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족도리풀
♧ 4월 14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블랙데이
♧ 4월 14일. 한국의 탄생화
* 슬픈 전설을 간직한 개화기의 족도리풀 : 쥐방울덩굴과 족도리풀속 9종
* 대표탄생화 : 족도리풀
* 주요탄생화 : 개족도리풀
※ 4월 14일 세계의 탄생화
흰나팔꽃 (Morning-Glory) → 9월 8일 한국의 탄생화
슬픈 전설을 간직한 족도리풀에서 생각해보는 부모와 자녀의 역할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때 초코릿을 못 받은 남성과, 3월 17일 화이트데이 때 사탕을 못 받은 여성이 오늘 우울하게 자장면을 먹는 날이라 오늘을 솔로들을 위한 블랙데이라고 한다지요? 이렇게 매월 14일은 무슨 날을 하나씩 만들었나봅니다. 5월 14일은 로즈데이입니다. 물론 그 날 한국의 탄생화는 장미입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쥐방울덩굴과 족도리풀속]의 [족도리풀]입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음지를 좋아합니다. 꽃의 모양이 우리의 전통 혼례때에 새 색시가 머리에 쓰던 족두리를 닮아 족두리풀이 변해서 [족도리풀]이 되었답니다. 보통의 꽃들은 벌들에게 잘 보이려고 잎보다 꽃이 위쪽에 있고 향기로운 향기와 화려한 색과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족도리풀의 꽃은 싹이 틀 때 잎 사이의 꽃대에서 한송이씩 나오는데 잎이 커지면서 꽃이 잘보이지도 않는 특이한 아이랍니다. 땅으로부터 길게 올라온 잎에 비해 꽃대는 거의 땅과 붙어있고 꽃색깔도 고동색이라 땅의 색과 나무의 색과 비슷해 족도리풀을 알지 못하면 보고도 꽃인줄 모를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몇 해 전 동네 뒷동산인 수리산에서 이 풀을 처음보고 잎의 신기한 모습에 끌려 사진을 찍었는데 함께 피어있었던 꽃은 나중에 사진을 보고서야 알았답니다. 꽃이 있는지도 몰랐었지요. 블랙데이에 어울리는 꽃 맞지요?
더군다나 음지를 좋아해서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꽃이 족도리풀입니다. 꽃 보다는 오히려 독특하고 화사하게 생긴 잎이 더 아름다운 풀입니다. 잎의 모양과 느낌이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 한 새색시의 청초한 수줍음을 표현하고 있답니다.
이름이 비슷한 족두리꽃과 헷갈리시는 분이 있는 데 족두리꽃은 풍접초라하여 늦여름과 가을에 피는 화려한 꽃으로 오늘 소개하는 [족도리풀]과는 전혀 다른 꽃이랍니다.
우리나라의 [족도리풀속]에는 9종의 야생 족도리풀이 있는데 [각시족도리풀]과 금오산에서 발견된 [금오족도리풀]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특산식물이고 희귀식물입니다. [개족도리풀]도 한국특산식물이기는 하지만 개체수가 많아 희귀식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족도리풀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집니다. 옛날 아버지를 일찍 여읜 모녀가 있었는 데 생활고에 시달려 딸을 궁녀로 보냈답니다. 그런데 그 딸이 중국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 황제에게 바치는 조공으로 특산물 뿐만 아니라 노비와 궁녀도 바치는 경우가 많았지요. 딸을 중국으로 보낸 어머니는 딸을 그리워하며 매일 뒷동산에 올라 오지 않는 딸을 기다리고, 딸은 딸대로 중국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 세상을 등지게 되었답니다. 어머니마저 죽게 되자 어머니가 딸을 기다리던 그 동산에 봄마다 족도리풀이 피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족도리풀의 꽃말은 [모녀의 정]이 되었습니다.
모녀지간의 슬픈 전설을 생각하며 현대의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떤 관계이어야 할까생각해봅니다. 자녀를 위해 자신의 생활은 거의 포기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자식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희생한다. 자식을 위해 산다]
는 말은 저의 부모 세대가 저희에게 주로 하던 말이었지요. 지금은 이런 말 보다는 [자녀와 서로 함께 산다]는 마인드로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인간의 관계를 상하 관계로 규정하였습니다. 평등의 관계는 몇 안되는 친구가 전부였지요. 심지어 부부의 관계도 상하종속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인간관계는 역할의 관계]로 바뀝니다. 권력의 마인드가 바뀌는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권력의 숨은 뜻은 '보통 사람은 못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신분증이 없어도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것이 권력이었고, 입사 청탁을 하면 이미 합격한 사람을 떨어뜨리고 자격도 안되는 사람을 입사시키는 것이 권력이었고, 입시가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 자식은 너끈히 부정 입학 시키고 군대도 면제받게 하는 것이 권력이었으며, 남을 한껏 무시하고 갑질을 하고도 으시대며, 잘못은 자기가 하고도 오히려 상대를 무릎 꿇리고 사과를 받고 용서를 해주며 거들먹 거릴 수 있는 것이 권력이었습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였지요. 심한 경우 부인도 딸도 마음대로 두들겨 패고 노름판의 판돈으로 팔 수 있었던 것이 예전 가장의 권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접해야 할 미래의 세상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상하의 권력관계가 아니라, 역할 관계로 바뀌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리 바뀌지 않으면 안됩니다. 대통령이 청소부아저씨보다 더 높은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역할이 다른 사회, 높이가 아니라 넓이로 권한의 크기가 주어지는 사회, 저는 그것을 권력중심사회에서 역할분담사회로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혁명과 함께 정신혁명도 함께 이루어져야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도 그 권력 관계는 변해갑니다. 부부의 관계는 이미 많이 변했고 부모와 자녀의 역할 관계도 변화할 것입니다.
족도리풀에게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봄이 하루 하루 달라지듯이 세상도 그렇게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습니다.
♧ ME부부 꽃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