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는 말에 전생의 인연이란 말이 있어요.불교의 윤회에 나오는 전생, 현생, 내생의 삼생(三生)가운데 먼저 태어나 인연맺고 살던 곳과 사람들을 말해요.삼계육도(三界六道)에서 인간도를 제외한 여러 태어남의 길을 돌다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현생에서 알고 잇는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하기 위해 전생의 인연이란 말로 상대를 얽어매려는 남자들의 트릿하고 음흉한 의도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이 말이기도 해요.법구경(法句經)에 이르기를 그대의 전생을 알기 위해서는 그대가 현재 사는 형태를 보면 될것이고 그대의 후생을 알기 위해서는 오늘의 그대의 모습을 보면 알것이란 말이 있듯이 전생, 현생, 후생이 따로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한묶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시간의 형태이에요.그래서 전생의 인연이 어쩌구 하는 남자의 이야기에는 거짓이 들어있어요.바람둥이들의 수첩에 가장 많이 올라있는 말이기도 해요.
전생의 인연 가운데는 남녀관계의 혼사에 대한 것들이 많이 잇는데 그 가운데의 하나가 월하빙인(月下氷人)에 얽힌 이야기에요.
《태평광기(太平廣記)》 <정혼점(定婚店)>에 보면, 당(唐)나라의 위고(韋固)라는 사람이 여행 중에 달빛 아래서 독서하고 있는 노인을 만나, 자루 속에 든 빨간 노끈의 내력을 묻자, 노인은 본시 천상(天上)에서 남녀의 혼사문제를 맡아보는데 그 노끈은 남녀의 인연을 맺는 노끈이라 했어요. 그리고 위고의 혼인은 14년 후에나 이루어진다고 예언하여 사실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해요. 태평광기에는 여러가지 인연에 얽힌 이야기와 귀신과 연애를 하는 이야기등이 실려있어요.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 태평광기 언해(諺解)에요.저는 이 언해돤 책을 갖고 공부했어요.언자는 상스런 말이라하여 선비들은 쓰지 않았어요. 옛날에는 한글을 언문이라고 했어요.급수가 낮은 아녀자들이나 쓰는 글자라고요.
또, 《진서(晉書)》 <예술전(藝術傳)>에 보면, 진나라 때 영고책(令孤策)이라는 사람이 얼음 위에서, 얼음 밑에 있는 사람과 장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은 꿈을 꾸어 이상히 생각한 그는 색담(索紞)이라는 유명한 점장이에게 해몽을 청하자 색담은 영고책이 3, 4월 봄이 되면 남녀의 결혼중매를 하게 될 것이라 풀이하였어요. 과연 고을 태수(太守)의 아들과 장씨(張氏) 딸의 중매를 섰다고 해요.
이 두 이야기의 ‘월하노(月下老)’와 ‘빙상인(氷上人)’을 합쳐 중매장이를 ‘월하빙인(月下氷人)’이라 말하게 되었어요.
우라나라의 경우 매월당 김시습이 쓴 금오신화(金鰲新話)에 만복사 저포기란 이야기가 나와요.양생이란 주인공이 만복사라는 절에 찾아가 부처와 저포(나무로 만든 윷)놀이를 하다가 이겨서 전생때부터 알게됐다는 여자와 연애를 하는데 사실을 이것이 귀신이었다는 이야기에요.
또 삼국유사에 보면 조신(調信) 설화가 있어요.조신이란 중이 불당에서 평소 짝사랑하던 태수의 딸을 그리워하다가 꿈에 그 여자가 나타나서 함께 도망하면서 겪은 인생의 덧없음을 쓴 거에요.여기도 전생이 나와요.
전생이란 생각하기에 따라서 있기도하고 없기도 해요.좋은 마음으로 살다보면 전생의 좋은 인연을 다시 만나는 것이고 나쁜 마음을 갖고 살면서 여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전생을 들추면 악업(惡業)이 나오는 거에요.그 악업은 후생에까지 연결이 되니 현생에서 좋은 맘, 좋은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세요.
첫댓글 우리 혹시 전생 어느 길목에서 만난 적 있던가요?