어가 기준이지 우리말이 기준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애써서 몇 년을 배운 영어를 우리말로 사용할 때는 국가가 정한 이상한 말을 다시 익혀야
한다니 이것은 어문생활의 혼란을 조장하는 정책오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반격은 참으로 부끄러운 捏造입니다. McDonald의 발음기호는 분명히 [mək'dɑ:nəld]고
우리는 원음 [먹다아널드]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실제로는 [너]받침으로 복자음 [ㅪ]을 쓰면
더 완벽하죠. <핥다>의 [핥]처럼.
그러나 日語는 [어] 발음이 없고 받침이 없어서 [먹]을 표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구]로
표기했고 [다아]는 영어 스펠링이 <do>니까 자기들 음률에 맞춰 [도], [널드]는 [어]발음이
없는데다 받침발음이 한정되어 있으니 [나루도] 가 부득이 하죠.
그래서 [마구도나루도]가 되었지만 사실상 이것은 <일본어의 음운 한계 내>에서 그들 나름
<최선을 다 한 표기>입니다.
그러므로 [마구도나루도]가 될 수밖에 없는 일본어의 한계를 일본인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탓이지 국가시책을 잘 따르는 국민성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리 한글의 음운표기가 가능한, 최선의 외래어를 만들면 안 됩니까?>
한글을 안 쓰던 구한말의 우리 영어표기에서도 [r]과 [l]의 차이, <강세>의 표기는 뚜렷하게
달랐던 것을 相考할 필요가 있습니다.
<Russia>는 <俄羅斯>, <LosAngels>는 <羅城>이라 하고 <America>를 <美國>이라 한 것은
한문만 쓰던 옛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이지 않습니까?
영어를 처음 대했던 한문세대도 <R>과 <L>발음은 분명히 구별했던 것입니다.
당시에도 <R>발음은 맨 앞에 반모음 [우]나 [오]가 동반되고 있는 것을 구분했을 뿐 아니라
또 <America> [ə'merikə]도 약음절인 [어]는 무시하고 강세음절인 [me]를 주목하여 <미국>
이라는 우리말을 만들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귀원이 제정한 <외래어표기 5대근본원칙>은 너무 해괴합니다.
1.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2.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
3.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
4.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5.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도대체 이 외래어 표기규정은 누가 무엇을 목표로 만든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국어의 현용 24자모만 쓴다면 [와] [왜] [위] 같은 복모음은 쓸 수 없고 [ㄲ]이나 [ㅃ]같은
중자음도 쓸 수 없으며 [ㄾ]<핥> [ㄵ]<앉아>같은 복자음도 쓸 수 없다는 것 아닙니까?
실제로 이 규칙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습니까?
<외래어는 우리말>이라면서도 우리 외래어는 <지금도 우리가 열심히 쓰고 있는 복모음 중자음
복자음은 모두 쓸 수 없다>니 해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받침으로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 쓰라는 것도 무리한 요구입니다.
우리말은 받침으로 14 자음 모두를 다 쓰고 중자음 복자음까지 쓰는데 물론 영어는 우리말
자음받침이 모두 있지 않으니 다 쓸 필요가 없겠죠.
그렇지만 [ㄷ]마저 뺀 것은 아무래도 억지 입니다. <God>이나 <racket>이 [갓]이나 [라켓]이
래야 <우리말답다>는 주장은 도무지 앞뒤가 맡지 않은 自家撞着이지요.
[갓]이나 [라켓]이 언제부터 우리말이었습니까?
이것은 일어 [ゴツツド] [ラケツト]의 [ツ]를 기준한 표기가 분명합니다.
이들은 영어를 배우면서 외래어가 되었지 원래 우리말이 아닙니다. 우리말 사전도 <lamp>를
[남포]라고 하는 것이 우리 외래어의 기준처럼 말하고 있지만 [남포]는 왜정 때 일어를 기준으로
만든 우리말일 뿐 요즘은 대부분이 [램프]라고 말하지요. 이제는 우리도 영어를 제대로 배운
탓입니다.
그래서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는 <외래어표기금본원칙>도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곧으니>를 [고스니]라고 말합니까? 육지라는 <뭍>도 <야, 빨리 뭍으로 올라와.> 라고
말하지 <뭇으로 올라와.>라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영어는 왜 [d]나 [t]받침발음이 [ㅅ]이 되어야 우리말답다고 우깁니까?
<외국어를 우리말로 만들어 우리말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이 우리외래어>라는 주장을 보면서
이 사람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과 <옛 양반모자>가 모두 똑같이 [갓] 이어야
<우리말이 그만큼 풍성해 집니까?.
요즘 영어를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racket을 꽉 쥐어.>를 [롸케들 꽉 쥐어.]라고 읽지 [라케슬
꽉 쥐어.]라고 읽지 않습니다. 또 [This racket is mine.] 을 [디스 라케시즈 마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구요.
그런데 귀원은 음운학적 근거가 없는 [라케슬]을 옳은 표기라고 강요하니 딱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는 배운 영어를 실용하기 위해 왜 같은 말을 두 가지로 익혀야 합니까?
물론 그 대꾸도 잘 압니다. “선진국인 일본은 그렇게 해도 불평하는 국민은 하나도 없다.”겠지요.
다시 강조하지만 日語는 음운표현이 극히 제한된 언어이기 때문에 先進言語일 수가 없습니다.
또 일본은 5천년 역사에서 언제부터 우리보다 선진국이었습니까?
<을사늑약>이전에는 일본이 우리보다 선진국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두 나라 문자는 그 음운
한계가 뚜렷이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優와 劣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우리 한글은 음운표현이 매우 화려하고 풍부한 표음문자인데 우리 외래어는 왜 우리글
우리말의 우수한 기능은 무시하고 옹색하기 짝이 없는 日語 흉내를 내느라 억지를 쓰는지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
요즘에는 일어식 외에도 영국발음 미국발음을 마구 섞어 쓰고 있으니 더욱 한심했습니다.
미국발음과 영국발음의 차이도 결코 간단한 차이가 아니지요.
이 사람의 책 분량이 커진 것도 뿌리가 같은 두 언어의 발음차이를 상세히 설명한 탓이었습니다.
우리가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를 익혀야 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현행 영어교과서는 분명히
미국영어위주로 편성되어있기 때문이죠. 또 미국이야 말로 우리의 진정한 우방 아닙니까?
유학이나 이민, 무역 등 다방면의 교류, 또 주한 외국인의 수에서도 영국보다는 월등히 우월한
나라가 미국입니다. 게다가 625동란 때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는 공산치하를 면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영국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영국은 625참전국 16개국 중의 하나라는 사실 외에
특별한 인연이 없는 데다 또 오늘 날 영국의 국력은 미국에 비할 바가 못 되죠.
그런데도 우리가 영국영어를 고집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일본은 개화당시 영국을 미국보다 선진국으로 본 탓에 전통적으로 영국영어 위주로 영어를
배워 왔지만 우리는 광복 이후 미국으로부터 영어를 배웠습니다.
우리는 흔히 <비슷하면 같지.>라는 상투적 속단에 빠지기 쉽지만 언어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는 발음도 상당부분이 다를 뿐 아니라 사용하는 용어도 서로 다른 것이
많습니다.
우리말도 [말] [멀] [몰] [물] [밀]이 비슷해도 모두 다른 말이듯 특히 강세어 영어는 철자와
발음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busy>['bizi], <bury>['beri], <bus>[bəs], <buy>[bai]의 <u> 발음들을 비교해 보세요.
영어는 같은 spelling 도 이렇게 여러 가지로 발음이 바뀌는데 우리말에서는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까?
<현재 외래어 표기는 국제 음성 기호, 여러 나라말의 문자나 음소들을 한글과 체계적으로
대조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 이라는 원장님의 주장은 대외적인 명분일 수는
있지만 현행 우리 외래어에 대입해 보면 이 주장은 <애매모호> 또는 <과장의 극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일어식 외래어와 미국발음 영국발음을 태연히 혼용하는 우리 외래어의 현실을 보면서
이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를 통제하고 있는 우리말 전문가들의 업무자세를 생각하게 됩니다.
왜 우리 전문가들은 일단 직위를 확보하면 더 이상 공부는 하지 않고 권위만 앞세웁니까?
非專攻인 이 사람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더니 우리 어문생활의 현실이 눈에 선명히 드러나
보이던데 왜 전공 전문가의 눈에는 광복 직후의 증구난방 혼란스럽던 영어발음만 보이는지
참담한 생각이 듭니다.
영어를 우리 외래어로 만드는 분들이 자기들 작업의 전문분야인 영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영어와 우리말은 본질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 그 근본을
알아야 그 외래어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닙니까?
Alphabet만 알아서는 영어를 다 안다고 할 수가 없지요.
원어민이 아닌 경우는 귀동냥이나 눈동냥으로 영어를 아는 척 해서는 안 되고 특히 외래어를
만들려고 하면 영어음운학의 도움 없으면 어렵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영어를 평생 쓸 필요가 없는 우리말 전문가에게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외래어가 자신들이
만든 창의적인 우리말이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영어를 제대로 배운 국민들에게는
2중의 고통이고 또 지금 영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God>과 <got>이 똑같이 [갓]이라니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실제로 이 단어는 원어민들이 매우 자주 쓰는 말이고 그 발음도 [가앋]과 [갇]으로 분명히
나뉘어 있죠. 그 음운학적 이유는 제 책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짧지 않은 이 반론이 원장님께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매우 궁금합니다.
부디 이 논쟁은 중단되지 않기를 바라며 보다 상세한 원장님의 반론을 기다리겠습니다.
외래어 문제는 국립국어원과 홍지득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과제이므로 이 기회에
우리 국민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론을 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장님의 하회를 기다립니다.
2023. 8. 29. 전북 순창군 弓老 홍지득
이 글은 이 사람이 객지 큰 병원에 입원 중이라 송달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또 이 사람은 이 사람의 책을 받아보신 분들에게도 모두 이 글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십사 하는 뜻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